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풀이 술자리를 장황하게 올렸기에 후기는 생략하고 경험(파워젤)을 공유할까 하고 누가 후기를 올리면 꼬리나 달 생각이었는데 정리하다 보니 길어지네. 이러다 수다맨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우선 무엇보다도 고맙다는 말부터 하고싶다.
구하기 쉽지 않은 파워젤을 두개씩 주면서 ‘뛰는 걸 보니 잘하면 세시간 사십분대도 가능하겠다’며 격려해준 말토나, 정말 고맙다. 신기할 정도로 효과 있더라. 엄청 도움 받았어.
잘 뛰라고 마라톤모자를 사준 꼭달이도 고맙다. 얇고 가볍고 착용감이 없어서(여성용품 광고같다) 매우 편했다. 모양도 맘에 들고.
35킬로쯤에선가 ‘네시간 페이스메이커가 150미터쯤 앞에 있으니 힘껏 쫓아가보라’고 막판에 힘을 내게 해준 바커스도 고맙다. 내딴엔 죽어라고 달려서 결국 스타디움 앞에서 따라 잡았다.
난 연습량이 적다.
달리기 시작한지 거의 만5년이 되어가는데 연간 연습량이 보통 800-900킬로 밖에 되지 않는다. 작년에 그래도 체육관엘 계속 다닌 탓에 처음으로 천킬로미터를 넘어봤다. 햇수로는 6년인데 풀코스 완주는 지금까지 일곱번이니 일년에 겨우 한번 정도 완주한 셈이다.
연습량이 적으리라고 막연히 생각은 했으나 멍들의 달리기 일지를 보니 부끄러울 정도였다. 내 일년치가 좀 많이 하는 친구의 석달치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마라톤한다고 말하기가 뻔뻔스러운 것 같아서 연습량을 늘이기로 했고 그래서 올 목표를 물경 1500킬로로 잡았다. (그래도 우습게 보이지?) 그리고 전군을 목표로 했으니 3월에는 평소보다 많이 뛰어 드디어 200킬로를 넘었다. 해방 후 처음이다.
대회가 끝났으니 또 줄어들겠지. 난 그냥 이 정도만 할란다. 여기서 더하면 집착, 탐닉, 중독, 예속, 뭐 이런 단어와 친해지는 게 아닌가 하여 저어하다. 연습 많이 하는 친구들에게 고춧가루 뿌리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뭐 어쩌냐. 이게 내 식인걸. 서두가 길다.
마이너가 스트레칭을 얼마나 빡시게 시켰던지 멀쩡하던 허벅지가 스트레칭을 하고나니 뻐근했고, 약간 오버페이스였던지 15킬로 지나면서 구간 속도가 좀 떨어졌다. 하프 지나서 호치와 신작로가 날 추월했는데 호치의 달리는 뒷모습이 매우 가벼워 연습 많이 했음이 느껴졌고 네시간 안에 충분히 들어올 것 같았다. 이 친구들 놓치지 말아야지 하면서 쫓아가는데 조금 힘이 부쳤다.
그러다 25킬로 좀 못 미쳐 짜자잔, 말토나가 준 파워젤 한 개를 먹었다. 우선 허기가 가셔졌다. 25킬로 급수대에서 잠깐 쉬고 있는 호치를 앞질러 갔다. 다시 추월을 당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많이 뛰어 놓자고 부지런히 뛰고 있는데 어라, 다리의 피로가 서서히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네. 초반 페이스를 거의 유지할 수가 있었고 기분도 좋았다. 35킬로 지점에서 다시 한 개를 먹었다. 또다시 다리가 가벼워지는 게 정말 신기했다.
절대 연습량이 부족했던 탓이겠지. 늘 마지막 5킬로 뛰면서 이가 갈릴 정도로 힘들었고 시간을 다 까먹었던 것을 감안하여 남은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니 네시간 안에 들기가 빡빡할 것 같았다. 하지만 기록갱신은 고사하고 네시간마저 넘어버리면, 말토나가 수고했다고야 하겠지만 속으로 ‘망할 넘 파워젤 아깝네’라고 생각할거고, 꼭달이도 쪽팔린다고 모자 돌려달라고 할 게 뻔한데, 이 좋은 날씨와 도로조건으로는 핑계거리도 없어서 이 악물고 뛰었다. 덕분에 네시간 안으로 들어왔고(3:58:05) 후반기록도 전반과 1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니 이상적인 레이스 운영은 한 셈이다. 그런데도 최고기록보다 3분 가량 늦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횡설수설하다보니 두서도 없고 더 할 말도 없네. 결론내자.
“여러분 파워젤을 먹읍시다아.”
덧붙이기 : 안 먹어본 사람들 위해 파워젤이나 비슷한 제품의 가격, 구입방법 등 아는 사람들 꼬리글 달기 바람.
국산은 상아제약에서 나오는데 일반 약국에서는 안팔고 인터넷으로 파워겔으로 검색하면 나온다.뿐만아니라 런클공동구매 작년 담당자 지리산이 운영하는 marathon09 .com에 파워젤(2700원 세일중),아나볼릭 스포츠겔도 있고 아직 안먹어 봤는데 우리 머슬가이가 대표로 있는 파시코에도 비슷한게 있는것 같다. 참고혀~
첫댓글 얼마전 런클 공동구매에서 싸게 판매한적이 있었다.개당 2200원이던가 2700원이던가? 그리고 수입품이라 남대문 도깨비 시장(남대문 옆 대한화재 빌딩 지하 각종 외제물건 잡화판매점 쵸코렛부터 양주까지... )에서 마라톤할때 먹는 파워젤(원래는 파워겔이 맞음)달라고 하면 아줌마가 잽싸게 꺼내준다.1개에 2500원
국산은 상아제약에서 나오는데 일반 약국에서는 안팔고 인터넷으로 파워겔으로 검색하면 나온다.뿐만아니라 런클공동구매 작년 담당자 지리산이 운영하는 marathon09 .com에 파워젤(2700원 세일중),아나볼릭 스포츠겔도 있고 아직 안먹어 봤는데 우리 머슬가이가 대표로 있는 파시코에도 비슷한게 있는것 같다. 참고혀~
티물.치사한 넘.한개 달라니까 안주고 지는 두개 다먹고 썹-4하고, 난 최장기록 세우게 만들다니....
잘했쓰...다음엔 더많이 먹고 달려라..
째라가 늘 당일 대회장 앞에서 이런 걸 산다기에 혹시 못 구하면 내가 (이 피같은)한개를 나눠주겠다고 했고 그날 아침에 바커스가 나눠줄 때 단디 챙기는 걸 봤는데. 와, 협박말고도 공갈, 오리발, 모함... 너 국회의원하면 어울리겠다.
수거차 1순위로 꼽았더니, 그 약(?) 2개씩이나 먹고 썹4로 끊었구먼, 완주 축하!! 티물 화이팅!! 근데 완주후기 길이는 원래 완주시간과 비례하는겨? 딱 6줄 쓰면 골인 이던디?
누가 파워젤 두개를 주길래 꺼내놨더니 누군가 얼른 앵두언니한테 갖다 먹였다.쓴맛에 길들여져서인지 너무 달아서 먹다가 버렸다.
나는 그냥 영양갱을 즐겨 먹는다 영양갱도 그런데로 괜찬은거 같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