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을 ‘꽃
중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한자로는 목단(牧丹)이라고 쓰며,
화투에서는 6월을 상징한다. 모란은 작약과 꽃모양과 피는 시기가 비슷해서 헛갈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미나리아제빗과에 속하지만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풀이다. 모란은 키 높이가 2m
정도에 이르는 낙엽관목이고, 한방에서는 그 뿌리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학명은 Paeonia suffruticosa이다.
모란은
가지가 굵고 잎 표면은 털이 없지만 뒷면은 잔털이 있어서 약간의 흰빛이 돈다. 모란은 작약보다 약간 앞서
5월말에서 6월초에 붉은색이나 흰색의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데 종자는 둥글고
검은색이다. 모란꽃은 보면 볼수록 멋있기 때문에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꽃말은 ‘부귀’이며, 영랑 김윤식 선생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가
유명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과
선덕여왕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보면 당나라 황제였던 태종 이세민(李世民)이
붉은색과 자주색, 흰색의 모란꽃 그림과 씨앗 3되를 진평왕에게 보내 왔다.
그림과 씨앗을 받아 본 덕만공주(선덕여왕)는 대뜸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진평왕이 덕만공주에게 모란꽃 그림과 씨앗만 보고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주는 그림을 보니 나비가 없어서 향기가 없는 줄 알았다면서, 꽃에 향기가 있으면
반드시 벌과 나비가 따르게 마련이라고 대답했다. 다음해 그 씨앗을 심어 꽃이 핀 뒤에 보니,
정말로 향기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모란꽃은 계량종이라서 그런지 향기도 나고 벌이나 나비도
모여든다.
모란의
성분
모란
뿌리에는 paeonol, paeonoside, paeonolide(paeonoside+arabinose),
paeoniflorin이 들어있고, 정유가 0.15~0.4%, phytosterol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모란꽃에는 astragalin이 들어 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 약리작용
1)
중추에 대한
작용 ; 생쥐에게 모란의 주성분인 paeonol을 복강내에 주사하거나 먹이면 진정과
최면, 진통작용을 하고, 정상인 생쥐의 체온을 내려가게 한다.
2)
혈압에 대한
작용 ; 목단피 달인 물(생약기준 0.75g/kg)을 마취한 개와
고양이, 흰쥐에게 투여했더니 모두 혈압을 떨어뜨렸고, 실험형 고혈압을 앓고 있는 개와 흰쥐에게
목단피 달인 물을 경구투여 했더니 모두 혈압을 낮췄으나 효과가 천천히 나타났다.
3)
항균작용
; 시험관내에서 백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장티푸스균에 대해 매우 강한 항균작용을
했으며, pH가 7.0~7.6일 때 살균력이 가장 강했다.
4)
paeonol은 흰쥐
뒷다리 발꿈치의 부종에 대해 혈관투과성을 줄여서 부종을 억제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의 독성
모란의
독성은 약한 편이라서 생쥐에게 모란 주성분인 paeonol을 정맥주사하고 48시간동안 관찰했더니
반수치사량LD50이 90mg/kg이었고, 위에 관류했을 때는
3430mg/kg이었다. 또한 실험성 고혈압을 지닌 개에게 투여해도 간기능이나 혈장,
혈액의 비단백성질소, 심전도 등의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모란,
목단피의알레르기성 비염치료 임상례
목단피를
달여서 매일 저녁 50㎖씩 10일간 투여했더니 31명 가운데 완전히 치유된
경우가 12명, 증상이 호전된 경우가 9명이었다.
다만 증상이 호전된 9명의 경우에는 나중에도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았다.
모란,
목단피의 효능
목단피는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조절해서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있고 소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피나 대변출혈,
월경중지, 아랫배 뭉침, 자궁근종, 타박상 등에
이용하고, 피부의 발진이나 종기, 근육경련 등에도 효과가 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의 부작용
목단피는
몸이 찬 사람이나 임신중인 여성, 생리량이 많은 여성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사상의학에서는
모란이나 목단피를 소양인의 약물로 분류하고 있고, [육미지황탕]의 재료로 처방하기 때문에 소음인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모란,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 복용시 주의사항
목단피는
한번에 4그램에서 6그램을 달여서 먹거나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모란 꽃은 향이 없는데 반해 뿌리껍질인 목단피는 향이 진하고 독특하다. 그래서 한약 속에
목단피가 들어가면 그 냄새가 고약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모란이
화려한 자태를 다 뽐내고 난 다음의 모습이다. 꽃도 이런데 사람도 나이 들면 주름살이 늘어가고 탱탱하던 모습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꽃이 졌다고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주 중요한 약재를
선물하는 모란처럼, 사람도 나이 들어도 할 일이 있다. 젊음만 소중한 것이 아니고,
나이 들었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다. 모란의 삶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