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봉사활동..
저희 집은 제가 고등학생 때만 해
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습니
다.
하지만 온 나라를 휩쓸던 1997
년 IMF의 태풍으로 아버지가 운
영하던 작은 공장을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
오신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하셔
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채권자들을 피해 노숙
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렇게 힘겹던 시간이 지나고 저
는 가정을 꾸렸고, 지금은 어머니
를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노
숙인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십
니다.
때로는 저희 아이를 데리고 자원
봉사 일을 하시는데 혹여, 비위생
적인 환경이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어머니
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어머니는 당신이 자원봉사하시는 시설에 저를 데
려가더니 구석진 자리에 저를 앉
히시고, 식판에 밥을 떠 주시면서 말했습니다.
"거기가 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자리다.
사업이 망하니까 친척도, 친구도 모두 네 아버지를 버렸는데, 유일
하게 네 아버지를 받아준 곳이 여
기야. 난 여기서 밥을 먹는 이 사
람들이 더럽고 불쾌하다는 생각
이 들지 않는다.
그저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드는구나."
전 울컥하는 마음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 어머니의 자원봉사에 한
마디도 불만을 표현하지 못했습
니다.
그때부터 저는 가끔 어머니를 따
라서 아내와 함께 자원봉사를 하
러 나가곤 합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내면에 어
느 순간부터 생겨난 편견과 부정
적인 시각 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따뜻하고 깨끗
한 마음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긍
휼히 여겨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