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삭 쫄깃쫄깃
대구 평화시장 닭요리 전문 골목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땀 뻘뻘 흘리며 침대 위에서 뒤척대지 말고 밖으로 나가자. 튀김똥집의 쫀득한 속살 오물거리며 그와 짝꿍인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싱싱한 생똥집을 치킨처럼 기름에 바싹 튀겨 내놓는 똥집튀김
대구·경북은 닭의 메카로 꼽힌다. 특히 치맥(치킨과 맥주) 페스티벌로도 유명한 대구는 오래전부터 닭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이는 1907년 제작된 ‘대구시가전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조선시대 3대 장터 중 하나였던 서문시장에 계전곡(鷄廛谷·닭 가게 골목)이 있었고 그 규모가 시장 전체의 30%를 차지할 만큼 어마어마했다. 또 1970년대부터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유명 양계장과 대형 도계공장이 수두룩하게 생겨났는데, 이런 환경은 대구 내 닭 요릿집의 발달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1907년 대구시가전도에 표시된 서문시장에 ‘닭 전곡’이라고 표시된 닭 시장(붉은 부분)이 나타나 있다. 닭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자료 제공·대구신택리지>
세월이 흘러 규모는 줄었어도 여전히 대구는 치킨을 중심으로 한 닭요리 종주 도시로 꼽힌다. 잘 알려졌다시피 내로라하는 치킨 브랜드 절반이 대구 출신이고, 치맥페스티벌은 개최 2년 만에 62만명이 모여드는 굵직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 또 닭을 부위별로 요리하는 곳이 많아 다양한 맛과 영양을 즐기기에도 좋은데, 칠성시장 닭내장볶음집, 수성못 닭발집, 평화시장 닭요리 전문 골목 등이 대표적이다.
평화시장 닭요리 전문 골목 전경
그중에서도 닭요리 전문 골목은 그 인기가 여느 치킨 골목 못지않다.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옆으로 닭똥집 요리를 전문으로 파는 닭집 30여 곳이 모여 성업 중이다. 이곳에선 싱싱한 생똥집을 치킨처럼 기름에 바싹 튀겨 내놓는다. 고소한 프라이드부터 매콤한 소스가 더해진 양념똥집, 달착지근한 간장소스똥집 등 맛도 고루 갖췄다. 튀김 반 양념 반, 양념 반 간장 반은 물론 세 가지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똥집도 있다. 어떤 맛을 주문해도 고구마튀김이 같이 나오는데 뜻밖에 그 맛이 별미다. 몇몇 가게에서는 문어 다리나 오징어를 통째로 튀겨 똥집과 함께 내놓기도 한다. 똥집과는 또 다른 쫄깃함이 살아 있어 인기가 좋다.
[왼쪽/오른쪽]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는 모둠똥집 / 닭요리 전문 골목의 또 다른 별미 문어똥집튀김
Tip 맛있는 대구시티투어
대구 도심 곳곳에 숨어든 맛을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시티투어버스에 올라보자. 대구시는 최근 도심을 순환하는 시티투어 노선에 평화시장 닭요리 전문 골목, 반고개 무침회 골목, 안지랑 곱창 골목 등 대표 먹거리 명소를 포함했다. 또 애초 근대골목,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등 도심에 집중하여 운행하던 노선을 수성못, 앞산전망대 등 외곽 관광지까지 확대 운영, 대구의 다양한 맛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왼쪽/오른쪽]대구시티투어버스 / 대구시티투어 코스 반고개 무침회 골목 [왼쪽/오른쪽]김광석 다시그리기길 / 수성못
첫댓글 윤숙님 역사탐방떼 수박 보내주셔서 회원들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대구에 가게되면 들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