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God Bless You.
신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리길.
어버버 ……. 전혀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강의 행동에 율은, 물론 몇 년을
보아온 것은 아니지만 딱 보기에도 잘 웃지 않는 성격을 가진 것 같은 강이 그렇게 자상
하게 웃으며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은 것에 대해 놀랐다. 젠느의 상인들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닭털날리는구만. 좋을 때야 좋을 때- ’ 라고 슬그머니 질투어린 눈총을
주었지만 금새 이 끝발나게 잘 어울리는, 새로운 커플의 탄생을 축하했다.
축제가 한창 무르익어서 이젠 주인공이었던 율과 강은 챙기지 않은 채 오롯 젠느의
상인들만을 위한 축제가 되었다. 이름하여 댄스타임. 축제의 달아오른 분위기에 취한 듯
여기 저기 눈이 맞아 농도 짙은 춤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어색한 듯 율은
빠져나가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고, 어려보이는 한 소녀(10살쯤 됐을까) 조금 멀리서
이 축제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율은 씨익- 웃고는 (빠져나갈 기회가 생겨서
기뻐 웃는 웃음이었다) 그 쪽으로 다가갔다.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눈에 보이는 소녀는 아름다운 자태를 과시했다. 하늘거리는 흰
드레스를, 거의 천사가 입는 옷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소녀의 용모는 아름다웠고 또 신의
어떠한 느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 소녀는, 율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 쉽사리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 … 내가, 보이나 인간? ”
“ 응. 보여. 근데 보이면 안 되는 거야? ”
보인다는 말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그 소녀를, 율은 외모와 맞지 않게 싸가지 없다고
생각했다. 보자마자 반말인데다 인간이라니. 그럼 넌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니! 라는
검은 눈동자를 바라본 소녀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설명했다. 아주아주
거만하고 또 도도한 황금빛 눈동자를 굴리면서.
“ 내가 보인다니 특별한 인간이군. 난 엘, 요정이야. ”
“ 와, 요정이구나. 반가와. ”
엘은 이 특이한 반응의 인간이 신기했다. 자신을 볼 수 있는 인간은 극히 드문데다가
요정이라고 밝히면 금새 설설 기는 것이 인간이었다. 왜냐구? 요정은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인데다 가끔 성격을 건드리면 저주를 퍼부어주기도 하는 무서운 존재였으니까.
헌데 이 인간은 반말인데다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 듯 말똥말똥한 눈빛이었다. 율은,
속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계산하고 있는 엘을 보고는 손을 들어 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뭐, 뭐야 인간!!!! 감히 요정의 머리를 만지다니! ”
“ 만지면 안되는 법이 있어? ”
“ 무, 물론 … 법은 없지만 ……. ”
“ 그럼 됐지! 엘, 너 내 동생해라! ”
동생? 율은 라국의 제일 막내둥이, 게다가 외동 황녀였으니 동생이 가지고 싶을 만도
했다. 게다가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엘 같은 동생이라면 더더욱 이뻐해 줄 자신이 있는 듯
율은 기대에 가득찬 눈빛으로 엘을 바라보았다. 엘은 기가 막히다는 눈빛이었지만.
아니, 요정을 동생으로 두겠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거야!? 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지만
왠지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뭐.
“ 좋아. 인간, 니가 마음에 들어서 동생이라는 걸 해주지. 손 이리 내. ”
“ 진짜지!? 응? 근데 손은 왜? ”
“ 동생이 달라면 주는거야. 이리 내. ”
율은 아무런 생각 없이 그 희고 고운 손을 엘에게 내밀었고, 엘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율의
손바닥에 무엇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곧, 엘의 손가락이 율의 손으로부터 떼어지자 엘과
율의 주위로 찬란한 빛이 감돌았다 사라졌다. …… 엘이, 자신이 선택한 동반자로 율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빛의 힘이었으나 정작 율은 알지 못했다. 율의 손바닥에 생긴
금빛으로 생긴 무늬를 제외하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이게 뭐야? ”
“ 요정동생을 둔 인간이라는 표시. ”
율은 알았다는 듯고개를 끄덕이고는 엘의 손을 잡았다. 축제를 바라보고 있는 폼을 보니
끼고 싶었던 모양인데, 아까 자신에게 자신이 보이냐고 말하는 걸로 보아서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같으니 이걸 어쩐다. …… 율은, 생각난 듯 무작정 율을 데리고 혼자
있는 강에게로 데려갔다. 강 역시 엘이 보이는 듯 엘을 바라보더니 나지막히 말했다.
“ 누굽니까. ”
“ 내 동생이요! 귀엽죠! ”
“ …… 딸 같은데. ”
율의 가벼운 눈흘김을 눈치챘는지 강은 슬며시 시선을 엘에게로 돌렸고, 엘은 한참 키가
큰 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알아 챘는지 강은 몸을 굽혀 엘과
눈높이를 같게 만들었고 엘은 그제서야 찌푸렸던 미간을 폈다.
“ 뭐야. 뭘 보는 거야, 키 큰 인간. ”
“ …인간이 아니군요. 저기, 율? ”
“ …… 네, 네? ”
“ 손바닥 좀 보여주실래요? ”
율은 자신을 ‘율’ 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꽤 놀란 듯 멍 하니 강을 바라보다 뒤늦게
대답했다. 게다가 손바닥 좀 보여주실래요 라는 청유형의 문장이 무색하게, 강의 손이
자신의 손에 닿자 자신도 모르게 움찔- 했다.
● 제가 좀 아파서 좀 늦었습니다 T_T 죄송해요 ♡♡ 혹시 러브스토리가 조금 빠르진
않으신가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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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ㄲㄲ 소설속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첫눈에 반하는건 평범한 일이죠! (응? 아닌가?) 시작부터 직설적인 사랑 표현만 없다면야 뭘 ㄷㄷㄷ...(삼일만에 목숨을 거느니 어쩌니 한다거나...- ㅁ-)
앗 (..* 그런가요!! 그럼괜찮아요(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