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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강이관 첫번째 작품전
전시기간 : 2009. 5. 12(화) ∼ 5. 17(일)
전시장소 : 창원성산아트홀 제 2전시실
초대일시 : 2009. 5. 12(화) 오후 6시
한국미의 진솔한 풍격과
자연미로 승화되길 바라며
- 以靖 姜理貫 書畵展에 부쳐-
조수현 (철학박사 원광대학교서예과교수 동교박물관장)
우리나라 남단인 담양, 장흥, 하동 등은 느림보 마을(슬로시티)로 국제적으로 알려진 곳이다. 특히 경남 하동의 악양면은 지리산 자락의 섬진강을 끼고 도는 곳으로 농촌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박경리의 「토지」에서 최참판댁과 영화촬영 세트장이 구비되어 오는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필자도 섬진강과 매화 가득한 그곳을 보고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 마냥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 하였다. 서화는 이처럼 끈기와 느림의 미학에서 오는 자연 합일이 아닐까 한다.
道法自然을 이야기한 老子는 그의 도덕경에서 “교묘한 것은 서툰 것 같고 뛰어난 언변은 도리어 어눌한 것 같다(大巧若拙. 大辨若訥)”라고 하였는데 이는 인위적인 형식을 뛰어넘으면 자연의 진솔한 경지에 다달음을 암시한 내용이다. 宋의 黃山谷도 그의 문집에서 “글씨는 졸박함이 교묘함보다 많아야 한다(凡書要拙多于巧)”라고 하여 글씨의 진솔성, 천진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블린 맥퀸(Evelyn Mccune)은 일제 강점기 선교사의 딸로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던 미술사학자이다. 그가 신사임당의 예술세계에 주목한 점이 이채롭다. 조선시대 유교적 법도의 한계속에서 틀에 박히지 않은 창조성으로 일관한 사임당의 예술을 조명한 것은 여성으로서의 친근감도 있겠으나 한국미술을 “선과 형태의 감정이 내포된 강하고 마음을 끄는 정직성”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다음으로 김원룡(金元龍)박사는 고고학계에 큰 업적을 남긴 학자로서, 미술사학과 틈틈히 수묵화를 즐겨 그린 20세기 문인화가이다. 그는 한국미의 특성을 “자연에 순응하는 조화, 평범하고 조용한 효과, 그리고 모든 것에 무관심한 무아무집(無我無執)의 철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한국의 산과 물은 둥글고 잔잔하다. 그것이 한국의 미요 자연의 미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정 강이관은 종교적 풍속의 가정에서 자라 대학에서 원불교학을 전공한 재원이다. 그러나 일찍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의 뒷바라지와 아울러 오랜동안 서화예술에 심취하여 학산 곽정우선생의 지도에 힘입어 발돋움하는 과정에 와 있다. 필자와는 인척관계이지만 멀리 떨어진 관계로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워 멀리서나마 그의 각고 면려를 지켜 볼 따름이다.
금번 서화전엔 한정된 공간에 소량의 작품을 준비하여 선보인다고 조심스레 하였으나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도전과 용기에 찬사와 격려를 보내며 앞서 밝힌 서도의 길과 한국미의 진솔한 풍격과 자연미로 승화된 작가가 되기를 염원하고 기대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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魚變成龍 - 大宗經 展望品 - 63×35㎝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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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立溪鳴 -蘇太山 大宗師句- 22×110㎝×2
松收萬木餘春立 溪合千峰細雨鳴
소나무는 모든 나무의 남은 봄을 거두어 서 있고
시냇물은 모든 봉우리의 가는 비를 합하여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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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下獨酌 - 李白 - 88×22㎝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꽃 사이에 앉아 혼자 마시자니 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 됐다. 달도 그림자도 술이야 못 마셔도 그들과 더불어 이 봄밤 즐기리.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늘을 서성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춤을 춘다. 이리 함께 놀다가 취하면 서로 헤어진다. 담담한 우리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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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公移山 - 烈子湯問篇 - 43×57㎝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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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小成大 37×46㎝
세상의 모든 사물이 작은데로부터 커진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나니 이소성대는 天理의 원칙이다.
큰 공부에 뜻을 두고 큰 일에 착수한 사람은 먼저 마땅히 작은 일부터 공을 쌓기 시작하여야 되나니라
- 大宗經 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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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38×55㎝
우리 일찍 영산회상 운형수제(雲兄水弟)아니던가
오래두고 그리던 이를 만난 듯함 무슨일고?
말없이 마주앉은 정이 三千年을 더듬네.
雲水의 情 - 圓佛敎聖歌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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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王閣序 - 王勃 - 60×200㎝
등王高閣臨江渚 佩玉鳴란羅歌舞
畵棟朝飛南浦雲 朱簾暮捲西山雨
閑雲潭影日悠悠 物換星移度幾秋
閣中帝子今何在 檻外長江空自流
등왕각 높은 누각 강가에 있는데, 패옥소리, 방울소리 노래와 춤도 끝났구나.
화려한 누각 기둥에 아침에 날아오른 것은 남포의 구름, 붉은 발 저녁에 걷히니 서산에 내리는 비
한가한 구름 못에 비치고 해 아득하니, 해 바뀌고 별 지니 몇 해가 지났는가.
누각 안 왕자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나간 밖 긴 강물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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誓海 - 李舜臣 詩 - 65×33㎝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바다에 두고 맹세하매 용과 고기 감동하고, 산에 두고 맹세하매 초목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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常淨 25×62㎝
處染常淨
진흙 속에서도 맑게 피워나리.
첫댓글 감상 잘하고 갑니다.
귀한 작품과 소식 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이른아침에 감사하는 마음 내려놓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