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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우주식(困于酒食)
술과 밥을 실컷 먹어 고뇌(苦惱)한다는 뜻으로, 술과 밥은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이나 취하고 배부름이 적당함을 지나치면 이는 도리어 곤(困)함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困 : 곤할 곤(口/4)
于 : 어조사 우(二/1)
酒 : 술 주(酉/3)
食 : 밥 식(食/0)
출전 : 주역(周易) 第47卦 곤(困)
九二: 困于酒食, 朱紱方來. 利用亨祀. 征凶, 无咎.
구이는 술과 밥에 곤하나, 부르러 오는 임금의 행차가 올 것이다. 제사를 지냄이 이롭다. 나아가면 흉하니 허물할 데가 없다.
象曰: 困于酒食, 中有慶也.
상에 말하기를, "술과 밥에 곤함은 중도로 하기 때문에 경사가 있을 것이다" 하였다.
한국전쟁, 그러니까 6.25전쟁이 터졌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유는 있을 수 없다. 독립할 힘도 없는 대한제국이 중립국을 주장하다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36년간 온갖 고생을 경험한 게 엊그제이다.
그나마 외세에 의해 간신히 광복되었는데, 국력을 키우기도 전에 자유를 주장하다가, 같은 민족이라고 믿고 기댔던 북한에게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당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전쟁을 준비해온지라, 한 달만에 낙동강 이남을 제외한 전 국토를 다 빼앗을 정도로 기세가 등등했다.
견디다 못한 남한 정부는 국가총동원법을 발령해서, 길을 가로막고 각 가정을 뒤져서 젊은 사람을 찾아내서는 모두 군인으로 차출했다. 이때 제일 만만한 것이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이었다. 어디서 보든지 눈에 띠는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고등학생이 제일 많이 징집되었다.
강제로 징집된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자진해서 입대한 학생들도 많았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자발적으로 참전한 것이다. 학도 의용대, 학도 호국단이 그들이다.
징집된 젊은이나 자진해서 입대한 학생이나 훈련시킬 여유도 없었다. 총을 쏠 줄도 모르고, 총에 총알을 장전할 줄도 몰랐다. 그런 그들을 수류탄 몇 개에다 총 한 자루씩 쥐어주고 곧바로 전쟁터에 투입했다. 이들 대부분이 전방으로 배치되자마자 총알을 맞고 전사했다.
말 그대로 총알받이였던 것이다. 워낙에 사태가 급했기 때문에, "맨주먹 붉은 피로! 가서 총알받이로 죽어라" 한 것이다. 이들은 계급장이나 군번도 없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나 지났는데도 유해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사했는지도 모른다.
징집되어서 총알받이로 전사할 때까지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전쟁터는 급박하게 돌아갔는데, 한편에서는 공부를 하라고 하면서 전시학생증을 주었다. 전시학생증은 한국전쟁 때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문교부장관 이름으로 나누어준 학생증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미래를 위한 인재를 기르지 않으면, 전쟁에서 승리해 살아남는다 해도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며, 국가의 미래를 담당할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죽음으로 나라를 지킬 학생도 필요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 나라를 재건할 학생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는 서산대사가 그런 생각을 했다. 여러 제자를 전쟁터로 내보내 희생시키면서도, "백성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서 나라를 구하며 죽을 사람도 필요하지만, 살아남아서 불교를 재건할 사람도 필요하다"고 하며, 막내 제자 편양을 끝내 전쟁터로 데려가지 않았다.
요즘 재테크 하는 사람들이 "돈이 남아서 저축하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돈이 없을 때도 무조건 저축하고 투자해야 된다"고 하는 말과도 연결된다.
임진왜란 때 살아남은 편양스님은, 선배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정진해서 조선 불교를 중흥시킨 증흥조가 되었다.
한국전쟁 때 살아남은 전시학생은, 학도병으로 죽은 형제동지들의 몫을 대신 살아간다는 짐을 지고 대한민국을 부흥시켰다. 또 못 먹고 못 입으며 저축한 돈은 집안을 일으키는 주춧돌이 되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당장은 먹을 것 없이 곤궁하지만,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니, 정성을 다해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다"고 가르친 것이다.
주역(周易)
第47卦 택수곤(澤水困)
(傳)
困은 序卦에 升而不已면 必困이라 故受之以困이라 하니라
곤괘(困卦)는 '서괘전(序卦傳)'에 "올라가고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곤(困)하다. 그러므로 곤괘(困卦)로 받았다"고 하였다.
升者는 自下而上이니 自下升上은 以力進也니 不已면 必困矣라 故升之後에 受之以困也니 困者는 憊乏之義라
승(升)은 아래로부터 올라가는 것이니, 아래로부터 위로 오름은 힘으로써 나아감이니,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곤(困)하다. 그러므로 승괘(升卦)의 뒤에 곤괘(困卦)로써 받은 것이니, 곤(困)은 피곤함의 뜻이다.
爲卦 兌上而坎下하니 水居澤上이면 則澤中有水也어늘 乃在澤下하니 枯涸无水之象이니 爲困乏之義라
괘(卦)됨이 태(兌)가 위에 있고 감(坎)이 아래에 있으니, 물이 못 위에 있으면 못 가운데 물이 있는 것인데, 마침내 못의 아래에 있으니 못이 말라 물이 없는 象으로 곤핍(困乏)의 뜻이 된다.
又兌以陰在上하고 坎以陽居下하며 與上六ㅣ 在二陽之上而九二ㅣ 陷於二陰之中하니 皆陰柔揜於陽剛이니 所以爲困也라
또 태(兌)가 음(陰)으로 위에 있고 감(坎)이 양(陽)으로 아래에 있으며, 上六이 두 陽의 위에 있고 九二가 두 陰의 가운데 빠져 있으니 모두 음유(陰柔)가 양강(陽剛)을 가리운 것이니, 이 때문에 困이라 한 것이다.
君子 爲小人所揜蔽는 窮困之時也라
君子가 小人에게 엄폐(掩蔽)를 당함은 곤궁(困窮)한 때이다.
困(곤) : '곤'은
亨貞(형정) : 형통하고, 바르니
大人(대인) : 대인이라.
吉无咎(길무구) : 길하고 허물이 없으니,
有言不信(유언부신) : 말이 있으면 믿지 않으리라.
困은 亨코 貞하니 大人이라 吉코 无咎하니 有言이면 不信하리라
困은 형통(亨通)하고 貞하니, 大人이라 吉하고 허물이 없으니, 말을 하면 믿지 않으리라.
(本義)
困者는 窮而不能自振之義라
困은 困窮하여 스스로 떨치지 못하는 뜻이다.
坎剛이 爲兌柔所揜하고 九二爲二陰所揜하고 四五爲上六所揜하니 所以爲困이라
감강(坎剛)이 태유(兌柔)에게 엄폐 당하고 九二가 두 陰에게 엄폐 당하고 四와 五가 上六에게 엄폐 당하니, 이 때문에 困이 된 것이다.
坎險兌說하니 處險而說은 是身雖困而道則亨也라
坎은 험하고 兌는 기뻐하니, 험함에 처하였으나 기뻐함은 이는 몸은 비록 困하나 道는 亨通한 것이다.
二五剛中이라 又有大人之象하니 占者處困能亨이면 則得其正矣니 非大人이면 其孰能之리오
二와 五가 剛中이어서 또 大人의 象이 있으니, 점치는 자가 困에 처하여 亨通하면 그 바름을 얻은 것이니, 大人이 아니면 그 누가 능하겠는가.
故曰貞이요 又曰大人者는 明不正之小人은 不能當也라
그러므로 貞이라 말한 것이고, 또 大人이라 말한 것은 不正한 小人은 이에 해당하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有言不信은 又戒以當務晦黙이요 不可尙口하여 益取困窮이라
말을 하여도 믿지 않음은 마땅히 감춤과 침묵을 힘쓸 것이요 입(말)을 숭상하여 더욱 곤궁함을 취해서는 안됨을 경계한 것이다.
彖曰(단왈) : 단에 이르기를,
困剛揜也(곤강엄야) : '곤'은 '강'이 가리워짐이니,
險以說(험이열) : 험하되 기뻐하며,
困而不失其所亨(곤이부실기소형) : 곤궁하되 그 형통한 바를 잃지 아니하니,
其唯君子乎(기유군자호) : 그 오직 군자이로다
彖曰 困은 剛揜也ㅣ니 險以說하야 困而不失其所亨하니 其唯君子乎인저
彖傳에 말하길 "困은 剛이 가려진 것이니, 험하니 기뻐하여 困하여도 亨通한 바를 잃지 않으니, 오직 君子일 것이다.
(傳)
以卦才로 言處困之道也라
卦才로써 困에 처하는 道를 말한 것이다.
下險而上說은 爲處險而能說이니 雖在困窮艱險[一作險艱]之中이나 樂天安義하여 自得其說樂也라
아래는 험하고 위는 기뻐함은 험함에 처하였으나 능히 기뻐함이니, 비록 困窮하고 艱險한 가운데에 있으나 天命을 즐거워하고 義에 편안하여 스스로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다.
時雖困也나 處不失義면 則其道自亨이니 困而不失其所亨也라 能如是者는 其唯君子乎인저
때가 비록 困하나 처함이 義를 잃지 않으면 그 道가 스스로 亨通하니, 이는 困하나 亨通한 바를 잃지 않는 것이다. 능히 이와 같이 하는 자는 오직 君子일 것이다.
若時當困而反亨이면 身雖亨이나 乃其道之困也라 君子는 大人通稱이라
만일 때가 마땅히 곤하여야 하는데 도리어 亨通하다면 몸은 비록 亨通하나 道는 곤한 것이다. 君子는 大人을 通稱한 것이다.
貞大人吉(정대인길) : '정대인길'은
以剛中也(이강중야) : 강이 정중함으로 써요,
有言不信(유언부신) : '유언부신'은
尙口乃窮也(상구내궁야) : 입을 숭상함이 이에 궁함이라.
貞大人吉은 以剛中也ㅣ오
貞大人吉은 剛中하기 때문이요,
(傳)
困而能貞은 大人所以吉也니 蓋其以剛中之道也니 五與二是也라 非剛中이면 則遇困而失其正矣리라
곤하나 능히 貞함은 大人이 길한 까닭이니 剛中의 道를 따르기 때문이니, 五와 二가 이것이다. 剛中이 아니면 困을 만나면 그 바름을 잃을 것이다.
有言不信은 尙口ㅣ乃窮也ㅣ라
有言不信은 입을 숭상함이 窮한 것이다" 하였다.
(本義)
以卦德卦體로 釋卦辭라
卦德과 卦體로 卦辭를 해석하였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澤无水困(택무수곤) : 못에 물이 없는 것이 곤괘의 괘상이니,
君子以致命遂志(군자이치명수지) : 군자가 이로써 목숨을 다하여 뜻을 이루느니라.
象曰 澤无水ㅣ困이니 君子ㅣ以하야 致命遂志하나니라
象傳에 말하길, "못에 물이 없음이 困이니, 君子가 보고서 命을 지극히 하여 뜻을 이룬다" 하였다.
(本義)
水下漏면 則澤上枯라 故曰澤无水라하니라 致命은 猶言授命이니 言持以與人而不之有也니 能如是면 則雖困而亨矣리라
물이 아래로 새면 못 위가 마른다. 그러므로 못에 물이 없다고 한 것이다. 致命은 授命(목숨을 바침)이란 말과 같으니, 가져다 남에게 주고 두지 않음을 말하니, 이와 같이 하면 비록 곤하더라도 亨通할 것이다.
初六(초육) : 초육은
臀困于株木(둔곤우주목) : 궁둥이가 등걸에 '곤'함이라.
入于幽谷(입우유곡) : 그윽한 골짜기에 들어가서
三歲不覿(삼세부적) : 3년이라도 보지 못하도다.
初六은 臀困于株木이라 入于幽谷하야 三歲라도 不覿이로다
初六은 볼기가 株木(나무등걸)에 困하다.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서 3년이 지나도 만나보지 못하도다.
(本義)
臀은 物之底也요 困于株木은 傷而不能安也라 初六이 以陰柔로 處困之底하고 居暗之甚이라 故其象占如此하니라
臀은 물건의 밑이고, 株木에 困함은 傷하여 편안하지 못한 것이다. 初六이 陰柔로 곤의 밑에 처하고 어둠의 심함에 처하였으므로 그 象과 占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入于幽谷(입우유곡) : '입우유곡'은
幽不明也(유부명야) : 그윽해서 밝지 못함이라.
象曰 入于幽谷은 幽不明也ㅣ라
象傳에 말하길,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감은 어두워 밝지 못한 것이다" 하였다.
(傳)
幽는 不明也니 謂益入昏暗하여 自陷於深困也라 明則不至於陷矣리라
어두워 밝지 못함은 더욱 昏暗함에 들어가서 스스로 더욱 곤함에 빠짐을 이른다. 밝으면 빠짐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九二(구이) : 구이는
困于酒食(곤우주식) : 일상의 식생활에 곤란하나
朱紱方來(주불방래) : 붉은 인끈을 찬 천자의 사자가 있어 바야흐로 오리니,
利用亨祀(리용형사) : 제사를 올림이 이로우니,
征凶无咎(정흉무구) : 구하려 가면 흉하니 허물할 데 없느니라.
九二는 困于酒食이나 朱紱이 方來하리니 利用亨祀ㅣ니 征이면 凶하니 无咎ㅣ니라
九二는 酒食에 困하나(남에게 惠澤을 주지 못하여 곤궁하나) 朱紱이 바야흐로 오리니, 享祀에 씀이 이롭다(祭祀할 때처럼 지성으로 함이 이롭다). 가면 흉하니 허물할 데가 없다.
(本義)
困于酒食은 厭飫苦惱之意라 酒食은 人之所欲이나 然醉飽過宜면 則是反爲所困矣라
困于酒食은 술과 밥을 실컷 먹어 苦惱하는 뜻이다. 술과 밥은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이나 취하고 배부름이 적당함을 지나면 이는 도리어 困함을 당하는 것이 된다.
朱紱方來는 上應之也라
朱紱方來는 위가 應하는 것이다.
九二有剛中之德以處困時하여 雖无凶害나 而反困於得其所欲之多라
九二가 剛中의 德을 소유하고 困의 때에 처하여 비록 凶害가 없으나 도리어 하고자 하는 바를 얻기를 많이 함에 곤하다.
故其象如此而其占이 利以享祀하니 若征行則非其時라 故凶而於義爲无咎也라
그러므로 그 象이 이와 같고 그 占은 享祀함이 이로우니, 만일 가면 알맞은 때가 아니므로 凶하나 義에 있어서는 허물이 없음이 된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困于酒食(곤우주식) : '곤우주식'은,
中有慶也(중유경야) : 중정이라 경사가 있음이라.
象曰 困于酒食은 中이라 有慶也ㅣ리라
象傳에 말하길, "朱食에 곤함은 中이어서 慶事가 있으리라" 하였다.
(傳)
雖困于所欲하여 未能施惠於人이나 然守其剛中之德이면 必能致亨而有福慶也라
비록 하고자 하는 바에 곤하여 남에게 은혜를 베풀지는 못하나 剛中의 德을 지키면 반드시 亨通함을 이루어 福과 慶事가 있을 것이다.
雖使時未亨通이라도 守其中德이면 亦君子之道亨이니 乃有慶也라
비록 때가 亨通하지 못하더라도 中德을 지키면 또한 君子의 道가 亨通한 것이니, 慶事가 있는 것이다.
六三(육삼) : 육삼은
困于石(곤우석) : 돌에 곤란하며
據于蒺藜(거우질려) : 가시에 웅거함이라.
入于其宮(입우기궁) : 그 집에 들어가더라도
不見其妻(부견기처) : 그 처를 보지 못하니 흉하도다.
六三은 困于石하며 據于蒺藜ㅣ라 入于其宮이라도 不見其妻ㅣ니 凶토다
六三은 돌에 곤하며 蒺藜에 앉아 있다.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만나보지 못하니 흉하도다.
(本義)
陰柔而不中正이라 故有此象而其占則凶이라 石은 指四요 蒺藜는 指二요 宮은 謂三而妻則六也니 其義則繫辭備矣니라
陰柔로서 中正하지 못하므로 이러한 象이 있고 占이 흉한 것이다. 石은 四를 가리키고 蒺藜는 二를 가리키며, 宮은 三을 이르고 妻는 六이니, 그 뜻은 繫辭傳에 구비되었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據于蒺藜(거우질려) : '거우질려'는
乘剛也(승강야) : 강을 탐이요,
入于其宮不見其妻(입우기궁부견기처) : 제집에 들어가니 아내를 보지 못하니
不祥也(부상야) : 상서롭지 못함이라.
象曰 據于蒺藜는 乘剛也일새오 入于其宮不見其妻는 不祥也ㅣ라
象傳에 말하길, "蒺藜에 앉아 있음은 강함을 탔기 때문이요,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만나보지 못함은 吉하지 못한 것이다" 하였다.
(傳)
據于蒺藜는 謂乘九二之剛하여 不安이 猶藉刺也라
據于蒺藜는 九二의 강함을 타고 있어 불안함이 마치 가시를 깔고 앉은 것과 같다.
不祥者는 不善之徵이니 失其所安者는 不善之效라 故云不見其妻不祥也라하니라
不祥은 不善의 징험이니 편안한 바를 잃은 것은 不善의 징험이다. 그러므로 아내를 만나보지 못함을 不祥이라고 한 것이다.
九四(구사) : 구사는
來徐徐(래서서) : 오는 것이 느릿느릿한 것은
困于金車(곤우김거) : 쇠수레에 곤함을 당하니
吝有終(인유종) : 인색하나 마침이 있으리라.
九四는 來徐徐는 困于金車일새니 吝하나 有終이리라
九四는 오기를 느리게 함은 쇠수레에 困하기 때문이니, 부끄러울 만하나 終이 있으리라.
(本義)
初六은 九四之正應이나 九四는 處位不當하여 不能濟物이요 而初六이 方困於下하며 又爲九二所隔이라 故其象如此라
初六은 九四의 正應이나 九四는 처한 위치가 마땅하지 못하여 남을 구제할 수 없고, 初六은 아래에서 困하며 또 九二에게 막힌 바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 象이 이와 같은 것이다.
然邪不勝正이라 故其占이 雖爲可吝而必有終也라
그러나 邪는 正을 이기지 못하므로 그 占이 비록 부끄러울 만하나 반드시 終이 있는 것이다.
金車爲九二象은 未詳하니 疑坎有輪象也라
金車가 九二의 象이 됨은 자세하지 않으니, 의심컨대 감에 수레바퀴의 象이 있는 듯하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來徐徐(래서서) : '래서서'는
志在下也(지재하야) : 뜻이 아래에 있음이니,
雖不當位(수불당위) : 비롯 자리가 마땅치 않으나
有與也(유여야) : 더불음이 있느니라.
象曰 來徐徐는 志在下也ㅣ니 雖不當位나 有與也ㅣ니라
象傳에 말하길, "오기를 느리게 함은 뜻이 아래에 있어서이니, 비록 자리가 마땅하지 않으나 더부는 이가 있다" 하였다.
(傳)
四應於[一无於字]初而隔於二하여 志在下求라 故徐徐而來하니 雖居不當位하여 爲未善이나 然其正應相與라 故有終也라
四가 初에 應하나 二에게 막혀서 뜻이 아래로 구함에 있으므로 느리게 오는 것이니, 비록 거함이 자리에 마땅하지 않아 善하지 못함이 되나 正應과 서로 더불기 때문에 終이 있는 것이다.
九五(구오) : 구오는
劓刖(의월) : 코를 베이고 발꿈치를 베임이니,
困于赤紱(곤우적불) : 벼슬아치에 괴로움을 당하나,
乃徐有說(내서유열) : 이에 서서히 기쁨이 있으리니,
利用祭祀(이용제사) : 제사를 지냄이 이로우니라.
九五는 劓刖이니 困于赤紱하나 乃徐有說하리니 利用祭祀ㅣ니라
九五는 코베고 발벰이니 赤紱에 困하나 늦게는 기쁨이 있으리니, 祭祀에 씀이 이롭다.
(本義)
劓刖者는 傷於上下니 下旣傷이면 則赤紱无所用而反爲困矣라
劓刖은 위와 아래에 傷한 것이니, 아래가 이미 傷했으면 赤紱을 쓸 곳이 없어서 도리어 곤함이 된다.
九五當困之時하여 上爲陰揜하고 下則乘剛이라 故有此象이라
九五가 困의 때를 당하여 위로는 陰에게 가리워지고 아래로는 剛을 탔기 때문에 이러한 象이 있는 것이다.
然剛中而說體라 故能遲久而有說也라
그러나 剛中이고 기뻐하는 體이기 때문에 능히 오래 기다리면 기쁨이 있는 것이다.
占具象中하고 又利用祭祀하니 久當獲福이라
占은 象 가운데 갖춰져 있고 또 祭祀에 씀이 이로우니, 오래면 마땅히 福을 얻을 것이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劓刖(의월) : '의월'은
志未得也(지미득야) : 뜻을 얻지 못함이요,
乃徐有說(내서유열) : '내서유열'은
以中直也(이중직야) : 중정하고 곧음으로써요,
利用祭祀(이용제사) : '이용제사'는
受福也(수복야) : 복을 받음이라
象曰 劓刖은 志未得也ㅣ오 乃徐有說은 以中直也ㅣ오 利用祭祀는 受福也ㅣ리라
象傳에 말하길, "코베고 발벰은 뜻을 얻지 못한 것이요, 늦게는 기쁨이 있음은 中直하기 때문이요, 祭祀에 씀이 이로움은 福을 받으리라" 하였다.
(傳)
始爲陰揜은 无上下之與하여 方困未得志之時也요 徐而有說은 以中直之道로 得在下之賢하여 共濟於困也라
처음에 陰에게 가리워짐은 上下에 더부는 이가 없어서 곤궁하여 뜻을 어지 못한 때이고, 늦게는 기쁨이 있음은 中直의 道로 아래에 있는 賢者를 얻어서 함께 곤함을 구제하기 때문이다.
不曰中正은 與二合者는 云直이 乃宜也니 直은 比正에 意差緩이라
中正이라 말하지 않은 것은 二와 더불어 합함은 直이라고 말함이 마땅하니, 直은 正에 비하여 뜻이 조금 완만하다.
盡其誠意를 如祭祀然하여 以求天下之賢이면 則能[一无能字]亨天下之困而享受其福慶也라
誠意를 다하기를 祭祀지낼 때와 같이하여 天下의 賢者를 구하면 天下의 곤함을 亨通하게 하여 福과 慶事를 받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上六(상육) : 상육은
困于葛藟于臲卼(곤우갈류우얼올) : 칡덩쿨과 위태함에 곤란함이니,
曰動悔(왈동회) : 말하되 '움직이면 뉘우친다'라 하여
有悔征吉(유회정길) : 뉘우침을 두면 가서 길하리라.
上六은 困于葛藟와 于臲卼이니 曰動悔라하야 有悔면 征하야 吉하리라
上六은 칡덩쿨과 위태로운 곳에 곤함이니, 동할 때마다 뉘우침이 있을 것이라 하여 뉘우치는 마음을 두면 감에 吉하리라.
(本義)
以陰柔處困極이라 故有困于葛藟于臲卼曰動悔之象이라 然物窮則變이라 故其占曰 若能有悔면 則可以征而吉矣라하니라
陰柔로 困의 極에 처했기 때문에 葛藟와 臲卼에 곤하여 동함에 뉘우치는 象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물이 궁극에 이르면 변하기 때문에 그 占에 '만일 뉘우치는 마음을 두면 가서 吉할 것이다' 한 것이다.
象曰(상왈) : 상에 이르기를
困于葛藟(곤우갈류) : '곤우갈류'는
未當也(미당야) : 당치 않음이요,
動悔有悔(동회유회) : '동회유회'는
吉行也(길행야) : 길하게 행함이라
象曰 困于葛藟는 未當也ㅣ오 動悔有悔는 吉行也ㅣ라
象傳에 말하길, "困于葛藟는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요, 動悔有悔는 감에 길한 것이다" 하였다.
(傳)
爲困所纏而不能變은 未得其道也니 是處之未當也라
困에게 속박당하여 변하지 못함은 道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니, 이는 처함이 마당하지 않은 것이다.
知動則得悔하여 遂有悔而去之면 可出於困이니 是其行而吉也라
동하면 뉘우침을 얻을 줄을 알아 마침내 뉘우치는 마음을 두고 떠나가면 곤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이는 가서 吉한 것이다.
▶️ 困(괴로울 곤)은 ❶회의문자로 睏(곤)의 간자(簡字)이다. 困(곤)은 나무를 다발로 묶다, 붙들다, 괴로움을 겪다의 뜻이다. 일설에는 木(목; 나무)이 口(구; 우리) 안에 갇혀서 자라지 못하고 난처하게 된 모양으로 생각되어 왔다. 곤괘(困卦). ❷회의문자로 困자는 '괴롭다'나 '지치다', '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困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것은 정원에 나무를 심어놓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는 집안과 대문 사이의 경계선 역할을 했다. 그래서 困자는 본래 '문지방'이나 '문턱'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지치다'나 '괴롭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困자의 뜻이 바뀌면서 여기에 木자를 더한 梱(문지방 곤)자가 '문턱'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困(곤)은 ①곤(困)하다(기운 없이 나른하다) ②졸리다 ③지치다 ④괴로움을 겪다, 시달리다 ⑤위태롭다, 위험하다 ⑥막다르다, 난처하다 ⑦괴롭다 ⑧통하지 아니하다 ⑨가난하다, 살기 어렵다 ⑩부족하다, 모자라다 ⑪흐트러지다, 어지러워지다 ⑫겪기 어려운 일, 난처(難處)한 일 ⑬괴로움 ⑭메마른 땅, 척박한 땅 ⑮괘(卦)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피곤할 피(疲), 고단할 비(憊),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어렵고 딱한 형편이나 처지를 곤경(困境), 가난하여 살림이 구차함을 곤궁(困窮), 괴롭고 수고로운 일 또는 그런 일을 겪음을 곤각(困却), 처지나 형편 따위가 고생스럽고 딱함을 곤고(困苦),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을 곤혹(困惑), 고달파서 노곤하고 힘이 없음을 곤핍(困乏), 괴로움과 모욕을 당함을 곤욕(困辱), 고달파서 힘이 없음을 곤비(困憊), 사람이 너무 오래 타서 지친 말을 곤마(困馬), 피곤한 기색이나 느낌을 곤기(困氣), 고단하여 잠이 깊이 듦을 곤침(困寢), 곤궁하여 재물이 다 없어짐을 곤갈(困竭), 고단하여 드러누움 또는 깊이 든 잠을 곤와(困臥),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몸이나 마음이 지치어 고달픔을 피곤(疲困), 딱하고 곤란함을 궁곤(窮困), 곤란을 당함을 견곤(見困), 고생스럽고 곤란함을 고곤(苦困), 느른하고 고달픔을 노곤(勞困), 봄날에 느끼는 느른한 기운을 춘곤(春困),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食困), 빙 둘러 에워 싸서 곤욕을 줌을 위곤(圍困), 위급한 경우에는 짐승일지라도 적을 향해 싸우려 덤빈다는 뜻으로 궁지에 빠지면 약한 자가 도리어 강한 자를 해칠 수 있다를 이르는 말을 곤수유투(困獸猶鬪), 지식 등을 고생하며 공부한 끝에 얻는다를 이르는 말을 곤이지지(困而知之), 궁하면 통한다를 이르는 말을 곤궁이통(困窮而通),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지쳐서 힘이 다 빠진 상태를 이르는 말을 혼곤단진(昏困斷盡), 이빨이 돋아 날 때에 그 부분의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일을 이르는 말을 생치곤란(生齒困難), 잡힌 짐승도 괴로우면 수레를 뒤엎는다는 뜻으로 약자도 살기 위하여 기를 쓰면 큰 힘을 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금곤복거(禽困覆車),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등에 쓰인다.
▶️ 于(어조사 우, 어조사 어)는 ❶상형문자로 亏(우), 於(어)는 본자(本字), 亐(우), 扵(어)는 동자(同字), 於(어)의 간자(簡字), 亏(우)의 약자(略字)이다. 대막대기의 양쪽 끝을 고정(固定)시켜 중간을 굽히는 모양(十)이 기원(起源), 굽다에서 '우'라 하였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語助辭)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于자는 '~에서'나 '~부터', '~까지'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于자는 '어'와 '우' 두 가지 발음을 갖고 있다. 于자는 二(두 이)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숫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于자는 亏(어조사 우)자의 약자(略字)로 亏자와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굽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유래와는 관계없이 于자는 어조사로 쓰이거나 '향하다'나 '동작하다'라는 뜻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干(방패 간)자와 혼동되기 쉽다는 점이다. 干자는 아래 획이 단정하게 끝나지만 于자는 삐침이 있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于(우, 어)는 ①어조사(語助辭)(~에서, ~부터, ~까지, ~에게) ②향하여 가다 ③동작(動作)을 하다, 행(行)하다 ④구(求)하다, 가지다 ⑤굽다, 굽히다 ⑥크다, 광대(廣大)하다 ⑦비슷하다, 닮다 ⑧광대(廣大)한 모양 ⑨성(姓)의 하나 ⑩이, 이것 ⑪아!(감탄사) 그리고 ⓐ어조사(語助辭)(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지금까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우금(于今),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을 우귀(于歸), 신부가 결혼한 뒤에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가는 날을 우일(于日), 암수 한 쌍의 봉황이 사이 좋게 날았다는 옛 시에서 따온 말로 부부의 의가 좋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비(于飛),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를 이르는 말을 지우금일(至于今日), 형제 사이에 우애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우우지도(友于之道), 옛 성왕聖王들의 가르침을 공부함을 일컫는 말을 학우고훈(學于古訓),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담에도 귀가 달렸다는 뜻으로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말을 삼가라는 뜻의 말을 이속우원(耳屬于垣), 봄철의 얼음을 건넘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섭우춘빙(涉于春氷) 등에 쓰인다.
▶️ 酒(술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水(수; 액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酒자는 '술'이나 '술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酒자는 水(물 수)자와 酉(닭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酉자는 술을 담는 술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술병을 그린 酉자에 水자가 더해져 있으니 酒자는 '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고대에는 酒자와 酉자의 구별이 없었다. 酉자도 '술'이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酉자가 십이지(十二支)의 열째 글자인 '닭'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酒자가 '술'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酒(주)는 어떤 명 아래에 쓰이어 술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②잔치, 주연(酒宴) ③술자리, 주연(酒筵) ④무술(제사 때 술 대신에 쓰는 맑은 찬물) ⑤술을 마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간단한 잔치를 주연(酒宴),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이나 밥 따위를 팔고 또 나그네도 치는 집을 주막(酒幕),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을 주배(酒杯), 술 친구를 주붕(酒朋),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를 주석(酒席), 술을 파는 집을 주가(酒家), 술집을 주점(酒店), 주포(酒舖), 주옥(酒屋), 주청(酒廳),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술에 취하여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막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주정(酒酊), 술을 마시는 분량을 주량(酒量), 술을 잘 마시는 사람으로 주량이 아주 큰 사람을 주호(酒豪),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아침에 마시는 술을 묘주(卯酒),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를 모주(母酒),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끊음을 단주(斷酒), 술을 못 먹게 금함 또는 먹던 술을 끊고 먹지 않음을 금주(禁酒), 빛과 맛이 좋은 술을 미주(美酒), 별다른 방법으로 빚은 술 또는 이별할 때 마시는 술을 별주(別酒),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을 박주(薄酒),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술을 우려 마심 또는 그 술을 엽주(獵酒),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고기나 나물 따위를 안주(按酒), 술을 썩 좋아함을 애주(愛酒),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이 따로 있다는 뜻으로 주량은 체구의 대소에 관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주유별장(酒有別腸),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술 마시는 용과 시 짓는 범이라는 뜻으로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룡시호(酒龍詩虎),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을 주입설출(酒入舌出),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말을 돈제일주(豚蹄一酒)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식량으로 옥을 먹고 계수나무로 밥을 짓는다는 뜻으로 물가가 비싸 생활이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식옥취계(食玉炊桂), 생선을 먹을 때에 한쪽만 먹고, 다른 쪽은 남겨둔다는 뜻으로 민력을 여축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식어무반(食魚無反),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집게손가락이 움직인다는 말로 음식이나 사물에 대한 욕심 또는 야심을 품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식지동(食指動), 먹을 것은 적고 할 일은 많음이라는 뜻으로 수고는 많이 하나 얻는 것이 적음을 일컫는 말을 식소사번(食少事煩), 사방 열 자의 상에 잘 차린 음식이란 뜻으로 호화롭게 많이 차린 음식을 이르는 말을 식전방장(食前方丈),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일컫는 말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맛있는 고기만 먹고 지내면서 누리는 부귀를 일컫는 말을 식육부귀(食肉富貴),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이르는 말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일컫는 말을 식국지록(食國之祿), 나라의 녹봉을 받는 신하를 일컫는 말을 식록지신(食祿之臣), 소라도 삼킬 정도의 기개라는 뜻으로 어려서부터 기개가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식우지기(食牛之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