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의회에서 화성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새누리당 후보로는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정면으로 공천 반대 선언을 하고 나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2013.10.2/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70)가 2일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겠다"며 경기도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화성갑 보선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시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서 전 대표는 "제가 이번 보궐선거에 나간다고 결심했을 때 저를 향한 위로와 격려, 걱정과 근심, 쓴소리가 많았다"며 "모두가 저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소중히 받아들이고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날의 모든 영욕(榮辱)을 떨쳐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겸허한 마음"이라며 "정치발전과 화성지역 비전을 기대하는 화성시민을 위해 많은 고심을 하겠다는 각오로 나왔다"고 밝혔다.
서 전 대표는 자신의 출마 이유의 첫번째로 '실종된 정치의 복원'을 강조했다.
그는 "당내 화합과 야당과의 소통이 실종된 정치 복원이 첫걸음"이라며 "집권당의 위상과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마 이유) 두번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물론 국가 비전도 흔들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바로 국민행복 시대를 여는 것이고 정권 재창출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서 전 대표는 화성시 발전에 대해서도 "허황된 장밋빛 공약은 하지 않지만, 이 지역의 숙원사업 등을 하루 빨리 이뤄내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공언했다.
서 전 대표는 "우리 화성시를 전원과 산업, 주거가 조화된 수도권 제1중심도시로 정비하겠다"며 "젊은이들이 꿈을 안고 찾아오는 도시로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아 낙후된 화성갑을 발전시키고 화성인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그는 "우선 화성시가 중앙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사업예산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유니버셜 스튜디어 코리아리조트 △분천-송산간 국도 대체 우회도로 △홍성-송산간 서해선 복선 전철 △수원역~봉담 전철연장 △복합문화예술센터 △2개 이상 명문고 육성 등 각종 숙원사업을 위한 예산확보를 약속했다.
서 전 대표는 6선의 정치계 원로로서의 소회와 의지도 밝혔다.
서 전 대표는 "그동안 6선의 국회의원을 하며 국민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사무총장, 원내총무, 정무장관, 당 대표 등을 하며 분에 넘치는 직분을 받고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잘 한일 보다는 아쉬웠던 일들이 많았다"며 "화성에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며 잔의 7할이 차면 흘러넘쳐 겸손을 일깨워준다는 '계영배'(戒盈盃)의 지혜와 정신을 몸소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 전 대표는 "의논은 충분하게 하되, 좋은 의견이 나오면 논의를 끝내고 그 의견에 힘을 실어주던 세종대왕의 적중이지(適中而止) 소통의 자세를 본받겠다"고 했다.
또한 "정파가 바뀔 때마다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던 환국 정치의 골을 치유하고, 상호 간 화해와 신뢰회복을 위해 취하지 않으면 돌려보내지 않았던 정조대왕처럼 불취무귀(不醉無歸) 고육지책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경륜과 역량을 모두 모아서 화성발전을 위한 마무리 구원투수가 되겠다"며 "외가였던 화성에서 정치를 멋있게하고 싶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서 전 대표는 불법정치자금 수수, 본인 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전날 박민식·조해진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일부 의원들이 "정치쇄신에 역행하는 공천은 안된다"며 자신의 공천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서 전 대표는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저는 늘 선도하는 정치를 해왔다. 과거 친박연대를 만들고 여러 일을 할 때도 그런 정신을 갖고 일했다"며 "그런 것(당내 반발)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치에 도움이 되고 당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젊을 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젊은 정치인들, 그 친구들의 용기도 높이 사서 화해와 소통을 통한 당내 화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서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나서 전화 한통도 드린 적 없고, 받은 일도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1년 사이에 박 대통령을 도왔던 참모들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해 언론에서 제기된 '청와대 내정설'을 부인했다.
이어 "제가 정말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가 5년 간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하기 위해 나설 때라고 생각해서 언론과 학계, 당내 친박·친이 등 많은 분들을 만나 얘길 나눴다"며 "(만난 이들이) 제가 당에 다시 들어와 화해와 소통을 해달라는 건의를 많이 했기 때문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2차례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력에 대해서 서 전 대표는 강한 어조로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2011년 박근혜 당시 경선 후보가 경선에서 떨어진 후 공천 과정에서 박 후보를 지지한 이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다"며 "탈락한 이들의 호소에 따라 친박 연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창당에 드는 돈을 차용했을 뿐이지 저는 실제로 돈 구경 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돈을 받은 게 아니라 당에 들어간 돈에 대한 책무를 당 대표로서 진 것"이라며 "(구속수감은) 불공정했고, 야당에서조차 '탄압수사·정치보복'이라고 했다. 저는 정치를 하면서 대한민국에 땅 한평조차 없다. 정치 행위를 하는 데 돈을 썼지 개인이 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화성갑 상대 후보로 손학규 상임고문이 차출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서 전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셨던 민주계 절친한 선후배 사이"라며 "저와는 단 한번의 말싸움 없이 지낸 좋은 인간관계지만, (출마는) 당과 본인이 결심할 문제다"고 말을 아꼈다.
현재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홍문종)의 최종 공천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 서 전 대표는 "제가 과거에 당 대표나 사무총장을 할 때에는 그렇게 복잡하게 하지 않았다. 딱 보고 경쟁력이 있고 괜찮으면 (그 후보에게 공천을) 주는 시스템이었다"며 "요새는 외부인사도 많이 오시고 하니까 (늦어지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제가 말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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