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1월말까지 가와사키시 자이언츠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한 뒤 다음 훈련코스로 넘어갈 예정이었던 정민철은 갑작스런 집안일로 부랴부랴 귀국을 결정, 27일 오후 12시30분 아내 김경아씨와 함께 대한항공편으로 나리타공항을 떠났다. 올초 요미우리와의 2년 임대계약을 매듭짓고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해보는 모국 나들이다.
조기귀국을 결정하게 한 집안일에 대해 "그냥 경사스런 일"이라고만 밝힌 정민철은 새로운 훈련일정이 잡힐 때까지 고향인 대전 근교에서 통역담당 신중모씨(36)를 파트너로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다.
물론 당분간은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한다. 어머니가 계시는 대전의 고향집에다 여장을 풀자 마자 공주에 있는 선산으로 달려가 성묘를 하고, 한화구단이며 집안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도 드려야 한다. 지난해 3월 결혼 이후 바쁜 일정 때문에 1년반이나 미뤄온 신혼여행을 잠시 다녀올 생각도 갖고 있다.
그 다음은 오로지 훈련이다. 일단 한화의 팀 훈련에 참가할 계획도 갖고 있지만 괜스레 팀 분위기를 흐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개인훈련을 할 작정이다. 겨울에 하는 훈련이래야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정도. 따라서 올 연말까지 대전의 집 근처에서 모든 걸 해결할 작정이다.
그리고 내년 초에는 조성민-최진실 부부와 함께 괌이나 사이판으로 약 보름간의 `특별캠프'를 떠난다. 둘다 신혼부부라 자칫 `허니문 캠프'로 비춰질 지도 모르지만 정민철과 조성민은 아예 처음부터 `지옥훈련'을 자청할 생각이다. 정민철 2승, 조성민 1승2패. 올시즌 이들 둘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기에 잠시도 노닥거릴 심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일정은 바뀌었지만 훈련강도는 조금도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내년시즌을 기대해 보십시오." 정민철의 패기가 마치 결승전을 앞둔 고교생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