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 군의 깃발은 반달곰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 경주 월성 해자와 태자 동궁 유적 동물뼈와 씨앗 분석 보고서 발간 본, 'Netizen Photo News' 는 가입 필요없이 손님께서도 연결에 넣어두고 날마다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있음 '한국 네티즌본부'
◇ 오늘날 한국에서 멸종 위기종이 된 반달가슴곰의 가죽은 1600여년 전 신라 왕궁 장인들이 선호했던 고급 물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최근 신라 천 년 궁터인 경주 월성 해자(연못)에서 나온 곰의 뼈가 모두 반달곰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 사진:>국립경주연구소에서 월성 출토 곰 뼈들을 정리하고 있는 광경이다.
○··· 이는 곰 몸체 특정 부위의 가죽이 당대 신라군 각 진영의 깃발을 수놓는 고급스러운 장식 재료로 쓰였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들어맞는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년간 경주 신라 궁궐터인 월성의 해자와 태자궁터인 동궁 유적에서 식물 씨앗, 동물 뼈 등을 분석해 고대 신라의 생태환경을 연구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 가장 눈길을 끄는 성과는 1600여년 전 신라 시대 경주로 반입된 반달곰의 내력이다. 월성 해자(연못) 바닥에서 소, 돼지, 개 같은 가축 뼈에 섞여 검출된 5세기께 곰 뼈들을 분석해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본, 'Netizen Photo News' 는 가입 필요없이 손님께서도 연결에 넣어두고 날마다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있음 '한국 네티즌본부'
◇연구소 고환경 연구팀이 국내에 사는 두 종류의 곰과 동물인 불곰과 반달곰을 염두에 두고 분석했는데, 경주에 살지 않는 반달곰의 뼈로 추정된 것이다.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고고학술지 <중앙고고연구> 31호에 ‘월성 해자 출토 곰뼈의 이용과 폐기에 대한 시론’이라는 보고논문을 실었다. <△ 사진:> 경주 월성에 출토된 곰 뼈들의 부위를 설명한 그림.
○··· 발견된 곰뼈는 불곰류와 비교 관찰한 결과 반달가슴곰의 것일 가능성이 크며 신라인들이 월성 주변 공방에서 곰을 해체해 가죽을 얻은 뒤 버린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해자에서 발견된 곰뼈는 앞다리에서 발로 이어지는 요골 5점, 발꿈치 부분인 종골 3점 등 고기가 별로 나오지 않는 앞다리와 발목 관절 부위가 많다. 김 연구원은 월성 출토 곰뼈들을 볼 때 고기가 적은 부위를 제거하고 사용하기 힘든 부위를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특이한 건 곰뼈의 종골과 요골에서는 개가 이빨로 문 듯한 흔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는 이를 두고 “곰을 해체한 뒤 즉각적으로 폐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 “뼈가 붙은 곰의 고기를 개 먹이로 줬다면 의례용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신라인이 반달곰을 해체한 목적이 사람의 식용이나 의례용 제물이 아니라 고급 재료인 가죽 확보에 있었다는 얘기다.<삼국사기> 권 40 잡지9 ‘무관’조를 보면, 신라인들이 곰 뺨 가죽과 팔가죽, 가슴 가죽을 ‘제감화(弟監花)’, ‘군사감화(軍師監花)’, ‘대장척당주화(大匠尺幢主花)’ 등 군대 무관의 깃발 장식으로 썼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실제로 월성 주변에서는 작은 수혈 구덩이를 판 여러 공방의 흔적이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
김 연구원과 연구소 쪽은 이를 근거로 곰을 반입해 궁궐 근처 공방에서 몸체를 해체한 뒤 가죽을 군사용 상징품을 만드는 데 활용했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았다.당시 반달곰이 경주에 살던 동물이었는지, 다른 외지에서 들여온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현재 반달곰의 서식지는 강원도 오대산, 태백산 일대와 경남, 전남북에 걸친 지리산 일대로 경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외지에서 곰을 경주 왕경으로 데려왔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명확한 근거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이상 반달곰이 월성으로 오게 된 역사적 경위는 앞으로 학계가 풀어야 할 미스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유적의 바닥 흙을 모아 물체질하면서 발견한 식물 씨앗류의 식생 조사결과도 흥미롭다. 월성 해자 바닥에서는 5세기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생종 오동나무 씨앗, 외래종인 피마자(아주까리) 씨앗이 처음 여러 개 나왔다. 연구진이 경주 월성 해자 바닥의 흙을 물체질하는 과정에서 나온 여러 씨앗들을 분류하고 있다.
○··· 오동나무, 피마자 씨앗이 고대유적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다.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 기름, 윤활유의 재료 등으로 잘 알려진 피마자 씨앗은 국내 고대 문헌에는 언급되지 않는 인도 원산이다. 이번에 신라 유적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국내 전래 시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게 됐다.
동궁터 우물 바닥에선 신라인들도 메밀을 먹었음을 실증하는 9~10세기 통일신라기의 씨앗도 처음 나왔고,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만 자라는 비자나무 씨앗, 대추 씨앗 등도 여럿 검출돼 당대 경주왕경의 신라인들이 다양한 곡물과 열매 등을 활용했음을 알게 됐다.
◇ 국내 고대유적에서 피마자 씨앗이 나온 것은 처음이어서 피마자의 전래와 관련한 구체적인 물증을 얻게 됐다.고환경연구팀은 당시 식생과 기후변화도 구체적으로 파악해냈다 <△ 사진:> 경주 월성 해자 바닥에서 나온 5세기께 피마자 씨앗.
○··· 일례로 5~6세기엔 월성 일대에 날씨가 습윤할 때 잘 자라는 참나무 꽃가루 수종이 많았다고 한다. 반면. 7세기를 기점으로 9~10세기엔 날씨가 건조하고 더울 때 자라는 소나무 꽃가루 수종이 확 늘어난 수치가 월성과 동궁 일대에서 나왔다. 연구팀의 최문정 학예사는 “상당한 기후변화가 진행됐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해 4월 월성 해자에서 나온 식물들의 성분을 분석해 연못이 5~6세기에는 가시연꽃으로 뒤덮였고, 주변의 대지는 풀밭과 참나무, 소나무 군락이 펼쳐지는 모습이었다는 1차 분석 성과를 내놓은 바 있다.경주연구소 쪽은 이번에 확인된 분석 성과들을 오는 9월 열리는 국내 학술대회와 내년 7월 체코에서 열리는 세계 고고학대회에서 정식 보고할 예정이다. 글 노형석 기자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