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마음먹은대로 오늘의 목표지점은 지미오름 정상. 어저께는 아이들 모두 감기기운이 있어 하루 휴업하려 했는데 휴식이란 게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 태균이의 재촉으로 간단히 섭지코지 뒷길 산책. 섭지코지 진입로가 아닌 뒷길로 이어진 바닷길이 참으로 궁금했는데 어제서야 터득. 좋은 산책길이었습니다.
지미오름은 시작부터 오르막으로 시작. 400미터 정상가는 동안 계단과 밧줄 오르막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막인데도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바로 오르막부터 들어서면 시작부터 거부할까봐 왕복 대략 500미터 정도 둘레길을 먼저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오름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완이는 프로등반가 수준이고 태균이는 자꾸 처지곤 합니다. 중간에 준이가 태균이 등산가방도 매주고 손을 잡고 끌기도 하면서 그래도 형을 챙겨줍니다. 뱃살빼자고 하는 구호에 열심히 공감하면서도 태균이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몸이 영 무거우니 느릿느릿정도가 더 심해집니다. 정말 마음먹은대로 어떤 수를 써서라도 처리해야 되겠습니다.
태균이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다음을 기약하며 대략 200미터 지점에서 철수, 올해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바닷물놀이를 노렸으나 진한 먹구름도 잔뜩이고 빗방울도 떨어지고 너울성파도도 해변마다 넘쳐나고 있어 입수는 포기해야 합니다.
그냥 집에 가기는 아쉬워서 세화해녀박물관을 방문했는데... 대박~~ 완전 자연 속 감통지로 딱일만한 시설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래도 세화해녀박물관은 자연감통지로 따로 정보를 올려놓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습니다. 완이 자연감통 이것저것 시켜보며 저랑 같이 신이 났고, 완이하는 것보고는 태균이도 그 둔한 몸으로 모두 따라하는 폼도 한 편의 코미디입니다.
돌쌓아온 담장화단을 올라가서 앉아있는 태균이 모습을 보니 스컬섬의 킹콩이 제주도 온 줄 알았습니다. ㅎ
그래도 뭐든 해보려는 태균이가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세화해녀박물관은 박물관의 의미가 우리에게는 별로 없으니 감통지로 잘 이용하면 여기 포함해서 즐길만한 곳이 꽤 있을 듯 합니다. 태균이 덕분에 저도 가을 등반 사진 얻었네요.
첫댓글 삽질 같은게 뱃살에 디기 좋으니까 혹시나 나무를 옮기려고 구덩이를 파는 일이 생기면 태균형님께 부탁하면 좋을 듯요. 큰 구덩이 몇시간 걸쳐 파더라도 많이 좋거든요. 나무 캐는건 삽, 괭이 호미 이런게 다 동원되지만, 우야등 이런 노동이 걷는 것 보다 효과 면에서는 더 낫지 싶어서요. 혹시 그런 기회 있음 놓치지 마시락고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