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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순간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는 '말실수'를 하고 난 후에 우리의 자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그) 놈의 입이 문제다.' 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에서도 잘 나타난다. 물론 이야기로 들어선 잘 모른다. 절절히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만 '말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그제서야 '입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단순히 '입조심'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걸까? 우리가 실생활에서 하는 말실수는 누군가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정도에 그친다. 자존심에 흠집을 내거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써놓고 보니 '정도'라고 표현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이런 경우들에 있어선 평소보다 조금 더 조심을 하면 아찔한 상황을 피해갈 수 있다. 또, 이런 내용이 말실수는 정정(訂正) 혹은 사과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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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함익병 씨의 <월간조선>과의 인터뷰는 어떨까? 가령, 독재를 옹호하는 발언이나 여성차별 등의 내용이 정정 혹은 사과로 풀 수 있는 내용일까? 이는 화자의 왜곡된 사고와 그릇된 인식 체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히 '입조심'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물론 잠깐이나마 숨길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하지만 그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마치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번이 아니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터졌을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함익병 씨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와 친분이 있는 홍혜걸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런데 솔직히 그가 조금은 부럽다. 저렇게 과격한 말을 해도 될 만큼 누구도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있기 때문에"라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딴에는 돕겠다고 거든 것일 테지만, 이로 인해 함익병 씨의 발언은 또 다시 회자됐고, 홍혜결 씨도 뭇매를 맞아야 했다. '과격'이라는 단어로 포장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에 '쉴드'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홍혜걸 씨의 경우엔 '입'이 아니라 '손가락'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 <연합뉴스>에서 발췌 -
'노무현 명예훼손' 조현오 前청장 징역8월 확정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뭐 때문에 사망했습니까? 뭐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버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차명계좌가? 10만 원 짜리 수표가 타인으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표돼, 발견이 됐는데, 그거 가지고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거 때문에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겁니다"
2010년 3월 31일, 조현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기동부대 지휘요원 특별교양 시간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으로 징역 8월이 확정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경우는 어떨까? 대법원은 "피고인은 '차명계좌'의 의미에 대해 처음에는 청와대 여자 행정관 명의의 계좌라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떳떳지 못한 돈과 관련한 모든 계좌라거나 단서가 되는 계좌라고 말을 바꿨다. 여러 사정에 비춰 피고인의 발언이 허위이며 피고인도 허위임을 알고 있었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이번 판결을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이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사실인 것처럼 언급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자신의 발언이 허위인 점에 관해 적어도 미필적 인식은 있었다고 본 것"이라고 한다. 결국 조 전 청장은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인 줄 알고도 많은 사람들 앞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떠벌린 것이다.
도대체 그는 왜 그런 발언을 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이었을까?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사회적 책임이 있는 공인으로서 그의 허위 사실에 근거한 명예훼손적 발언은 질타받아야 마땅하다. 징역 8월은 그가 '입조심'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합당한 대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타뉴스>에서 발췌 -
'호남 비하발언' 변희재, 채널A 영구 출연정지 <스타뉴스>
"호남 지역은 민주당의 노예다"
"호남인들이 '부산 정권 만들겠다'는 문재인에게 90% 몰표를 주는 것은 정신질환이다"
'채널A' 시사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 1월14일 방송
방송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과연 '정상'일까? 아니, 방송이 아니더라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채널A'는 생방송 중에 위와 같은 발언을 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에 대해 '영구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 대표와 같은 사례에는 전례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렸다. "이처럼 보도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출연 정지 조치를 받은 인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윤창중 당시 시사평론가, 이봉규 등 주로 야권 인사 또는 세력에 대한 발언으로 인해 출연 정지 조치가 됐다" 아, 그 이름도 놀라워라. 윤창중이여!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발언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발현된 것이라면, 변희재 대표의 것은 확정적 인식을 갖고 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함익병 씨의 발언도 마찬가지다. 조 전 청장의 발언과는 달리 변 대표와 함익병 씨의 경우는 '입조심'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문제의 근원이 '입'이 아니라 '머리'이기 때문이다. '입'을 다스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생각'을 가다듬는 것이다. 특정 지역 · 특정 인물에 대한 비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 역사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 등으로 가득찬 '머리'에서 비롯되는 말이 아름다울 순 없는 것 이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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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을 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다. 당신의 머리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법과 도덕이 개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입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되면 그 때부터는 실체적인 형체를 갖는다. 그 때부턴 당신의 말이 그저 당신의 것이 아니게 된다. 책임이 뒤따른다. 아니, 책임을 져야만 한다. 특히 사적 영역이 아니라 방송이나 인터뷰 등과 같은 공적 영역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마지막 책임은 '입'에 있는 것일까?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