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arca.live/b/society/105083793
근 10년간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65~75% 사이를 왔다갔다했음.
2020년에 대학에 입학한 2001년생이 548,734명이니 대략 40만명 정도가 대학교에 진학했다는 것. 물론 이 중에는 소위 지잡대도 상당수 포함되어있으니 무조건 믿으면 안되지만, 불과 30년 전인 1990년의 대학진학률이 34.3%였으니 75%는 굉장한 수치인 것. 사실 이마저도 2008년의 83.8%에 비하면 낮아진 수치임.
이 말인 즉슨, 현재 한국의 2~30대는 부모님에게 어마어마한 지원을 받으면서, 피터지는 경쟁을 해가면서 기초교육, 고등교육을 받아 마침내 고용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것임.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그렇게 나온 고용시장의 상황을 보면 '괴리감'이 제일 먼저 듬.
내가 원하고자하는 대기업, 공기업...이 아니더라도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의 경쟁률은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
대졸 취준생들이 원하는 희망 초봉은 대체적으로 최소 3,000만 원 이상임. 대기업, 공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은 내가 원하고자 하는 연봉보다 높으니 당연히 원서를 넣어본다. 중견기업들도 얼추 내가 원하고자하는 연봉과 비슷해 지원서를 넣어봄.
그런데 운이 안 좋았는지. 하다보니 계속 탈락함. 이유가 뭘까?
결국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눈을 낮춰서 중소기업으로 들어가겠다는 선택을 했음.
하지만 그렇게 눈을 낮춰 바라본 중소기업의 현실은 녹록치 않음. 연봉을 상당히 희생해야 하는 것임.
심지어 평균값이 2881만원이니까 중위값은 기껏해야 한 2400~2600 정도일 것임. 진지하게 학자금 대출은 제대로 갚을수 있을까? 월세는 제대로 낼수 있을까? 고민이 생기기 시작함.
심지어 중소기업에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월급이 정말 쥐꼬리만큼 올라 격차가 더 벌어짐.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선택할수 있는 선택지는 3가지임.
1) 현실을 인정하고 (내지는 가스라이팅에 당해서) 현실에 순응하고 평생 저임금을 받아들이거나
2) 경력을 쌓아 대기업 수시채용에 원서를 넣거나
3) 해외로 이직준비를 하거나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서 한국의 교육시장과 고용시장은 이렇게 큰 괴리감이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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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조차도 한국>일본이라는걸 보고 놀랐을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놀라운게 아닌게 20년 사이 일본의 1인당 gdp가 불과 8.8% 성장한 반면, 한국의 gdp는 약 2.46배 성장했다는걸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 대기업은 1인당 gdp보다 오히려 더 높은 임금상승을 이뤄냈지만, 중소기업은 1인당 gdp보다 더 낮은 임금상승을 이뤄낸 것이다. 또한 양국의 사회진출 시기와 정년보장 기조 등도 따져봐야 될 것임.)
이러한 현상은 유독 한국이 강함. 시계를 더 돌려 1980년으로 돌아가면, 이 당시만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1.1배에 불과했음.
그렇다면 40년 사이 뭔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벌어진걸까? 주 69시간을 안해서? 절대 아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한 계약.
이 자료에서 매출액만 따지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로 보면 전혀 딴판이다. 한국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전자산업에서 2017년 대기업은 18.1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왔지만 중소기업은 고작 4.12%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한국의 또 다른 주력산업인 자동차 업계로 가보면, 2021년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6.3%였지만, 1차 하청업체들의 이익률은 2.1%에 불과했다.
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자동차 업계에서 700여개의 1차 하청업체 중 43%의 기업은 고객사, 즉 원청기업이 단 한곳 뿐이었음.
이들 하청업체들은 사실상 원청기업이 돈을 얼마를 주든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임. 받아들이지 못하면 사업을 접는다는 선택지밖엔 없으니까. 전형적인 독과점인 것임.
조금 세게 말하자면, 한국의 독과점 방지법은 유명무실하며, 한국의 경제는 소수의 대기업들이 경제를 완전히 장악하고, 패악질을 부리는 것임.
이런 상황에서 하청기업들이 뭘 할수 있겠는가? 임금 인상? R&D? 외부인재영입? 자체적인 투자??? 영업이익률이 4%/2%라면 남는게 거의 없다는 이야기인데?
독과점의 무서움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독과점을 단순히 소비자에게 좋지 않다라고만 받아들였지만, 다수의 중소기업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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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익을 독점하고 있을 대기업들은 상황이 좋을까?
규모가 클수록 수직적 문화가 더 뿌리깊게 자리잡을수밖에 없다. 이건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지만, 한국은 거기에 특유의 서열문화, 군대문화가 끼얹어져 서열이 모든 것을 정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대기업들조차 정부부처마냥 관료적 마인드가 크게 자리잡아있다. 다시 말해 외부의 변화를 극도로 꺼려하며, 혁신을 하지 않고, 물갈이를 하지 않는다.
외부영입인재나 신입사원이 의견을 제시하면 '너가 뭘 알아.' '그거 그렇게하는거 아닌데.'라며 깔아뭉개고, 남을 헐뜯고 비난하기 바쁘다. 국가 경제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대기업들도 이모양 이꼴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문화가 있는 대기업에서 은퇴하거나 도태된 임원들이 중소기업에 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안 봐도 비디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런 문화에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매우 경직된 고용유연성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위에서 꼰대짓하면서 상사 비위 맞추는게 진급을 할 수 있는 제일 빠른 지름길이다. 무능해도 고용이 법적으로 보장되니까. 자연스레 보신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이러다 보니까 오히려 비정규직인 임원들이 혁신을 외치는데도 정규직인 중간관리자들이 혁신에 반대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는 것임. 왜냐? 내 자리는 보장되어있는데 굳이 왜 바꾸느냐는거지. 흔히 말하는 철밥통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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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국의 기업들은 보상을 주는 것에 굉장히 부정적임. 성과급에 굉장히 인색하며, 회사가 잘되면 회사가 잘나서 그런 것이고, 회사가 잘 안 되면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안 해서 그런것임. 자사주 지급도 굉장히 인색함. 그러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가스라이팅을 걸고 있지.
더 큰 문제는, 쪼개기 상장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최대한 낮추려고 함. 왜냐고? 그래야 경영권 확보에 유리하니까. 설사 직원들이 자사주를 받았다고 해도 그 자사주는 순식간에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거임. 뭐 어쩌라는거야.
이러한 문제는 한국이 주주의 권리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임. 한국에선 주주의 권리라는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있는 권리도 침해당하면 구제당할 방법이 전혀 없음. 한국은 집단소송제도가 제일 미비한 국가이기 때문에 싸움은 기업 vs 개인의 싸움이 되며, 이런 싸움은 기업이 아주 쉽게 눌러버릴수밖에 없음.
외국은 자사주를 매입하면 소각하는 과정으로 주식을 컨트롤하지만, 한국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가지고 있거나 심지어 나중에 되팜.(???) 회사의 이익만 우선시하고, 주주의 이익은 나몰라라 하는것임.
이런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왜 함? 다 회사에 빨려들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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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의 공은 상사의 것, 상사의 실수는 부하직원의 책임" - 오오와다 아키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 CEO들은 이런 상황에서 하부 직원에게는 고용유연화를 부르짖으면서도 CEO 본인들은 콘크리트로 남고 싶어하는, 선택적 고용유연화를 외치고 있음.
막말로 미국처럼 퇴직금으로 몇백억 챙기고 물러나기라도 하면 기사회생의 가능성이라도 있지, 저렇게 철근콘크리트마냥 단단히 버티며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오너리스크만 더 커질 수밖에.
첫댓글 삼성이 망하면 나라 망한다는데 내 생각엔 삼성이 망해야 나라가 살음ㅋㅋㅋㅋㅋ 불공정 계약 도랏어
공감해 대기업의 문어발식 독식 문화가 제일 문제 같아. 잘 보면 중소기업의 자리를 다 빼앗고 있더라... 해외 대기업이랑 경쟁도 안 하려고 하고 개한심... 꼰대문화랑 갑질 문화도...문제고..우리나라 청년들이 너무 아까워...다들 인재들 뿐인데...
무튼 삼성과 대기업들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함. 낙수효과라는 건 착시고 존재하지 않으니까.
다들 언어 공부열심히해서 해외로 나가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이 다라는 언어가 지배한 사회는...
진짜 공감함...
4년제+각종 스펙 요구하면서 최저주더라ㅋㅋㅋㅋ ㄹㅇ 걍 언어 배워서 해외 나가는 게 답임
ㅇㄱㄹ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