관세음보살 육향육서(六向六誓)
[혜총스님에게 듣는 서원이야기]
六向六誓(육향육서)
我若向刀山(아약향도산)
刀山自催折(도산자최절)
我若向火湯(아약향화탕)
火湯自消滅(화탕자소멸)
我若向地獄(아약향지옥)
地獄自枯渴(지옥자고갈)
我若向餓鬼(아약향아귀)
餓鬼自飽滿(아귀자포만)
我若向修羅(아약향수라)
惡心自調伏(악심자조복)
我若向畜生(아약향축생)
自得大智慧(자득대지혜)
<천수경>에 보면
관세음보살께서 맹세한 육향육서(六向六誓)가 있다.
관세음보살께서 향하신 세상은 풍족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다.
시퍼런 칼날이 빽빽하게 솟아 있는 칼산,
불덩이가 활활 타는 지옥,
온갖 고통으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옥,
그리고 아귀, 아수라, 축생의 세계이다.
관세음보살님께서는 왜 좋은 곳을 마다하고
굳이 고통과 근심이 가득한 세상을 택하셨을까?
바로 우리 중생을 향한 끝없는 연민심과 자비심 때문이다.
내가 칼산지옥을 향해 나아가면 칼산지옥이 저절로 소멸되며
내가 화탕지옥을 향해 나아가면 화탕지옥이 저절로 소멸되며
내가 지옥을 향해 가면 지옥이 저절로 말라 없어지며
관세음보살님과 하나 된 기도자는 칼산을 딛는 아픔보다
더 쓰라린 험난한 인생의 험한 길을 가더라도,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주로 장엄한 나의 앞에서는
모든 역경(逆境)이 저절로 무너져 버린다고 확신이 서야 한다.
남을 미워하거나 남의 마음을 칼날로 콕콕 찔러 아프게 하거나,
성낼 때 나오는 악한 마음의 기운이 허공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다시 나를 찌르기도 하고, 이승을 떠날 때 업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관세음보살님에 의지해 열심히 염불 주력한 기도자에게는
봄 눈 사라지듯이 칼산도 어느 날엔가 무너져버린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칼날 같은 마음에서
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를 좋아하는 연꽃 같은 마음으로 변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속 터지는 일을 당하게 될 때
그곳이 바로 화탕지옥이다.
아무리 나의 업장(業障)이 두터워 최악의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주로 장엄한 나의 앞에서는
그 지옥이 저절로 말라서 없어져 버린다.
내가 아귀가 있는 곳으로 가면 아귀의 배가 저절로 불러지며
내가 아수라의 세계로 가면 악한 마음이 저절로 조복되며
내가 축생의 세계로 가면 축생 스스로 큰 지혜를 얻으리라.
아무리 아귀처럼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주로 장엄한 나의 앞에서는
저절로 만족한 마음이 가득 채워져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진다.
아무리 진심(瞋心)이 많아 싸우기를 좋아하는
아수라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주로 장엄한 나의 앞에서는
악한 진심(瞋心)이 저절로 조절되고 항복한다.
탐(貪). 진(嗔). 치(癡) 삼독심(三毒心) 중
아귀는 탐심과 관련이 깊고, 아수라는 성을 내는 진심과 관련이 깊고,
축생은 어리석은 마음인 치심과 관련이 깊다.
그래서 어리석음으로 가득한 축생계를 향하여
큰 지혜를 얻도록 서원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님의 대비주는 아무리 어리석어
구렁이나 여우같은 마음을 지닌 축생과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저절로 큰 지혜를 얻게 해준다.
육향육서(六向六誓)에서 지옥과 아귀, 아수라, 축생 같은 악도(惡道)는
금생이나 전생에 지은 나의 업장들이 갈 곳이다.
천수경을 독송하고 대비주를 염송하면서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력으로
지혜의 광명이 샘솟게 되는 것이다.
혜총스님 부산 감로사 주지
출처 :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