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Synopsis)
'우울한 음악과 비극적 사랑'
999년 가을, 한 독일 사업가가 헝가리의 작은 레스토랑을 찾는다. 50년 전 단골이었다는, 작지만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그는 추억이 깃든 시선으로 실내를 살펴본다. 그의 눈에 뜨인 피아노. 그는 나직하게 말한다. "그 노래를 연주해주게" 여인의 유혹처럼 은밀하고 감미로운 선율의 노래가 흐른다. 그러나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 순간, 피아노 위에 놓인 사진 속의 여인과 눈이 마주친 그는 돌연 가슴을 쥐어 뜯으며 쓰러진다. 놀라는 사람들. 그때 누군가가 외친다. "이 노래의 저주를 받은 거야. '글루미 썬데이'의 저주를..."
60년 전... 오랜 꿈이던 레스토랑을 경영하게 된 자보. 그의 곁에 사랑스러운 연인, 일로나가 미소 짓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연주할 피아니스트를 인터뷰하는 그들, 하지만 모두 신통치 않다. 그 순간, 한 남자가 찾아온다. 깊은 슬픔이 배어있는, 강렬한 눈동자의 안드라스. 그의 연주엔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자보와 일로나는 안드라스를 고용한다.
일로나의 생일 선물로 자신이 작곡한 곡을 연주하는 안드라스. "너무 아름다운 곡이에요. 이름이 뭐죠?" "글루미 썬데이" 그 곡은 그날 레스토랑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일로나 역시 안드라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그날 저녁 독일인 손님 한스가 일로나에게 청혼한다.
구혼을 거절하는 일로나. '글루미 썬데이'의 멜로디를 되뇌며 거절 당한 사랑의 슬픔으로 괴로워하던 한스는 다뉴브 강에 몸을 던지지만 자보의 손에 목숨을 건지고 실연의 아픔을 가슴에 묻은 채 독일로 돌아간다.
다음날 아침 안드라스와 밤을 보내고 온 일로나에게 말하는 자보. "그래도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을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자보와 안드라스, 일로나는 특별한 사랑을 시작한다. 한편 우연히 방문한 빈의 음반 관계자가 '글루미 썬데이'의 제작을 제의해온다. 음반은 빅 히트하게 되고 더불어 레스토랑 역시 나날이 번창한다. 행복의 절정에 빠지는 세 사람. 그러나 '글루미 썬데이'를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언론은 안드라스를 취재하려 한다.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안드라스. 그런 그를 위로하는 일로나와 자보. 하지만 그들도 어느새 불길한 느낌에 빠진다.
세월이 흐르고... 독일군 장교의 옷을 입고 예전과 달리 차갑게 변한 한스가 그들을 찾아오면서 이들의 관계는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이들에게도 죽음의 송가는 끝없이 전염되어 가는데... 그리고 60년 후...
노래 '글루미 썬데이'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콘서트
1936년 4월 30일. 프랑스 파리, 세계적인 레이 벤츄라 오케스트라 콘서트. '글루미 썬데이'를 연주하던 단원들은, 드럼 연주자의 권총 자살로 시작, 연주가 끝난 후 한 사람도 살아 남아 있지 않았다.
수백명을 자살하게 한 미스테리의 노래
레코드로 발매된 당시 8주만에 헝가리에서만 이 노래를 듣고 187명이 자살했다. 뉴욕 타임즈는 '수백 명을 자살하게 한 노래'라는 헤드라인으로 특집기사를 실었다. '글루미 썬데이 클럽' 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코코 샤넬은 이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피치 블랙 - 죽음의 화장품'을 출시했다.
비운의 천재 작곡자, 레조 세레스
연인을 잃은 아픔으로 이 곡을 작곡하지만 1968년 겨울, 그도 역시 이 노래를 들으며 고층빌딩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글루미 썬데이'와 사랑에 빠진 뮤지션들
빌리 할리데이, 루이 암스트롱,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지미 위더스푼, 에타 존스, 엘비스 코스텔로, 레이 찰스, 모리스 쉬발리에, 톰 존스, 셸리 만, 사라 맥라클란, 시네이드 오코너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이 이 노래를 애창했다. 최근 <아나키스트> 에서도 여주인공 (예지원 분)이 이 노래를 부르며 연인의 죽음을 추모해 그 명성을 확인했다.
후기.....(이 영화에 얽힌 일화 소개)
헝가리 작곡가 레조 세레스가 1935년에 발표한 〈글루미 선데이>는 ‘자살자의 찬가’ ‘죽음의 송가’로 불린다. 헝가리에서는 음반이 발매된 지 8주 만에 무려 187명이 자살했으며 1년 뒤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될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도 일어났다고 한다.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린 작곡가는 결국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삶을 마감했는데 그 역시 투신 직전에 죽음의 송가를 듣고 있었다.
<글루미 선데이〉는 그 감미롭고 도 어두운 선율에 얽힌 사연을 다루고 있다. 신인 감독 롤프 슈벨은 닉 바르코의 소설 〈슬픈 일요일의 노래>를 새로 다듬고 음악의 사연을 접목시켜 아름답고 세련된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만들었다.
어느 작고 아담한 그러나 오랜 전통을 가진 한 레스토랑에 80을 맞은 노신사가 들어서고 그가 피아노 위에 놓인 아름다움 여인을 보며 회상에 잠기면서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당주인 자보와 그의 아름다운 연인 일로나는 젊고 아름다운 청년 안드라스를 피아니스트로 고용하고 아름다운 여인 일로나에게 빠진 안드라스는 그녀를 위해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을 만들 게 된다. 전부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반쪽이라도 같겠다는 생각으로 세 사람은 서로 함께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그녀의 매력에 압도된 군인 한스의 등장으로 영화는 우울한 종말로 빠지게 된다.
일로나를 위해 만든 곡은 점점 전파를 타고 헝가리 전역에 퍼지게 되고 그 이후 자살자가 속출한다. 자보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은 안드라스의 연주를 듣기위해 많이 사람이 찾아오게 되는데,,, 나치군으로 변모가 한스가 다시 돌아오면서 안드라스와 자보의 생에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깔리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을 소유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마다하지 않는 한스에게 마지막 인간의 존엄성마저 빼앗긴 자보와 일로나.
그러나 영화는 일로나와의 추억을 찾아 다시 레스토랑을 찾은 한스를 자보가 선택하려 했던 마지막 인생의 선택권, 죽음의 독약으로 죽음으로 몰아가는 반전을 하게 된다. 일로나와 그녀의 장성한 아들에 의해...
영화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애정관계를 세련된 절제와 탄력있는 구성으로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매력있는 배우들과 아름다운 장면들, 그리고 내내 영화를 이끌어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우울한 음악은 영화에 흠뻑 빠지게 하는 요소들이다. 음악이 배어있는 영화라고 할까? 영화가 끝나도 가슴속에 뭔가 꽉 차게 전해지는 건 아마 이 때문일까? 한참동안 영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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