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수 여행 둘째날

[바람숲]

여행 가면 잠을 잘 못 이룹니다. 의외로 엄청 예민하죠.
아침이 오길 기다리고 기다리다
오전 6시 3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 살그머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펜션...

겨울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지만, 봄여름가을이면 인기가 많을 펜션입니다.

어둠 속에서 눈에 띈 이것...

처음엔 배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돌산....

돌산치마갓이랍니다. 꼭 배추처럼 생겼지만 참 고소할 것 같네요.

집집마다, 마을 언덕마다 너른 돌산갓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바닷가 마을 답게 집집마다 생선 말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네요.

아, 구워먹으면 정말 맛있겠어요.

마을 앞에 펼펴진 어두운 바다...

사람들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지만, 바다는 이미 깨어서 철썩철썩 처르르

이름 모를 바다새들도 저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출어를 기다리는 배들 사이로, 선장님들의 고함 소리도 들립니다.

마을 집집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어구들....

산책을 마치고,

일출을 보기 위해 향일암으로 나섰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해는 떠 있었어요.

날이 약간 흐린 게 참 아쉬웠지요.

잔잔한 바다를 가르고 지나가는 배를 보며

둥싯 떠오른 해를 보며

참 맑은 여수의 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합니다.

한가한 겨울 여행을 즐기고 있는 우리들...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여행으로 묶어 놓았을까요?

갑자기 인연이란 낱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기를.....

아침도 거른채....1일 2식을 하기로 한 우리들....무엇 때문일까요?

해양케이블카를 탔습니다.

우리가 탄 것은 크리스탈....

바닥에 환히 내려다 보이는 케이블카입니다. 물론 가격은 일반보다 비싸지요.

얼굴은 웃고 있지만, 다리 아래는 덜덜덜 떨고 있는.....

케이블카 아래로 보이는 이순신 대교- 광양과 연결된다고 합니다.

이순신을 빼놓으면 생각할 수 없는 여수....

날이 흐리지 않았다면(미세먼지인가?)

더욱더 아름다웠을 모든 것들...

바닷가 언덕에 있는 오래된 집들의 빨강, 주황, 노랑 지붕....

방파제 끝에 위치한 빨간 하멜등대....

어디를 보아도 여수는 소박하고 아름답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반겨주는 소원 나무들...

자물쇠가 아니고 나무도 된 것이어서 조금 색다르네요.

자, 이제 오동도로 들어갑니다.

고불고불 나무 층계를 따라 한참 내려가서

다시 오동도로 향하는 긴 길을 따라 걸어야 하는 길...

왜적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운 거북선....

참 이상한 일이지요?

지난 해, 다락원에서 나온 '진짜 대장, 이순신'

그리고 12월에 원고를 쓴 '난중일기'

어찌하여 이렇게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것인지....

그 두 개의 원고를 쓰기 전에 이곳 여수에 내려왔다면 조금 더 나은 원고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아쉬웠습니다.

오동도에는 동백나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바로 대나무입니다.

오동도에서 바라본 바다....

오래된 나무에 안겨 있는 기분은 어떨까요?

참 편안하고 그윽했습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이순신 광장...

어제 늦어서 못 본 것들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지요.

그러기 전에 우선 아점부터....

아점으로 선택한 것은 생선구이...

어제 회는 실컷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생선구이를 먹어보기로....

짭쪼롬하니 맛있었습니다.

밑반찬들도 맛있었구요.

이순신 광장에 있는 거북선...

거북선 안은 그 당시 우리 수군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노를 젓고, 어떻게 왜군과 싸웠는지 잘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은 진남관....

아쉽게도 공사 중이어서 바라보기만 하고 왔답니다.

2019년 11월이나 되어야 보수가 완료된다고 하니 2020년에나 볼 수 있겠어요.

사실, 가장 보고 싶었던 건물이었는데...

난중일기 작업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물이었거든요.

국보 제304호. 정면 15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건물.
조선시대 전라좌수영에 속하였던 군사건물로서 1599년(선조 32) 처음으로 건축되었으나, 그 뒤 1716년(숙종 42)에 불타 없어진 것을 다시 중건하였다고 하네요.

아쉬우니까 사진으로나마 감상해보세요.

짧은 1박2일 여행을 마치면서

여수가 참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과

먹을거리뿐 아니라 볼 거리가 참 많다는 것을 새로 알았습니다.

궁금했던 여자만도 가보고 싶고, 거문도도 궁금했으나

시간 관계상 다음으로 미루고...

우리의 겨울 여행은 또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산초]

마지막 사진 뒤에 있는 건물이 진남관인가요?
굉장히 독특한데요?

[바람숲]

꼭 보고 샆었는데 ...통영에 있는 세병관 과 비슷한 듯... 진남관 위에 큰 가건물을 씌어놓고 공사하고 있는데 공사하는 모습도 예약하면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