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이 쑥 들어가는 넉넉한 주머니가 있는 큼직한 셔츠가 있었다. 지역교회를 돌아보느라 장시간 차를 탈때 그처럼 편안한옷이 없다. 같은색 계열의 앞.뒤판이 다른옷인데. 한국에 다녀온 후 무심코 옷을 꺼내입으려는데 뭔가 어색하고 달라진 것이다. 주머니가 사라졌다.주머니가 넉넉해서 맘에 들던 옷의 그 주머니가. 낯을 잘 가리는 내게 어색한 양 손을 편안하게 감싸주던 그 주머니가.. 디자이너의 섬세함이 담겨있던 옷이다. 주머니를 따로 덫 달지 않고 처음부터 주머니를 감안해서 라인을 잡고 안에로 안정감있게 살짝 감쳐서 표시도 나지 않게 만든 감각있는 옷인데
주머니의 자율성으로 스스로 주머니이기를 거부했거나 주머니의 타율성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주머니의 권리를 포기당했거나. 그랬을까나?? 쥐-도.새-도 모르게 일어난 초자연적인 현상들아..
여하튼. 편안하긴해도 주머니가 아쉽던 바지처럼은 아니였다.그옷은 그것은 편안함이 아닌 편리함의 이기심인가.하고는. 감칠하나마나한.수정을 하다가 난 아니구나.하고. Dispage is s.o.w easy.yo71..special of worth.pouch.^^ 라고 새겨진 뜻모를 로고에 심드렁해진다.
내생각을 보태자면 편리한 이기심으로 주머니안에 제한없이 담아주길 바라는 마음보다 이기심의 편리함으로 담고 싶은것을 제한없이 담고싶은 욕심보다 더이상 담을 곳이 없거나 담아두는 것보다 꺼내어 놓아야하는 세상이라는 공간이 오히려 끝도 한계도 보이지 않는다는 커다란 주머니 같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할수있는 선택을 고심해야하는데 주머니에 넉넉하게 담는 것도 중요하고 주머니에 소중하게 항시 담아 두어야 할 것도 있고 주머니에 중요한것.불필요한것.포기하거나.내어주어야하는 이해와 인내.지혜와 같은 유연함도 필요하고. 아무튼 오래걸리지 않았다.주머니 안에든 밖이든. 내겐 그럴만한 가치의 만남이.인연이.생각이.아직은 견딜만하고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