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透析)을 받는 환자가 8만 명이 넘었다.
진료비도 2조 원이 넘는다.
콩팥은 기능을 90%나 잃어도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망가진 생태에서 혈액 투석을 하지 않으면 3개월 이내에 '요독증' 등 심각한 문제가 밣생한다.
몸이 붓고 슴이 차 거동을 하지 못하며 음식을 토하다 식사를 못 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뒤늦게 투석을 시작하면 입원·회복 기간이 훨씬 길어지므로 투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김용수 대한심장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고 교수)은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며 "말기가 되면 치료법도 투석이나 콩팥 이식밖에 방법이 없기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다.
◈ 단백뇨·사구체 여과율로, 담백
만성콩팥병은 소변검사에서 알부민뇨, 단백뇨, 혈뇨 등 이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60%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성인 7명 중 1명꼴로 만성콩팥병 환자일 정도로 아주 흔하다.
위험 하지만 치료 가능한 병이다.
만성콩팥병은 단백뇨, 사구체여과을로 진단한다.
혈액 속 단백질은 분자가 커서 네프론에서 걸러질 때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콩팥이 손상되면 단백질이 빠져 나간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단백질이 하루 150㎎ 이상되면 "단백뇨"라고 한다.
단백뇨를 만성콩팥병 진단의 근거로 삼는다.
사구체 여과율은 콩팥이 1분에 얼마나 많은 양의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느냐를 나타내는 지수다.
분당 90mL/의 혈액 속 노폐물을 깨끗하게 걸러내면 90mL분이라고 한다.
이보다 많으면 정상, 60~80mL/분이면 가벼운 콩팥 손상으로 본다.
59mL/분 이하로 떨어진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이라고 한다.
만성콩팥병이 더 악화돼 사구체 여과율이 15mL/분 이하로 떨어지면 신장 투석이나 콩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야간뇨다.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게 된다.
잦은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빈혈, 아침에 주로 눈 부위가 푸석푸석함, 한밤중의 근육 경련, 발과 발목의 부기, 팔다리 감각이상, 빈혈 등이 생긴다.
피부건조와 가려움증도 나타난다.
김영훈 부산백병원 신장내고 교수는 "만성콩팥병의 주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수체신염(신장염) 등으로 취근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생활 습관병이 늘면서 콩팥 질환과 투석 치료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당뇨병이 장기적으로 콩팥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다.
투석 치료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만성콩팥병을 앓으면 대부분 고혈압도 생긴다.
3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에 고혈압이 생겼다면 만성콩팥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정기적으로 소변과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체크해야 한다.
비만도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문주영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지방이 콩팥 주변에 쌓이면 콩팥을 툴러 혈액 유입량을 줄이고 단백뇨를 일으킨다"며 "단백뇨 양이 많아지면 콩팥이 더 많이 손상되고 기능이 떨어진다"고 했다.
대한신장학회 분석에서 체질량지수(BMI·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8.5~22.9인 사람의 만성 콩팥병 유병률은 6.7%였지만 35 이상은 25.2%로 크게 늘었다.
비만이 되면 체내 산화물질이 분비돼 콩팥의 기능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은 한꺼번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한 번 덫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문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콩팥 기능 검사를 받고 식습관과 체중관리에 각별히 긴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콩팥에 병이 생기면 심혈관계도 나빠진다.
오세원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에 걸리면 심혈관계 사망 위험도가 10.9배나 늘어난다"고 했다.
◈ 소금하루 10g 이하로 섭취를
콩팥병 환자는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한국인은 하루 10g 이상 소금을 섭취하기에 콩팥병 초기 환자는 되도록 10g 이하로 줄여야 한다.
과다 섭취한 소금(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콩팥 사용 혈액의 1/3이나 투입해야 한다.
나트륨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짜게 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특히 김치 섭취를 줄이고 국이나 찌개 대신 숭늉이나 보리차를 먹는 것이 좋다.
젓갈, 장아찌, 햄, 건어물 등의 가공식품 섭취도 줄여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개 거품이 섞인 단뇨가 나온다.
일반인은 단백직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므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 하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김성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백뇨가 많아져 콩팥에 독이 될 수 있어 자신의 몸무게에 맞는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고 수치를 훨씬 뛰어 넘는다.
한국영양학회의 단백질의 섭취 권고 기준은 남성의 경우 19~49세가 하루 55g, 50세 이상은 50g이다.
여성은 19~29세가 50g, 30세 이상은 45g이다.
그러나 국민건강 영양 조사에서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7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권고 수치를 넘었다.
콩팥이 나빠지면 칼륨 함유량도 높아져 부정맥(不整脈)이 생길 수 있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칼륨 함유량이 높은 채소를 먹을 땐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가 살짝 데친 뒤 물을 버리고 요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을 유발해 혈관을 다치게 하므로 삼가야 한다.
콩팥이 나쁜 사람에게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이곳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콩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콩팥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dL 당, 5mL 이하인 경우는 운동을 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면 운동을 삼가야 한다.
콩팥 질환자는 걷거나 의자에 앉아서 하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 큰 근육을 리듬 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 임신, 콩팥 기능 크게 떨어뜨려
임신을 하면 임신부의 콩팥은 더 많은 기능을 해야 한다.
임신부 자신의 소변에다 테아의 소변(임신 10주 뒤에 태아도 소변을 본다)까지 콩팥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임신부의 콩팥은 임신 전보다 50%나 많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과부하'에 시달린다.
그런데 임신부의 혈청 크레아티닌(혈액 속 노폐물로 정상 수치는 0.52~1.1㎎/dL 정도) 농도가 높다면 콩팥 기능은 더 떨어진다.
이 수치가 1.4㎎/dL 이상이라면 콩팥 기능이 크게 감소 한다.
이하정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1.4㎎/dL 이상으로 콩팥 기능이 25%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30~40%고, 콩팥 기능이 계속 떨어져 분만 후 콩팥 기능이 영구히 소실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혈청 크레아티닌 2.0㎎/dL 이상인 임신부는 50% 이상이 콩팥 대체요법을 받아야 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환자가 임신을 계획하려면 이런 점을 잘 이해해 임신 전부터 분만 이후 까지 임신 합병증 발생과 콩팥 기능 보호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 만성콩팥병 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