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조심스레 쪽지를 보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쁘신데 죄송해요' 라고,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까짓게 뭔데 그리도 바쁘겠습니까. 제가 스케줄 관리에 허덕이는 유승준이
아니지 않습니까. 대신 결말만 묻지 말아주세요. 주인공 죽는줄 알고 읽는
소설이 재밌겠습니까.
저에게 조심스레 쪽지를 보내시는 참으로 착하신 여러분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구타교실] -30- 사상 최악의 형벌 편~
자신이 아끼는 몽둥이가 부러져 상심의 바다를 여지없이 헤엄치던
피에 굶주린 한마리 상어가 피냄새를 맡고 유유히 나타났다.
'쨘쨘쨘~~~짜라짜라 쟌~~~~~~~~~'
이젠 난도질 당하는 일만이 남았다. 꼴뚜기 망둥이들에겐
"지금 누가 누구의 형이란 말이냐"란 말과 함께 똥행패는 몸을 날려
조병국의 턱에 뒤돌려차기를 먹였다.
다리와 허리가 곧게 평형이 이루어지는 태권도 품세에서 요구하는
기본에 충실한 동작이었다.
벽에 한번 머리를 부딪고 열흘전에 사망한 걸로 추측되는 시체처럼
숨도 안쉬고 뻗었다.
곰을 만나면 죽은척하면 되지만 똥행패는 죽은 자도 처벌하는 '지옥사자'였다.
뻗은 조병국의 머리를 구둣발로 짓이기며 첫날처럼 뇌까렸다.
"이 자식은 요주의 인물이야 정말 개조가 필요한 놈이야"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조용히 버섯돌이 역할을 해내던 조병국을
여지없이 짓밟고 있었다.
그는 사사로운 정 따위에 얽매이는 순정파가 아니었다.
똥행패는 구둣발로 조병국의 왼쪽, 오른쪽 뺨을 번갈아가며 밟아대며
물 속에서 한가로이 놀던 물고기를 반동강이를 내고
입에 피를 묻힌 상어처럼 이를 뿌드득 거리며 말했다.
우리는 붕어도 못됐다 피래미 새끼들이었지
태평양 최강의 철갑상어 앞에 불쌍한 피래미 새끼들. 쯔쯔~
"내가 알고 있기론 너희들 중엔 1년이라도 꿇은 놈은 없다. 고로 너흰 모두
나이가 같은 친구들 이란거다.
어떤 자식이 감히 너희들에게 형이며 동생이란 말이냐"
똥행패는 주먹으로 벽을 쳤다. 그 충격으로 창문이 덜덜 떨리고 옆반 벽까지
덜덜 떨렸다. 이건 절대 M고가 낡았기 때문에 나는 현상이 아니었다.
모두가 경배해 마지 않는 똥행패 핵주먹의 실체였다.
"내가 분명히 말한다. 내앞에서 누굴 형으로 부르는걸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조금 안 있음 확인하게 될 것이다."
부모님 면회왔는줄 알았다가 교수대에 끌려가는 사형수처럼 새파랗게 질린
조병국을 일으켜 세웠다.
이런 병국이의 모습을 보고 누가 그를 '사포날'의 두목도 두려워하는
'7공주파'와 일합을 견주어 볼 만한 '바람의 파이터' 조병국이라 하겠는가.
병국인 칠흙같은 어둠속 모진 비바람에 흔들리는 한자루 촛불이었다.
"네가 조직폭력배냐? 같은 반 급우에게 형이라고 부르게 하다니
이런 밟아서 배가 터져도 시원찮을 바퀴벌레 같은 놈"
병국이에겐 아까 진철이를 호기좋게 때려 눕힌 기세따윈 없었다.
웬만한 선생같았으면 기분 나쁜 웃음을 씨익 웃어보이고
몇대 맞더라도 '이제 된 겁니까'라며 제자리에 당당히 앉았을텐데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똥행패 앞에서도 그런 당당함을 보이고 싶었겠지만 일단 얼굴만 쳐다봐도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검게 그을린 얼굴, 독사 같은 눈매에
자신의 연약함에 호소하고 싶은 마음밖에 안든다.
"깡패에겐 깡패의 법률을 적용 한다. 너같은 새낀 학생이 아니라
악랄한 깡패 새끼다."
우리는 알루미늄 배트나 아님 그의 신품 육환장으로 병국일 다스리는 장면을
떠올렸다.
나는 육환장으로 맞아보진 않았지만 육환장으로 맞아본 의기의 말에 따르자면
그걸로 맞는 순간 허벅지에 3만볼트 짜리 인두로 지지는 듯한 찌릿한 충격과 함께
돌아가신 조상들이 떼로 안개 속에 몰려나와서
'얘야 넌 아직 죽을 때가 아니다' 라고 외치는 듯 했다고 한다.
육환장의 비비꼬인 틈은 여지없이 허벅지를 파고 들어 피멍을 들게 하여
곧 시커멓게 조직을 궤멸시키는 최악의 구타 형벌이었다.
그러나 똥행패는 육환장을 준비시키지 않았다. 물론 알루미늄 배트도
그렇다고 더이상 옥체를 움직이시는 노고도 삼가하셨다.
힘깨나 쓰는 다섯명의 아이와 병국일 데리고 운동장 한 켠으로 갔다.
'음..설마 다섯 아이들에게 병국일 집단 폭행하라고 시키려나'
그러나 우리의 예상은 너무나 소박한 것이었다.
똥행패가 조직폭력배의 처벌 방법이라 하지 않았던가.
다섯 아이에게 삽을 주고 땅을 파게 했다.
1미터 50짜리 구덩이였다.
그리고 그속에 병국일 얼굴만 내어놓고 묻어버렸다.
뒷쪽엔 이런 팻말을 꽂았다.
<저는 조직폭력배 입니다>
그날 자율학습이 다 끝난후 병국일 꺼내주었다.
그후 당분간 병국인 매우 상냥한 아이가 되었다.
응석이가 똥행패가 그 난리 칠땐 잠을 잤는지 병국이에게 말했다.
"형~ 오늘 주번이야"
병국인 응석이에게 애절하면서도 느끼하게 말했다.
"어머~ 얘는 내가 무슨 형이니 호호호~"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겁게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