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가면

[재미사마(박용주)]

 사랑의 가면

의지(意志)하는 마음

타인(他人)에게 의지하려 하지 말라. 꿋꿋이 홀로 서라.

의타심(依他心)은 당신을 망설이게 한다. 의타심을 가지고 있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의타심(依他心)은 군중(群衆 )속으로 끌어들인다.

의타심은 혼자가 되는 것을 방해(妨害)한다.

의타심은 당신 스스로 결정(決定)을 내리지 못하도록 판단력(判斷力)을 약화(弱化)시킨다.

의타심(依他心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모방(模倣)하고 따르도록 종용(慫慂)한다.

의타심(依他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사악(邪惡)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은 언제나 달콤한 목소리로 당신을 유혹(誘惑)한다.

인생은 쉬운 길이 있다. 탐구는 당신을 지치게 할 뿐이다. 결정(決定)에는 반드시 책임(責任)이 뒤따른다. 그러므로 당신이 무엇인가를 결정했을 때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에는 당신이 책임지지 않고도 적당히 살아가는 편한 방법들이 있다. 당신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모두 그 방법을 택했다. 이제는 당신 차례다. 쉽게 살아갈 수 있는 적당한 기회가 왔다. 당신은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된다.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해좋으면 그때 따라가라. 다른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아주 쉽게 걸어갈 수 있다. 유혹은 늘 이런 식이다.

그러나 절대 속지 말라. 그것은 마음이 파놓은 함정(陷穽)이다. 당신이 마음의 유혹(誘惑)을 이겨내지 못해 마음이 하자는 대로 따르면 잠깐 동안은 편할지 몰라도 궁극에 이르는 길은 결코 발견(發見)할 수 없을 것이다. 남의 뒤를 따라가는 당신은 제아무리 빨리 뛴다 해도 결국 사람의 뒷전에 있을 뿐이다.

마음은 환상(幻想)과 같아, 허망한 분별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붙잡을 수 없으며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마음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 멈추지 않고 이러나자마자 곧 사라진다.

마음은 등불의 불꽃과 같아, 인(因, 모든 일의 씨앗)이 있어 연(緣, 모든 일의 대상)에 닿으면 불이 붙는다.

마음은 번개와 같아,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소멸한다.

마음은 허공과 같아, 뜻밖의 연기로 더렵혀진다.

마음은 원숭이가 되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인다.

마음은 화가와 같아, 온갖 형태를 나타낸다.

마음은 존경에 의해 혹은 분노에 흔들리면서 교만해지기도 하고 비겁해지기도 한다.

마음은 도둑처럼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간다.

마음은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부나비(하루살이)처럼 화려함을 좋아한다.

마음은 전쟁터의 북처럼 소리를 좋아한다.

마음은 썩은 냄새를 탐하는 멧돼지처럼 타락(墮落)의 냄새를 좋아한다.

마음은 음식을 보고 침 흘리는 개처럼 맛을 좋아한다.

마음은 기름 묻은 접시에 달라붙는 파리처럼 감촉을 좋아한다.

재물을 보면 갖고 싶어 탐내는 것도 마음이요, 권력의 칼로 천하를 휘어잡고 싶어하는 것도 마음이다.

마음은 번뇌(煩惱)하는 것도 싫어한다.

마음은 당신이 구도자(求道者)가 되는 것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구도한 혼자서 걷는 고행(苦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남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은 결코 내면의 여행을 떠날 수 없다. 당신의 삶은 당신만의 것이며, 당신이 찾는 진리(眞理) 또한 다른 사람과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