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9. 경남 고성에서 개최된 고성 아이언맨 70.3 대회에 김형석 회장님, 지수영 회원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김용진, 이복헌 두분은 가족과 함께 이동하여 대회에 참가)
이번 대회는 2019. 5. 26.에 이어 경남 고성에서 개최된 두번째 70.3 대회인데, 결론적으로 첫 대회보다 훨씬 더 잘 준비된 훌륭한 명품 대회로 치뤄진 듯 싶습니다.
이미 회장님께서 자세한 후기를 올리셨으므로 저는 최대한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혹시라도 나중에 대회에 참가하실지도 모르는 우리 회원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간략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경남 고성(固城)은 어떤 곳인가요?
간단히 말해서 거리는 꽤 멉니다. 일산 기준 대략 400km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싶습니다.
경남에서도 남쪽에 자리잡은 해안 지역으로 마산, 진주, 사천, 통영 등과 인접한 풍광이 수려한 곳이기도 합니다.
한편, 경남 고성은 옛날 소가야가 위치하였던 유서 깊은 고장으로 강원도 고성(高城)과는 한글로는 같지만 높을 高가 아니라 굳을 固를 쓰는 固城으로 표기하여 차이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특정 시기에는 옛 古자를 쓰기도 했었음)
요즘은 조선업이 발달한 거제, 수산업과 관광의 고장인 이웃 통영에 밀려서 나날이 군세와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농업이 중심 산업이었던 과거에는 통영, 거제, 고성 지역의 중심을 자처했었고, 통영이나 거제 출신 사람들을 ‘시집 장가 갈 때까지 쌀 서말도 제대로 못 먹는 갯가 놈들’이라고 무시하며 자존심을 내세우던 서부 경남의 전통적 중심 고장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꽤 많은 지역 인재들을 배출하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요즘은 지명도에 있어 강원도 고성보다 덜 알려진 면이 있고, 한 때 고성읍 시내 인구만도 6만이 넘던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군 전체 인구마저도 겨우 6만이 될까말까 싶은 정도로 군세가 기울었으며, 조선 배후 단지, 사천 항공산업 배후 공단 등을 유치하기 위해 애를 써왔지만 노력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연 평균 360명, 하루 1명 정도의 비율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홍보와 군내 관광산업 진흥 차원에서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아이언맨 70.3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왜 공룡 캐릭터를 고성 70.3 대회의 마스코트로 삼은 것인가요?
고성에서 삼천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77번!!! 이 도로는 자유로 및 그 부근 도로에도 부여된 바로 그 국도 번호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77번 국도가 남해안까지 이어지는 바로 그 길이라는 말인데... 이것이 의심스러우신 분은 아래 링크를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부근에는 고성 덕명리 백악기 공룡발자국 화석 유적지가 있습니다.
https://namu.wiki/w/77%EB%B2%88%20%EA%B5%AD%EB%8F%84
보통 象足巖 공원이라고 부르는 해안 지역인데 위 검색을 통해 얻은 사진과 같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각종 공룡과 초기 조류의 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고, ‘상족암’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해안 절경을 산책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 부근에는 공룡을 테마로 꾸며놓은 꽤 괜찮은 공룡박물관도 있어서 주변 여행 기회에 한번 쯤은 가 볼 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고성군에서는 공룡을 郡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삼아 공룡 축제 등을 개최하고 당항포 국민관광지에 공룡테마 파크 등을 건설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처음 이 행사를 개최했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큰 관광객 유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뭐… 전국 각지에 이런 종류의 축제가 한둘이 아니니까 말이죠. ^^;;
3. 대회가 개최되는 당항포 국민 관광지는 어떤 곳인가요?
당항포 국민관광지가 자리잡은 고성군 회화면 일대는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이 왜군을 크게 무찌른 당항포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입니다.
그래서 싸이클 경기 코스의 출발점인 관광지 내부 도로 주변에는 전승탑, 기념관, 거북선 모형 등 여러 볼꺼리들이 설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물론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들의 눈에는 그런 조형물들이 보일리가 없겠지만 말이죠. ^^;;
국민관광지 전체 면적은 총 16만평으로, 위와 같은 시설 외에도 공룡테마파크, 공룡엑스포 메인 빌딩, 자연사박물관, 수석박물관, 놀이시설, 요트선착장, 산책로, 캠핑장, 샤워장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워낙 주변 인구가 많지 않고,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은 탓인지 주말에 방문을 해도 꽤나 쾌적하게 이곳저곳 마음 편하게 두루 관람을 즐길 수 있는 제 취향에는 꼭 맞는 한가한 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회 당일에는 국민관광지 전체를 임시 휴장하여 시설 전체를 대회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런 점은 다른 대회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좋은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4. 싸이클 코스 - 풍광은 좋지만 심심치 않게 언덕이 나타나는 쉽지많은 않은 코스
거의 대부분의 구간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풍광이 수려한 코스이지만, 회장님께서 언급하신 것처럼 부분적으로 노면 상태가 좋지 못한 곳도 있고 심한 업힐까지는 아니지만 속도가 늦춰질 수 밖에 없는 언덕도 꽤 있으며 해풍이 심하게 불기도 해서 결코 만만한 코스라고는 얘기할 수 없을 듯 싶습니다.
특히 Turn 4를 향해가는 약한 언덕 도로 구간 500여미터의 상태는 아무리 공사중인 구간이라고 해도 상당히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 60킬로미터가 좀 지난 지점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을 지나 나타나는 언덕 구간의 경우, 그리 길지는 않지만 꽤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으로 두번이나 대회에 참가하고 답사도 했었지만 아직까지도 왜 '아름다운 길'이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구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
위 사진이 2019년도 첫 대회 당시 위 구간을 올라가다 촬영된 사진인데…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도 힘든 표정을 감출 수 없어 이렇게 사진이 찍히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싸이클 코스의 경우, 보급소는 총 세곳에 설치되었는데, 물은 위와 같은 흰색 통에, 이온 음료는 검정색 통에 넣어 보급해주었습니다.
물통의 경우, 기념품으로도 꽤 쓸모가 있겠다 싶었는데.... 2019년의 경우에는 두개를 챙겼다가 열성적으로 응원을 하시던 동네 할머니들께 하나씩 선물로 드리는 바람에 한개도 챙기지 못했고, 올해는 위 사진에서처럼 흰색 물통 두개를 기념품으로 챙겨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물은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싸이클 주로나 달리기 코스 부근 보급소에 종이팩에 담겨진 물이 전혀 부족함이 없이 잔뜩 비치되어 있어서 보급소를 지나갈 때마다 한두개씩을 집어들고 한모금 정도를 마신 후, 남은 시원한 물을 몸에 뿌려 열기를 식혀가며 신나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5. 수영 - 롤링스타트 방식, 당항만 1.9km 한 바퀴 코스
수영 경기의 경우, 거의 호수처럼 잔잔한 당항만에서 치뤄지는데, 위 사진에서 보듯 5명씩 조를 이루어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또한, 수영의 경우 예상기록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 녹색, 검정 등 서로 다른 수모를 쓰고, 순서대로 출발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 41~45분 그룹에 끼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늦게 수영을 마치는 바람에 저보다 후위 그룹인 검정 수모 선수들에게 꽤나 추월을 당하는.... 창피함과 서러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
현장에서 지정된 색깔과 다른 수모를 쓴 사람이 선두 그룹에 끼어있는 것을 발견한 진행요원이 바로 그 선수를 원래 그룹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 기록에 욕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나름 신중하게 출발 그룹을 선택하실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회장님께서도 언급하신대로 수영 코스는 100미터 간격으로 부표가 설치되어 있는 등, 아주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곳곳마다 안전요원과 진행요원이 배치된 때문인지 속칭 '줄타기' 수영을 하는 모습을 이번 대회에서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6. 달리기 - 총 21km, 모두 아홉개의 고개
달리기 코스의 경우, 2019년에 비해 잘 정비되었고 보급도 훌륭했지만, 총 9번에 걸쳐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언덕을 넘어야 하기에 절대로 쉬운 코스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회 당일 영남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수영 시작 당시 그 많던 구름들이 다 사라지고 햇살이 따가운 날씨가 되는 바람에 꽤나 고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7. 완주 기념품 - 메달, 모자, 티셔츠, 비치타올, 점심 식권(?) ^^;;
경기를 마치고 완주하면 골인지점에서 위와 같은 완주 기념품을 챙겨줍니다. 완주 티셔츠의 경우, 2019년도 대회 때보다 품질이 훨씬 나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8. 기타 - 기록 확인, 가족과의 위치 공유
아이언맨 브랜드 대회이다 보니, 아이언맨App을 설치하여 배번을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바로 기록조회가 가능하며, 조회 화면은 회장님께서 올리신 후기에 있는 사진과 같습니다.
아울러, 이메일로 전송받은 코드를 가족 등 지인에게 재전송해주면, 전송받은 사람이 대회 시작과 동시에 해당 선수의 경기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저는 해당 코드를 집사람에게 전송해주었는데, 집사람의 말로는 수영 출발, 마무리, 싸이클 각 구간 별 위치, 싸이클 경기 종료 시각, 달리기 시작 시각 및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나름 재미도 있고 직접 따라오지는 못했어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9. 맺음말
통영, 거제, 고성지역은 만 2년은 가족들과 함께, 1년은 저 혼자 재미있게 지냈던 낯익은 곳이라 이번 대회는 절반은 관광 삼아 지역 맛집 투어도 겸한 여행으로 계획했었습니다. . .
그런데 예상보다 길이 막혀 지체되고 여러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관광은 위 사진에서처럼 이순신 공원 한곳만 들리게 되었네요. 처음에는 이순신 공원은 물론, 최소한 중앙시장이나 세병관 정도는 둘러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맛집 투어는 고사하고, 도착 당일 점심은 배둔시외버스터미널의 한식 부페, 저녁은 통영에서 돼지국밥과 수육으로 대충 때우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독고탁 회장님, 지수영 회원과 함께 먼길 재미있게 다녀왔기에 서울에 잘 도착하여 일요일 저녁 편한 마음으로 푹 쉴 수 있었습니다.
누가 '또 갈꺼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51%는 갈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할 듯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51%는 안 갈 것 같다"는 독고탁 회장님과는 딱 2% 차이네요. ^^
어느 편이 2% 부족한 쪽이 될지는 내년 대회 접수 시즌이 다가오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철원대회 때 자봉3호로서 참가자 여러분들을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심리적 거리는 제로라고 할 수 있는 제2의 고향 경남 고성에서 개최된 70.3 대회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일철 회원 여러분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고성은 사천시와 인접 개인적으로 잘 아는 곳
완주 축하
생활 철인
예! 길 따라 가다보면 사천, 삼천포가 나오지요. ^^
저는 ‘사천’ 소리를 들으면 진주냉면과 육전이 떠올라서 입에 침부터 고입니다. ^^;;
후기 읽으면서 지리 역사 공부까지 하게되네^^
계속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내년에는 저도 51%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겠어요.
예, 교통편과 숙소 문제만 수월하게 해결되면 상당히 가 볼 만한 대회입니다!!!
음, 이동 중 설명해 주신 내용을 글로 읽다니…. 내일도 잘 알려 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후기가 기고문 수준입니다.
지역정보와 사진자료까지~~ 정성이 가득하네요.
다음이 회차가 기대됩니다.
구독! 합니다 ㅎㅎ
구독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
새로운 방향의 대회 후기 좋습니다^^
2호 자봉님이 후기 쓰라고 강요를 하더라구요~~^^
이때까지 이런후기는 없었다.
이거슨 후기인가? 전기인가?
고퀄리티 글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
ㅎㅎㅎ. 고맙습니다.
대회 때 보급소에서 수박을 주던데 아주 먹기 편한 것은 아니라서 훈련 때 유창 씨가 준비해주던 수박 생각이 나더라구요. ^^
철원대회 때 잘 모시겠습니다~^^
지난 대회때 힘들었던 기억을 살려서 올해도 도전하고 완주!
좋은 추억한장 추가했네,
수고 많았고 완주 축하해~^^
ㅎㅎㅎ. 대부님, 감사합니다.
지난 대회 힘들었던 기억을 까맣게 잊어먹고 또 참가하고 말았네요.
힘들었지만 3년만의 철인대회라 그런지 꽤 즐거웠습니다.
철원대회 때 잘 모시겠습니다.
익히 알고있었지만 필력 대단하네요
하프코스완주 더하기 장거리여행 더해 풀코스 완주 축하 합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급 고성 여행 하고픈1인.
통영, 고성 묶어서 함 다녀오시죠~!!!
남해안 3대 암자인 고성 문수암에서 내려다보는 남해 풍경도 꽤 훌륭합니다.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 못지 않습니다. )
회장님과는 또다른 후기 잘 읽었습니다~
20년 취소되어 참가하지 못한 고성대회
내년에는 꼭 가보고싶네요^^
철원대회때 뵙겠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버젼의 후기 잘 읽었네요. 나도 이대회에 참가하려 했었는데 후기를 읽고나서 아쉽다 51%, 아쉽지않다 49% 정도 되는거 같네요. ㅋㅋ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강원도 고성이 아니었구요.
저도
후기에 매료되어
다음 대회는
영대형과 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