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새우(Grilled Shrimp) 를 시켰다.
나는 Boiled 쪽을 더 좋아하지만 그건 메뉴에 없다.
이윽고 가져오는 데, 샹차이(고수)가 얹혀 있다.
구울 때도 샹차이를 썼는지 그 향(香)이 새우 속까지 배어 들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가 샹차이 라면 진저리를 치지만,
이 더운 나라에서 위장 운동이 시원치 않을 때
입맛 돋우려면 그런 게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다 좋은 데, 찍어 먹는 소스가 시원치 않아 보이고, 고추 생각이 난다.
그리하여 고추를 달라고 했지만 문제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핫 페퍼, 핫 페퍼 소리 쳐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생각다 못해 젓가락 쌌던 종이 위에 고추를 그리기 시작했다.
기껏 그렸지만 어린 웨이트리스 (콩까이?)는 갸우뚱거린다.
내 보기에도 그림이 어설프고 자칫 ‘가지’를 가지고 올지 몰라
손짓으로 칼로 숭숭 써는 흉내를 내며 분해 내지 단면도를 그렸다.
그제서야 함빡 웃으며 물러가더니 과연 썬 고추를 내 온다.
인간 승리!
먹고 살기 참 힘들다.
월남 고추는 맵기만 하다.
우리나라 고추처럼 맛(결국 당분)이 없다.
그랬거나 말거나 살짝 베어 무니 입맛이 한결 낫다.
첫댓글 고추그림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