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는 ‘하이 눈’(1952년)의 명감독 프레드 진네만이 미국작가 제임스 존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1953년에 연출한 흑백영화이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직전에 하와이에 있는 미군부대를 배경으로 네 남녀의 사랑과 갈등, 우정을 그렸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조연상(프랭크 시나트라, 도나 리드), 각색상, 촬영상, 음향상, 편집상 등 8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아울러 칸 영화제 특별상을 필두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감독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상을 받았다. 호화 캐스팅이 눈에 띈다.
1941년, 나팔수였던 프루잇 일병(몽고메리 크리프트 扮)은 하와이에 있는 연대로 배속되어온다. 전직 권투선수였던 그는 스파링 상대의 눈을 멀게 한 트라우마 때문에 권투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권투마니아인 중대장은 온갖 체벌로 그를 협박하면서 권투시합 출전을 강요한다. 프루잇은 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중대장은 그를 명령불복종으로 군사재판에 넘기려 하는데, 중대 선임하사인 워든 중사(버트 랭카스터 扮)의 만류로 무산된다.
부대에서 프루잇을 살갑게 대해주는 병사는 매지오(프랭크 시나트라 扮) 뿐이다. 어느 날 매지오는 자주 가는 사교클럽에 그를 데리고 가는데, 프루잇은 거기서 웨이트리스 엘마(도나 리드 扮)와 사랑에 빠진다. 엘마는 순박하면서 외로워 보이는 프루잇에게 자신이 겪은 실연(失戀)과 꿈, 그리고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얘기하면서 마음을 연다.
중대장의 부부관계가 최악임을 알고 있는 워든 중사는 중대장이 출장을 떠났을 때 그의 미모의 아내 캐런(데보라 카 扮)을 찾아간다. 상사의 아내와의 불륜은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워든은 ‘아름다운 여인이 버려지는 게 싫어요.’ 하면서 접근하고, 캐런도 ‘말씀 많이 들었어요.’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아준다. 이윽고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두 사람은 몰래 만나 해변에서 함께 수영을 하는 등 밀회를 즐기는데, 캐런은 남편이 외도(外道)가 잦고 출산일에도 집에 들어오지 않아 아이를 사산(死産)한 적도 있다면서 가슴에 담고 있던 얘기를 워든에게 털어놓는다. 캐런은 ‘장교가 되면 남편과 이혼하고 당신과 결혼하겠어요.’ 하면서 워든에게 장교 지원을 권한다.
한편, 중대 권투 팀의 하사가 프루잇에게 시비를 걸어 결국 싸움이 벌어지고 프루잇이 그 하사를 때려눕힌다. 중대장이 프루잇을 하극상으로 처벌하려고 하자, 연대장은 그동안 부당하게 프루잇을 괴롭혀온 중대장을 군사법정에 세우겠다고 말한다. 중대장이 군사법정 대신 전역(轉役)을 선택하고 본토로 돌아가게 되자, 워든 중사와 캐런도 이별을 하게 된다.
매지오는 부당한 경비근무를 서다가 억울해서 무단이탈을 하는 바람에 악질하사 저드슨(어네스트 보그나인 扮)이 있는 영창에 가게 된다. 연일 계속되는 저드슨의 무자비한 구타에 거의 초주검이 된 매지오는 가까스로 영창을 탈출하여 프루잇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그날 저녁, 프루잇이 눈물을 흘리며 부는 진혼곡 나팔소리가 영내에 울려 퍼진다.
다음날, 프루잇은 클럽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저드슨을 만난다. 그리고 격투 끝에 저드슨을 죽이지만 자신도 칼에 배를 찔리는 중상을 입는다. 프루잇은 귀대하지 않고 엘마의 집으로 가서 상처를 치료하면서 은신한다.
일요일 아침, 일본군 폭격기들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자, 프루잇은 부대 복귀를 결심한다. 엘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픈 몸으로 부대로 향하던 프루잇은 그를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한 경비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지고 만다. 워든 중사가 그의 시신을 수습하고, 캐런과 엘마가 본토로 가는 뱃전에서 얘기를 나누면서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에서 워든 중사와 캐런이 해변에서 벌이는 키스신은 영화사상 명장면으로 꼽힌다. 파도가 키스하는 두 사람을 덮치자 캐런이 먼저 백사장 쪽으로 달려가고, 워든이 그 뒤를 쫓아가서 누워있는 캐런에게 다가가 격정적으로 키스를 한다. 얼굴에 물기가 촉촉한 캐런이 ‘예전엔 몰랐어요. 이렇게 황홀한 키스는 처음이에요.’ 하고 말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별것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면서 에로틱한 장면이었다.
또, 프루잇이 죽은 매지오를 위해 텅 빈 연병장에서 진혼나팔을 부는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병사들이 모두 창가로 가서 나팔소리를 듣고 있고, 사무실에 있던 워든 중사도 밖으로 나와 기둥에 기대어 트럼펫을 부는 프루잇을 바라보고 있다. 프루잇의 뺨에는 한 가닥 굵은 눈물이 흐른다.
이 영화에서 자신의 소신을 지켜온 두 주인공의 결말을 보자.
프루잇은 권투를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키려고 어렵게 병영생활을 해왔다. 그러다가 죽은 전우의 복수를 하다가 부상당해서 탈영하지만, 부대가 위험에 처하자 자진해서 복귀하다가 억울하게 숨지고 만다. 이 영화의 제목 ‘지상에서 영원으로’는 죽음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워든 중사는 평소에 무능한 장교가 되는 것보다는 그냥 하사관으로 남기를 원했다. 그러다가 캐런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장교시험 응시서류를 냈지만 그 서류에 서명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진심으로 캐런을 사랑했지만, 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하사관으로 남겠다는 소신을 지킨다.
위기에 처한 미국의 남성상을 주로 다루었던 프레드 진네만 감독은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도 전작 ‘하이 눈’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2002년 ‘보존해야 할 영화 유산’에 선정되어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보존하는 국립영화 등기부에 등록되었다.
나는 이영화를 군대시절 내무반TV로 봤는데 그당시는 좀 지루했고 버트랭카스터와 데보라카의 해변 키스장면만 기억에 남았다.
제대후 집에서 다시 봤는데 미남배우 몽고메리 크리프트와 가수이자 배우 프랭크 시내트라의 열연이 돋보였다. 특히 프랭크시나트라의 죽음후 몽고매리 크리프트가 그를 추모하며 나홀로 연병장에서 진혼곡을 불자 모든 전우들이 잠에서 깨어 듣는 장면은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후 진혼곡은 니니로소의 Il Silenzio (적막, 밤하늘의 트럼펫)으로 널리 알려졌다
니니로소의 밤하늘의 트럼펫 - 연주와 노래
날이 저물고,
태양이 사라지고,
호수에서,
언덕에서,
하늘에서,
모든 것이 잘 되고,
안전하게 쉬고,
신은 가까이에.
Day is done,
gone the Sun,
from the lakes,
from the hills,
from the sky,
All is well, Safely rest,
God is nigh.
첫댓글
아이고 기정수님
이 비오는 이침에
제가슴이 마구 쪼여 들게
아침밥 꾹 꾹 십는 중 에
밤하늘의 트름펫 듣는내내
가슴이 쪼여들어
십던 음식을넘기질 못하네요
머언 추억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해요 금욜 행복한 요일되세요
밥다먹고조금 있다가 이곡에
버금가는 답곡하나 드리께요
아이고.. 이 아침에 추억을 선물 주셔서..
너무 고마운 마음에... 밥은땡 제켜노코..
음악찾아 후딱 달려 와봅니다..
역시 무진장 좋아햇던 곡입니다..
들으시면 좋으실거라 믿고...
https://www.youtube.com/watch?v=pzHmINwPF4A
PLAY
@이지 반갑습니다. 이음악도 학창시절에 좋아했던 곡인데 오랫동안 잊고있다가 이지님 덕택으로 다시 들어 봅니다. 좋은 음악 금사합니다!
제가 올린 "밤하늘의 트럼펫"이 옛추억을 생각나게 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기정수님~
참 오래된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 ....
중학교 다닐때 본 기억이 있네요
밤하늘의 트럼펫 곡도 잘 듣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반갑습니다. 2차세계대전때 일본의 진주만 피습을 배경으로한 아주 오래된 흑백 고전명화입니다. 영화와 더불어 진혼곡 밤하늘의 트럼펫은 지금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기억도 아물아물한데요.....
좋은 영화 무지 오래됐는데........ㅋ
난 한떄 영화광이엇거든요......ㅎ
반갑습니다. 저도 이영화를 두세번 봤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이렇게 글을 봐야 생각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귀에 익숙한 진혼곡이죠
저도 이 영화 봤어요
그 당시 집이 성북구 였는데
의정부로 들어와 영화보고 시장안에서
초코렛을 사서 먹으며 짙은 남녀의 사랑에
당시의 불륜은 이해하기 힘들었죠ᆢㅎ
반갑습니다. 성북구에서 의정부까지 가서 영화를 보셨군요^^ 저도 이영화를 처음볼때 버트랭카스터와 상사부인인 데보라카의 사랑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줄거리도 이해하기 힘들어 지루했는데 지금 관점에선 이해가 됩니다
못 본 영화지만 기정수님의 스포일러로 인하여 흥미가 생겨서 꼭 보겠습니다.
장가못간 늙어가는 아들이 제방에 홈시어터를 설치 해놓고 게임과 영화,음악 사운드를 즐기며 살기에 덕분에 제가 고급 혜택을 받고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옛고전영화라 좀지루할수도 있습니다 고급장비로 보시면 훨씬 멋질거 같습니다!
이 영화 처음 본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그 후에 TV를 통해 여러 번 보았네요~
두고 두고 봐도 감동이 사라지지 않는 명작 입니다~
반갑습니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제목자체가 지니는 뜻도 엄청난 포스가 느껴집니다. 저도 TV에서 몇번 봤지만 다시보고 싶은 명화입니다^^
긴 글 재미있게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문화인이 못되어 아직껏 보진 못했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유튜브에 가시면 영화전체를 보실수도 요약편도 보실수도 있습니다^^ 시간나실때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주 좋습니다
먼 추억속의
명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자들은 누구나 군대시절 취침나팔때문에 밤하늘의 트럼펫에 대한 추억이 있을겁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자세한 얘기는 가물가물...
반갑습니다 저도 줄거리는 잊고있다가 글쓰면서 다시 알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