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스웨터
제가 어렸을 때, 성당 주일학교에서는 성탄을 기다리며 대림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만들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대림신문의 초가 하나씩 켜질 때마다
성탄을 기다리는 제 마음도 커졌던 같습니다.
오랜만에 그때의 대림신문을 보게 된 적이 있었는데, 마침 대림 4주일째 신문에,
‘성탄 때, 예수님께 드리고 싶은 선물은?’이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양한 아이들의 답변이 실려 있었습니다.
저도 제가 대체 무슨 답을 했을까 궁금해서 읽어보니, 웃음이 나오더군요.
제 답변은 ‘빨간 스웨터 – 이유는 예수님을 춥지 않게 따뜻하게 해드리고 싶어서’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어울리는 답이긴 하지만, 주변 다른 아이들의 ‘사랑’, ‘봉사’와 같은 다소 추상적인 답을 읽으니
튄다는 생각이 들 만큼 구체적으로 쓴 답에 한참 웃음이 나왔습니다.
엉뚱하긴 하지만, 어렸을 때는 한 겨울에 마구간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님을 보며
많이 춥겠다고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곤 생각해 봅니다. 지금의 나라면 무슨 답을 할지 말입니다.
그때보다 저는 훌쩍 컸는데도 오히려 답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니 아예 예수님께 선물을 드릴 생각은 했던 적이 있나 돌아보게 됩니다.
부끄럽지만 이번 대림시기엔 그때의 빨간 스웨터처럼
아기 예수님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선물을 고민하고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저 말로만 그치는 선물이 아니라 그때처럼 누군가 춥지 않기를 바라며 고민하고,
실천으로 행하는 선물이기를 희망하며 말입니다.
박수연 수녀/ 생활성서 소금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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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수님~슬픔에빠진~모니카언니리노오빠~부부에게~위로와평화를주소서~2살손주를갑자기잃어버리고~상심해있을생각에~마음이~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