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선 후기 영조 시대의 암행어사로 선정(善政)을 펼쳤던 박문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거지에게 온정을 베푼 어사 박문수
암행 어사 박문수가 거지 꼴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민정을 살피고 탐관 오리들을 벌 주던 때였다.
하루는 날이 저물어서 주막에 들었는데,
봉놋방에 턱 들어가 보니
웬 거지가 큰 대자로 퍼지르고 누워 있었다.
☆봉놋방: 여러 나그네가 한데 모여 자는, 주막집의 가장 큰 방☆
사람이 들어와도 본 체 만 체, 밥상이 들어와도 그대로 누워 있었다.
“거, 댁은 저녁 밥을 드셨수?”
“아, 돈이 있어야 밥을 사 먹지.”
그래서 밥을 한 상 더 시켜다 주었다.
그 이튿날 아침에도 밥을 한 상 더 시켜다주니까
거지가 먹고 나서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댁도 거지고 나도 거진데, 이럴게 아니라 같이 다니면서 빌어먹는 게 어떻겠소?”
박문수도 영락없는 거지 꼴이니 그런 말을 할만도 했다.
그래서 그 날부터 둘이 같이 다녔다.
♧세 사람 살려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제법 큰 동네로 들어서니 마침 소나기가 막 쏟아졌다.
그러자 거지는 박문수를 데리고 그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왓집으로 불쑥 들어갔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한다는 말이
“지금 이 댁 식구 세 사람 목숨이 위태롭게 됐으니
잔말 말고 나 시키는 대로만 하시오.
지금 당장 마당에 멍석 깔고 머리 풀고 곡을 하시오.”
안 그러면 세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시키는 대로 했다.
그 때 이 집 남편은 머슴 둘을 데리고 뒷산에 나무를 베러 가 있었다.
어머니가 나이 아흔이라
미리 관목이나 장만해 놓으려고 간 것이다.
나무를 베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자 비를 피한다고
큰 바위 밑에 들어갔다.
그 때 저 아래서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가 들려왔다.
“이크,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보다.
얘들아, 어서 내려가자.”
머슴 둘을 데리고 부리나케 내려오는데
뒤에서 바위가 쿵 하고 무너져 내렸다.
간발의 차이로 위험을 모면하고 내려온 남편은
전후 사정을 듣고 거지한데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우리 세 사람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내놓으리다.”
“아, 정 그러면 돈 백 냥만 주시구려.”
그래서 돈 백 냥을 받았다.
받아서는 대뜸 박문수를 주는 게 아닌가.
“이거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 데가 있을 테니.”
박문수가 가만히 보니 이 거지가 예사 사람이 아니었다.
시키는 대로 돈 백 냥을 받아서 속주머니에 잘 넣어 두었다.
♧7대 독자 구해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지나서 어떤 마을에 가게 됐다.
그 동네 큰 기와집에서 온 식구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거지가 박문수를 데리고 그 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 댁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리 슬피 우시오?”
“우리 집에 7 대 독자 귀한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니 어찌 안 울겠소?”
“어디 내가 한 번 봅시다.”
그러더니 병 든 아이가 누워 있는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사랑채로 들어가선 주인에게 말했다.
“아이 손목에 실을 매어 가지고 그 끄트머리를 가져오시오.”
미덥지 않았으나
주인은 아이 손목에다 실을 매어 가지고 왔다.
거지가 실 끄트머리를 한 번 만져 보더니
“뭐 별것도 아니구나.
거 바람벽에서 흙을 한줌 떼어 오시오.”
바람벽에 붙은 흙을 한줌 떼어다주니
동글동글하게 환약 세 개를 지었다.
주인이 약을 받아 아이한테 먹이니 다
죽어가던 아이가 말짱해 졌다.
주인이 그만 감복해서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7대 독자 귀한 아들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드리리다.”
“아, 그런 건 필요 없고 돈 백 냥만 주구려.”
이렇게 해서 백 냥을 받아 가지고는 또 박문수를 주었다.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 데가 있을 거요.”
♧묘자리 봐주고 사례로 받은 백 냥
며칠 가다가 보니 큰 산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웬 행세 꽤나 하는 집에서 장사 지내는 것 같았다.
기웃기웃 구경하고 다니더니
마침 하관을 끝내고 봉분을 짓는 데 가서
“에이, 거 송장도 없는 무덤에다 무슨 짓을 해?”
하고 마구 소리를 쳤다.
일하던 사람들이 들어보니 기가 막혔다.
“네 이놈, 그게 무슨 방정맞은 소리냐?
이 무덤 속에 송장이 있으면 어떡할 테냐?”
“아, 그럼 내 목을 베시오.
그렇지만 내 말이 맞으면 돈 백냥을 내놓으시오.”
일꾼들이 달려들어 무덤을 파헤쳐 보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과연 방금 묻은 관이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그걸 찾아 주려고 온 사람이오.
염려 말고 북쪽으로 아홉자 아홉치
떨어진 곳을 파보시오.”
그 곳을 파 보니, 아닌게 아니라 거기에 관이 턱 묻혀 있었다.
“여기가 명당은 천하 명당인데
도시혈(逃屍穴)이라서 그렇소.
지금 묻혀 있는 곳에 무덤을 쓰면 복 받을 거요.”
이렇게 해서 무사히 장사를 지내고 나니,
상주들이 고맙다고 절을 열두 번도 더 했다.
“명당 자리를 보아 주셨으니 우리 재산을 달란대도 다 내놓겠습니다."
“아, 그런 건 필요 없으니 돈 백 냥만 주구려.”
그래서 또 돈 백냥을 받았다.
받아 가지고는 다시 박문수를 주었다.
“이것도 잘 간수해 두오. 반드시 쓸데가 있을 거요.”
♧백일 정성 끝에 마련된 삼백 냥
그리고 나서 또 가는데,
거기는 산중이라서 한참을 가도 사람사는 마을이 없었다.
그런 산중에서 갑자기 거지가 말을 꺼냈다.
"자, 이제 우리는 여기서 그만 헤어져야 되겠소.”
“아, 이 산중에서 헤어지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오?”
“염려 말고 이 길로 쭉 올라가시오.
가다가 보면 사람을 만나게 될 거요.”
그러고는 연기같이 사라졌다.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한참 동안 올라가니
고갯마루에 장승하나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그 앞에서 웬 처녀가
물 한 그릇을 떠다놓고 빌고 있었다.
“장승님 장승님, 영험하신 장승님 우리 아버지 백일 정성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한시 바삐 제 아버지를 살려 주십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박문수가 무슨 일로 이렇게 비느냐고 물어보니...
처녀가 울면서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관청에서 일하는 아전이온데,
나랏돈 삼백 냥을 잃어버렸습니다.
내일까지 돈 삼백 냥을 관청에 갖다 바치지 않으면 아버지 목을 벤다는데, 돈을 구할 길이 없어 여기서 백일 정성을 드리는 중입니다.”
박문수는 거지가 마련해 준 돈 삼백냥이 떠올랐다.
반드시 쓸 데가 있으리라 하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이로구나 생각했다.
돈 삼백 냥을 꺼내어 처녀한테 건네 주었다.
"자, 아무 염려 말고
이것으로 아버지 목숨을 구하시오.”
이렇게 해서 억울한 목숨을 구하게 됐다.
그런데 그 처녀가 빌던 장승이 비록 나무로 만든 것이련만 가만히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조금 전까지 같이 다니던
그 거지 얼굴을 쏙 빼다 박은 게 아닌가...🧧
첫댓글 佛法僧 三寶님께 歸依합니다.
거룩하시고 慈悲하신 부처님의 加被와 慈悲光明이 비춰주시길 至極한 마음으로 祈禱드립니다. 感謝합니다.
成佛하십시요.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
I return to Buddha, Law, and Seung Sambo.
I pray with all my heart that the holy and merciful Buddha's skin and mercy light will be reflected. Thank you.
Holy Father.
Avalokitesvara Bodhisattva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아~하~!!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잘 보았습니다.
_()_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