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우들이 주일을 ‘의무적인 미사 참여의 날’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주일 미사’에 불참하면 고해성사를 봐야 하고, 그게 귀찮아 성당에 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너무 수동적인 자세입니다. ‘주일날 미사 참여’가 의무 규정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한다면 신앙생활의 깊이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주일날 ‘미사 참여’는 안식일(주일)을 지키는 최저 기준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입니다. 그러므로 미사 참여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미사에 참여하고 성체를 모시면 주일을 거룩히 지낸 것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안식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주일날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사람을 위한 봉사’입니다.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행위’입니다. 미사 참여도 그런 지향으로 한다면 더 깊은 은총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주일을 ‘법적인 의무’로만 해석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쁜 주일’이 오히려 ‘짐스러운 주일’로 바뀌었습니다. 마지못해 미사에 참여한다면 살아 있는 은총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늘 묵상해야 합니다.
일치 주간의 묵상 - 3일째
유다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율법의 준수는, 하느님과 계약을 맺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가장 중요한 삶의 토대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율법 준수의 본래 의미를 잊고 율법 자체를 신성시하는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탓하십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그 반대는 분명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치 주간 3일째인 오늘은 세상의 논리로 복음의 논리를 폄하하려는 온갖 형태의 경제적 불의와 가난에 맞서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 소명을 상기시킵니다. 오늘날의 경제 위기는 경제 체제의 모순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에 있습니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자신의 재화에 대해 감사하면서 이웃들과 나누기보다는 ‘더 많은 돈’을 인생의 목표이자 최고 가치로 여기는 우리의 탐욕에 있습니다.
율법 학자들처럼 율법 정신보다 율법 자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재화의 축복 역시 하느님께로 되돌릴 수 있을 때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가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가난한 이를 외면한 채 교회의 외적 성장에 매달린다면 결코 참된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로 거듭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의의 하느님, 이 세상에는 먹을 것이 넘쳐 나는 곳도 있지만, 먹을 것이 없어 많은 이들이 굶주리고 병들어 가는 곳도 있습니다. 평화의 하느님, 이 세상에는 폭력과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자들도 있지만, 전쟁과 폭력 때문에 강제로 자기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이들도 있습니다. 자비의 하느님, 저희가 돈만으로는 살 수 없고 하느님 말씀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주소서. 하느님,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뜻과 가르침에 순종하지 않고서는 저희가 생명을 얻고 참된 번영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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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b 6:10-20
Brothers and sisters: God is not unjust so as to overlook your work and the love you have demonstrated for his name by having served and continuing to serve the holy ones. We earnestly desire each of you to demonstrate the same eagerness for the fulfillment of hope until the end, so that you may not become sluggish, but imitators of those who, through faith and patience, are inheriting the promises.
When God made the promise to Abraham, since he had no one greater by whom to swear, he swore by himself, and said, I will indeed bless you and multiply you. And so, after patient waiting, Abraham obtained the promise. Now, men swear by someone greater than themselves; for them an oath serves as a guarantee and puts an end to all argument. So when God wanted to give the heirs of his promise an even clearer demonstration of the immutability of his purpose, he intervened with an oath, so that by two immutable things, in which it was impossible for God to lie, we who have taken refuge might be strongly encouraged to hold fast to the hope that lies before us. This we have as an anchor of the soul, sure and firm, which reaches into the interior behind the veil, where Jesus has entered on our behalf as forerunner, becoming high priest forever according to the order of Melchizedek.
Ps 111:1-2, 4-5, 9 and 10c
R. (5) The Lord will remember his covenant for ever. or: R. Alleluia. I will give thanks to the LORD with all my heart in the company and assembly of the just. Great are the works of the LORD, exquisite in all their delights. R. The Lord will remember his covenant for ever. or: R. Alleluia. He has won renown for his wondrous deeds; gracious and merciful is the LORD. He has given food to those who fear him; he will forever be mindful of his covenant. R. The Lord will remember his covenant for ever. or: R. Alleluia. He has sent deliverance to his people; he has ratified his covenant forever; holy and awesome is his name. His praise endures forever. R. The Lord will remember his covenant for ever. or: R. Alleluia.
Mk 2:23-28
As Jesus was passing through a field of grain on the sabbath, his disciples began to make a path while picking the heads of grain. At this the Pharisees said to him, “Look, why are they doing what is unlawful on the sabbath?” He said to them, “Have you never read what David did when he was in need and he and his companions were hungry? How he went into the house of God when Abiathar was high priest and ate the bread of offering that only the priests could lawfully eat, and shared it with his companions?” Then he said to them, “The sabbath was made for man, not man for the sabbath. That is why the Son of Man is lord even of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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