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마크힐스는 수십억원대에 분양된 초호화 빌라다. 유명인들이 관련돼 있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대상그룹 장녀 임세령, 미술계 큰손 홍송원, 가수 최성수… 그리고 오리온그룹
대상그룹 오너의 장녀 임세령씨가 서울 청담동 호화 빌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임씨가 구입한 20층 펜트하우스가 복층으로 불법 증축됐고 옥상도 펜트하우스 전용 수영장으로 건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저널 7월 6일'마크힐스'는 초호화빌라다. 위치가 강남 한복판이고 한강이 훤히 보이고 한 가구당 면적이 100평이 넘는다. 분양가가 제일 낮은 집 가격이 40억원 이상이다. 이 빌라를 지은 시공사 메가마크는 오리온그룹 계열사다.
이 마크힐스는 임세령씨가 구입하기 전부터 화제였다. 왜 그럴까? 연예인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이다. 마크힐스의 시행사는 '이브이앤에이'라는 회사다. 이 회사의 대주주 가운데 한명이 가수 최성수다.
마크힐스는 청담동 외에 흑석동에도 있는데 이 '흑석동 마크힐스'의 시행사 '미소인'의 대주주는 최씨의 아내(박영미)라고 한다. 가수 최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며 흑석동 마크힐스엔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살고 있다.
배우 장씨가 오리온그룹 광고에 자주 등장했기 때문에 이 집을 산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으나 가수 최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 박씨가 장동건 가족과 알고 지내 집을 사도록 소개했다고 말했다.
마크힐스는 재계에서도 화제다. 마크힐스를 지은 메가마크가 속한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인 이화경 사장과 사위인 담철곤 회장이 경영하는 그룹이다.
오리온그룹은 고 이양구 회장의 첫째 딸인 이혜경 동양메이저 부회장과 사위인 현재현 회장이 운영하는 동양그룹에서 분리돼 나왔다. 동양그룹도 건설업을 했는데 2006년 메가마크가 설립되면서 자매사가 함께 건설업을 한다는 게 화제가 됐다.
재계에서 화제가 된 다른 이유는 미술계 큰 손 홍송원씨 때문이다. 홍씨는 2008년 삼성가 비자금 의혹 사건 때 유명해졌다. 그의 서미갤러리가 90여억원짜리 그림 리히텐슈타인 '행복한 눈물'을 거래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홍씨는 마크힐스의 시행사 이브이앤에이와 거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이때 거래를 한 홍씨의 회사는 서미앤투스다. 서미앤투스는 미술품을 사고파는 회사인데, 대주주 가운데 한명이 임세령씨의 동생이다.
연예인과 재계 인사, 미술계의 큰손이 얽히고설킨 이 빌라를 당국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 이 빌라에서 오리온그룹의 자금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몇달 전부터 서울국세청은 마크힐스의 뒤를 캐고 있다.
청담동의 마크힐스 땅이 원래 오리온그룹 것인데, 오리온그룹이 이 땅을 시행사 이브이앤에이에 팔았고 다시 그 공사는 오리온그룹의 메가마크가 맡았다. 게다가 시행사의 지급 보증도 오리온그룹 계열사들이 하고 있다.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싱'인데 당국은 이 땅의 매매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인근 땅은 6000만원 가까운데 이브이앤에이는 그 절반 정도에 샀다는 의혹이 업계에 파다했다. 중간에 비자금이 만들어진 정황이라는 뜻이다.
초호화빌라 거래 관행상 임세령씨가 펜트하우스를 샀다는 사실은 밖으로 새어나오기 힘들다. 그런데 임씨의 이름이 나온 것은 청담동 마크힐스의 준공이 예정보다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담동 마크힐스 준공이 늦어진 것은 강남구청이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임씨가 산 옥상 펜트하우스에 원래 설계에 없던 수영장이 만들어졌고 이 때문에 누군가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