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8막59장 (3부)
2년만 지나면
내나이가 61세.
만으로 60세가 되는 해이다.
10과 12를 교대로 하나씩 세어 가다 보면 10과12의 최소공배수인 60이고 자신이 태어난 해가 되니 그것을 기리기 위해 환갑연을 치루는 것이다.
내가 벌써 50대의 끝자락인 59세가 되고 나니 모든 과거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5살때 집을 잃어 버려 파출소에서 두번씩이나 찾아왔다는 에피소드를 필두로...
국민학교 입학식때 수백명의 또래 친구들과 뒤섞혀 엄마손을 꼭잡고 놓치 않았고 예비군 훈련장에서 철조망통과로 100m를 전진하였고 , 평생 가장 늦게 가는 국방부 시계를 쳐다보며 2년여를 지냈고, 12인승봉고차를 타고 전국일주를 해보았고 IMF의 고통속에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해 보았고 결혼하고 자식들 낳고 키우다 보니 벌써 내가 60세나 다되가는 노인네가 되고 있었다.
나는 말로만 듣던 "인생무상"이란 말을 직접 경험하고 보니 정말로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빠른 것이 아니라 너무나 빨라 마치 한숨 자고난 꿈처럼 모든것이 꿈만 같았다.
일장춘몽
긴잠에서 꾼 어느 화사한 봄날의 꿈처럼 나는 기나긴 꿈을 꾸고 만것이다.
그 꿈은 너무나 생생하여 마치 내가 꿈속의 일들이 현실처럼 느껴 진것이다.
친동생의 죽음도, 장모님의 죽음도, 내가 아는이들의 죽음도 모두 거짓 처럼 느껴지는 꿈이였다.
나는 꿈속에서 자면서 꿈을 꾸었고 그것을 꿈이라 믿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꿈은 어느 순간 악몽으로 변하여 꿈에서 깨고 싶었고 나는 꿈속에서 악몽을 이겨내며 꿈을 다시 꾸게 된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나를 괴롭히는 이들을 멀리하고 너무나 힘든 나머지 배우자를 만나 같이 노를 저으며 강을 넘어온 것이다.
그러자 자식들이 태어나여 같이 노를 저으니 배는 더 속도를 가해졌고 편안한 여정을 지내며 여기까지 온것이다.
꿈이란 무엇인가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꿈인 것이다.
꿈은 자유 분망하여 대본이 없는 막장 드라마처럼 자유자재로 우리를 안내한다.
즐거운 꿈이건, 슬픈 꿈이건, 괴로운 꿈이건, 사랑스러운 꿈이건
그것은 꿈일 뿐인 것이다.
그랬다.
나는 지금 59년동안 꿈이라는 허공에서 방황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 잠에서 깨면 나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