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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평생사랑)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해와달
<7일차 소식> 생명과 평화는 하늘의 뜻입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목적이 변경되었다 합니다. 그토록 많은 국민이 반대하였던 운하 사업은 또 추진된다고 합니다. 사회를 밝혔던 민심에 대한 권력의 평가는 날마다 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존감을 찾고자 하는 외마디 비명에 권력은 외면하고 무심합니다. 그러나 권력자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인간다움과 생명과 평화가 함께하는 사회를 염원하는 마음은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오체투지 순례 구만리를 지나가다> 순례단은 너무나도 한적한 시골길에서 숙박을 해결하였습니다. 지리산 자락이 끝나는 천은사 앞 삼거리 인근의 공터에서 숙식을 해결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의 식사시간 순례단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수경스님 앞으로 보내진 어느 스님의 편지 때문입니다. 수경스님과의 인연을 담담히 풀어쓰며 무시 회향을 염원하는 편지였습니다. 어제 무릎이 좋지 않았던 수경스님은 연신 웃음꽃을 피며 ‘어서 어서 가자’ 진행팀에게 순례길을 재촉하더군요. 오늘 순례단은 구례군 광의면 연파리를 지나 ‘구만리’에 도착하여 일정을 종료하였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진행한 거리 중에서 가장 먼 거리를 진행하였습니다. 오늘도 순례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도로에서 진행하였기에 차량의 소통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무릎이 좋지 않았던 수경스님은 오전 종료 무렵에는 한동안 쉬어야 할 정도였으며, 내리막길에는 두 순례자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하였습니다. 가을 곡식을 여물게 해주는 햇살은 여전히 따갑고, 아스팔트 도로는 여전히 순례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무심코 순례단을 지나쳐 천천히 가지만, 운하보다는 빠르다는 시골길 경운기 속도가 부럽더군요.
다행히 오후에는 들판에서 불어주는 시원한 가을 바람이 순례자의 발길을 가볍게 하였습니다. 문규현 신부님이 계시는 전주 평화동 성당의 많은 분들이 순례에 함께 참여하여 모두에게 기운을 주셨습니다.
오늘 일정은 ‘구만리’ 저수지 앞에서 종료되었습니다. 순례단이 지나는 길에 서 있던 ‘구만리’ 안내 비석을 보며, 참가자들이 ‘오체투지 순례단 구만리를 가다’라고 서로에게 말하더군요. 우리의 발걸음이 구만리를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구만리에 퍼져서 온 대지의 생명력이 되살아나길 기대합니다. 오늘 순례단은 발걸음을 멈춘 지점에 있는 ‘구례 우리밀 가공공장의 농촌교육관’에서 짐을 풀었습니다. <7일의 순례를 지나며> 7일째. 이제 1주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오체투지를 순례를 떠날 때 오체투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체투지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왜 하는지, 어디서 어디까지 가는지 묻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모두에게 낯설고 처음 접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1주일이 지났습니다. 1주일의 시간이 지나면서 순례자도 진행팀도 참여자도 모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하루 하루 동일한 시간대로 진행이 됩니다. 이른 아침 6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아침 안개가 사라지기 전인 오전 8시에 순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전 11시 무렵 오전 순례가 종료되고, 오후 2시 무렵에 다시 순례가 재개됩니다. 그리고 오후 5시 무렵 하루 순례 일정이 마무리됩니다. 그 길에 순례자의 낮은 소리가 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같은 진행이고, 그 시간마다의 느낌은 다르더군요. 하루의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 출발 당일이 있었는가 하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축복이라는 가을 햇살의 고마움이 한 순간에 원망스러움으로 변해버린 날도 있었습니다.
먼 길을 고행으로 가는 순례자가 격한 호흡을 내뱉다가도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도로를 만들기 위해 파헤쳐진 산을 보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마을 어귀 서 있는 큰 나무 아래 한 평의 쉼터에서 평온한 미소를 보이기도 합니다.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을 보이며 순례자를 포옹하는 참여자가 있는가 하면, 차가운 냉수를 아무도 모르게 놓고 다시 길을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순례를 진행하고 난 지난 1주일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순례단은 잘 모릅니다. 1주일만에 다시 온 참여자가 전하는 소식이 신기한 듯 귀를 기울일 때에야 ‘우리가 순례길을 나섰구나’ 확인하는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순례길에서 만나는 많은 마음들이 모여 사람다워짐에 대한 염원과 자연의 생명력, 공존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가치가 조금 더 확산되길 기도할 뿐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감동을 받고, 사람이 자연에게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모습일 것입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순례길에 마음을 모아주시고 공명해주신 모든 분들께 평화의 마음을 보내며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는 순례자입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최근 순례단에는 진행팀으로 새로운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분들이 두 성직자의 순례를 지원하기 위해 한 구성원으로 모였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마지막으로 결합한 촬영팀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순례단 진행팀의 막내인 최유진 님은 순례 기록 중에서 동영상 촬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유진님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니 제 자신이 뭔가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상을 통하여 한국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얘기하고 싶었고 또, 오체투지를 왜 하는가에 대한 영상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직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지만 우리사회에 팽배한 이기주의, 욕심, 대립과 갈등 속에서 스님과 신부님께서 함께 고행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합니다. 또한 순례단에 하루 일정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전라북도 완주에서 오신 박천길님은 “TV에 나오신 순례단을 아들에게 보여줬더니 공교롭게도 가자고 해서 왔다”고 합니다. 박천길님은 요즘은 아들에게 뉴스를 보여주기가 두렵다면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그릇된 가치관이 정립되거나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때론 뒤돌아보고, 주위도 살피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합니다.
점심 무렵 순례단의 위치를 묻는 전화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오후 순례에 함께하신 김세리(구례)님은 수경스님의 글을 신문에서 일고 참여하게 되었다며, “오늘 순례를 하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그러나 세상에 희망의 씨앗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배를 하고 고개를 들 때면 눈물이 흐르지만 마음은 벅차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함께하기에 희망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순례는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모이고 연대하며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전주 평화동 성당의 장준상님은 오늘 직접 오체투지를 경험해보았습니다. “오체투지를 직접 해 보았더니 무척 힘이 든다.”면서, “사람의 길은 인간의 도리이고, 생명의 길은 생명과 자연의 존엄성, 평화의 길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사람의 길과 생명의 길, 그리고 평화의 길은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 길을 잊고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서울) / 한성수 목사(순천하늘씨앗교회) / 김광철(구례 수평교회) / 유병희(경주) / 홍숙경(마중물) / 최성희(부산) / 신이지(지리산)/ 정은영, 박천길, 박예담(완주군) / 정병희외 14명(평화동 성당) / 주호영외 1명(문정성당)/ 전만수 외 1명(마중물) / 김세리(구례) <일정 안내> ● 9월 11일(목) : 구만제 저수지(시작) - 내온마을(경유) - 한천마을 사거리(종료) ● 9월 12일(금) : 한천마을 사거리(시작) - 산동면소재지(경유) - 현천마을 입구(계천교) ● 9월 13일(토) - 9월 16일(화) : 휴식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김금미(구례 광의면 철물점)님께서 음료수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구례 광의면 청년회에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 주셨습니다. - 문정성당에서 생수와 음식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유재홍(부안)님께서 쌀 20kg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조미옥(부안)님께서 꽃베개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최성호(우리밀 공장 대표)님께서 건빵, 국수, 생수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 구례 여성농민회에서 밤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9. 10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
첫댓글 저희 고향을 차곡차곡 지나가시는군요, 마음으로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