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내고 여행 다녀왔습니다.
여행의 여러 일정 중에 학창시절 만났던 선배님을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어요.
물론 학창시절에도 여러 현장을 다니며 선배님을 만나고 이야기 들었지만
복지관에 입사한 지금 다시 만나면 그 내용이 또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군산나운종합복지관의 원혜진 선생님!
처음 만난 것은 사회사업캠프에서 복지현장 희망이야기 저자로 함께 만났었습니다.
그 이후에 여러번의 후속모임에서도 만났고 광활 선배로 더 깊이 자주 알게 되었습니다.
군산 이성당에서 빵을 사서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사례관리 실천이야기의 저자인 김혜경 부장님께서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퇴근하자마자 바로 식당으로 향했어요.
원혜진 선생님께서 근사한 베트남 칼국수를 사주셨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그 만남의 감동을 잊지 못해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시 떠올려봅니다.
1. 당사자를 만나는 감동으로
사례관리 실천이야기, 하루를 살아도 사회복지사다 등 다수의 사회복지 사례집에서도 소개되었듯이
원혜진 선생님의 이야기는 언제나 당사자와의 만남이 생생하게 들어있습니다.
복지관에서 한 아이를 돕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아이를 건강을 돕기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직접 찾아가서 인사하고 살펴보기까지 하셨다고 해요.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사회사업가는 이렇게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회복지사는 처음 만났다고 할 정도로 그 정성과 애씀이 크셨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소개하는 것은 한 달 전 이야기를 메모하지 않아 쉽지 않지만
원혜진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며 느낀 그 뜨거운 감동과 전율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아이를 돕기 위해 전심으로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느껴졌어요.
아이 이야기를 하다가 또 눈시울이 붉어지셨지요.
복지관 7년 넘게 일하시면서도 늘 당사자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실 정도로
민감한 마음으로 일하시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렇게 당사자와의 만남이 원혜진 선생님처럼 감동과 진실로 만남이 되면 좋겠습니다.
2.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원혜진 선생님은 동생의 건강이 안좋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러면서 만나는 당사자와 이웃에게 늘 기도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기도를 부탁드리는 것은 그 절박함도 있었겠지만
이는 만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에 기반했겠지요.
종교가 다르더라도 전심으로 마음다해 기도해줄 것이라는 확신과
그런 관계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한 후에 무료급식을 이용하시는 어르신 700여명에게 떡을 돌렸다고 하셨습니다.
급하게 계획 된 것이 아니라 늘 결혼 후에는 그렇게 어르신께 감사하고 싶다고
조금씩 떡값을 떼어놓으신 거에요.
식당에 오기 위해 복지관에 나서면서도 여러 이웃들을 만나고 인사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 주차장 차로 이동하는데도 인사하느냐 한참이나 걸렸어요.
그 중 알코올 중독이 있으신 분도 계셨는데
술병을 뺏어올 수 있을 정도로 그런 신뢰과 관계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원혜진 선생님을 보며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동네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 공부하는 사회복지사
원혜진 선생님은 현재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수업 외에도 관심있는 분야나 잘 모르는 부분은 늘 공부한다고 하셔요.
예를 들어 비행청소년 관련 사업을 맡고 있는데 궁금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관련된 책이나 논문을 찾아본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 여쭤보면 관련된 책과 논문을 가득 찾아서 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책을 찾아보면 어렵고 궁금했던 부분이 다 적혀있다고 해요.
먼저 고민한 선배들이 그렇게 글로 정리해 놓으신 거죠.
김세진 선생님께서 사례관리 교육을 다닐 때마다 사례관리 담당자에게
사례관리 관련된 책이나 메뉴얼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권이라도 정독한 사람이 있는지 물으면
손을 드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담당을 맡고 있으나 관련된 책 한 권 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 현장의 현실.
공부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를 다짐해봅니다.
4. 개인보다 기관이 드러나도록
원혜진 선생님도 열정과 피가 끓는 신입 시절에 정말 피땀이 나도록 열심히 일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인정받고 드러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공을 기관에 돌린다고 합니다.
당사자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하게 되면 이는 복지관에서 그렇게 한 것이고
자신도 복지관에서 배우고 알게 되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사자 분도 몰래 음식을 주면서 혼자 먹으라고 하셨지만
이제는 먹을 것도 나눠주며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나눠먹으라고 한다고 해요.
그렇게 일하면서 이제는 복지관을 떠나도 후회가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진정한 고수는 업적을 쌓은 후에 봇짐 하나 메고 떠나듯이,
원혜진 선생님도 나중에 봇짐 하나 메고 홀연히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5. 네트워크 맺는 사회복지사
군산에는 여러 네트워크와 분과모임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실무자와의 만남이 중요하니 늘 섬기는 자리에서 다른 기관 실무자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사례회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말한 한 아이를 돕기 위해 당사자와 학교, 관련 기관 모든 실무자가 여러명이 모였다고 하였습니다.
당사자와 함께 하는 사례회의에서 한 아이를 돕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이웃이 함께 모인 것 자체 만으로 감동하고 감사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회의에서 아버지에게 하신 말씀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버님, 지금 이 자리는 아들을 돕기 위해 함께 모인 자리입니다. 아이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데 이 모임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 잘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아이를 키워오시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텐데 지금까지 키워오신 것만으로도 대단하신거에요. 고맙습니다."
6. 신앙인으로...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합니다.
기도 없이는 당사자의 어려움과 상황을 돕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셨어요.
당사자와 종교가 같을 때는
복지관 관장님과 함께 방문해서 가정을 위해 기도해주기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같은 신앙인으로 당사자의 어려움이 잘 해결되고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7. 조직이야기
기관 내에서 신입 사회복지사에게 많은 일을 맡기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원혜진 선생님께서는 수습이 채 끝나지도 않은 3개월 차에도
천여명이 넘는 지역축제와 그와 비슷한 여러 사업을 맡을 정도로 많이 일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니 그것보다 올바른 길과 방법, 지향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신입 사회복지사에게도 그렇게 슈퍼비전을 주고 함께 한다고 하셨습니다.
일을 하기 위한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인사관리.
동의하고 지지합니다.
그리고 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은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노사 협약과 대면을 통해 당당하게 노동자의 권리와 의식을 밝히고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방아골복지관도 노동조합이 있으나
군산나운복지관보다는 조금 덜 활성화 된 느낌입니다.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더 듣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풍성하게 나누었습니다.
군산을 떠나 전주로 오면서 이 만남에 대한 감동과 전율을 잊지 못해요.
한 달이 지난 지금에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좋은 선배가 있으니 참 든든하고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잘하고 있는 원혜진 선생 고맙고, 잘 묻고 듣고 기록하여 올린 권대익 선생 고맙습니다.
잘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