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라니아.
17편
마리와 필렌은 아쉬워하는 얼굴을 감추지 않으며 헤리온 일행을 배웅했다.
후작은 유감이 많았는지 저택에서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얼마 전 헤리온이 마리로 인해 재물복은 물론, 머지않아 필렌이 정계에서 크게 한 자리 잡을 거라고 귀띔해 준 이후에는 안색이 많이 괜찮아졌다.
물론 신빙성은 없고, 그저 위로 차 던진 거짓말이었다.
아, 그리고 이제야 말하지만 후작부인의 경우는 필렌이 가출한 뒤 남편과 크게 다퉈 친정에 가 있다 이제야 부랴부랴 돌아오는 중이라고 한다.
“나중에 다시 들러주세요 헤리온씨.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을 테니까요.”
“예. 그리고 일전에 말했던 것처럼 열심히 리온교를 전파시키겠습니다.”
필렌과 마리는 헤리온의 능력에 흠뻑 빠졌는지 돌연 있지도 않은 리온교의 독실한 신자가 되어버렸다.
헤리온은 난감해 했지만 그들의 뜻이 워낙에 완강해 거절할 수도 없었다.
위넨이 “좋겠다? 사이비 종교에 신도가 4명이나 생겨서.”하고 비아냥 거렸지만 한 귀로 흘려들었다.
어쨌거나 헤리온은 기분 좋은 얼굴로 둘에게 인사를 고했다.
외모와 다르게 여린 심성을 가진 필렌이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물까지 글썽이자, 의젓한 마리가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다독였다.
헤리온은 조금 묘한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딱히 저 둘의 사랑을 이루어 주려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처음엔 현실감각 없는 사람들이라며 비웃기까지 했다.
하지만 막상 저렇게 행복하다는 듯 붙어있는 둘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잘 어울려서 뿌듯하기 까지 했다.
“음, 역시 사람은 착한 일을 하고 봐야 하는걸 까나.”
발걸음을 돌리며 그렇게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위르넨이 또 다시 태클을 걸어왔다.
“…귀족 뒤통수 친 게 착한일이냐?”
“뭐 누구나나 좋은 결말이니까 착한일이지. 무엇보다 우리 카엘하고 위넨도 구했잖아.”
투덜대는 대신 능청스럽게 말을 잇자 도리어 당황한건 위르넨이었다.
“누, 누구더러 우리라는 거야!”
“와! 얼굴 빨개졌다. 위넨이 쑥스러운가 보다. 그치 카엘?”
“예. 제 눈에도 그렇게 보입니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을 더듬는 위넨의 모습을 부정할 수 없었는지 카엘이 동조했다.
그에 위넨이 “눈 삐었어?!!!”하고 형에게 막말을 퍼붓다 한대 맞았다.
아무 탈 없이 저택을 무사히 빠져나온 이후, 크게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리와 필렌을 만나기 이전보다는 친밀감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은 분명했다.
심지어 이제는 이름도 곧잘 부른다.
“근데 어째 자객이 뜸해졌네? 우리 행적을 놓친 걸까?”
“후작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가는 길목마다 첼시의 눈이 심어져 있을 테니 다시 추격이 붙을 겁니다.”
“무서워라. 진짜 끈질긴 사람이네 그 여자도. 가지라고 떠밀어도 가지고 싶지 않은 자린데 말이야.”
헤리온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투덜거렸다. 자신은 스스로의 기량을 잘 알았다. 요 근래 자신의 능력이 어떠한지 깨닫기는 했으나, 그것만으로 지배자의 자리에 앉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별로 흥미가 돋지 않는다.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재물들은 좀 끌린다만.
“야, 헤리온. …그 수장자리 말인데. 너 능력도 아주 없는 것도 아니겠다, 욕심 내볼 법도 하지 않아?
나야 여전히 널 주인으로 받들 생각은 없다만 그래도 첼시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
문득 위르넨이 퉁명스럽게 그런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헤리온은 말도 말라며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됐어. 어차피 반쪽짜리 능력인걸.”
“응?”
“이게 말이야, 굉장히 좋은 것 같으면서도 또 쓸모없는 능력이란 말이지.
그러니까 보다 완벽하게 능력을 다룰 줄 아는 첼시가 수장이 되는 게 옳아.
뭐 정 마뜩치 않으면 너나 카엘이 한번 해보던가.”
“미쳤냐? 나는 로얄나이트가 내 천직이야. 수장 같은 건 내 능력 밖이야.”
위르넨은 정색을 하며 그리 말했고, 카엘은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마찬가지로 거절을 했다.
그 역시도 수장의 자리에 욕심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왜 반쪽짜리 능력이냐며 뒤늦게 의문을 표하자, 헤리온은 씁쓸하게 웃으며 배고프니 식사나 하러 가자며 화제를 돌렸다. 어쩐지 대답하기 꺼려하는 기색이기에 둘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그의 말을 따랐다.
시내에 도착한 셋은 음식점을 찾아 간단한 요깃거리를 시켰다.
위르넨과 카엘은 귀족출신인 만큼 입이 까다로웠지만, 평범한 음식도 먹다보니 내성이 생겼는지 군말 않고 젓가락을 움직였다.
“그래도 맛은 없어. 그나마 후작가에서는 살만 했는데.”
“나도 음식 잘해. 돈도 조금 남았으니까 이번에 재료 사서 만들어 줄게.”
“흠흠…. 뭐 그다지 기대하는 건 아니다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바로 옆으로 커다란 덩치를 가진 남자가 식탁을 툭 하고 쳤다.
다분히 고의적이라 덕분에 와장창 소리를 내며 접시가 떨어졌다.
위르넨이 후다닥 뒤로 몸을 빼지 않았더라면 음식이 옷에 쏟아질 뻔 했다.
위르넨이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팩 돌리자, 얼굴에 상처 자국이 길게 남은 남자가 히죽 웃었다.
“아, 이거 미안하군. 그러게 가는길을 가로막지 않았으면 좋았잖아.”
“뭐야?”
“한 번 해볼 테냐?”
이런 식으로 애먼 사람들에게 시비를 거는 질 나쁜 작자들은 어느 곳에나 있다.
일부러 싸움을 붙이려는 걸 알기 때문에 헤리온은 위르넨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소란을 일으켜서 좋을 건 없다는 뜻에서 였다.
하지만 말린다고 들어먹을 위르넨이 아니다.
그는 귀족중의 귀족.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가히 하늘을 찌를 듯하다.
헤리온마저도 평민이라는 이유로 최근까지 무시했던 참인데, 저런 길거리 왈패들의 무시를 용납할 리가 없다.
급기야 위르넨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분위기가 한층 살벌했다. 그럴 때 헤리온이 황급히 그 앞을 막아섰다.
“죄, 죄송합니다. 일행이 워낙 철부지라.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뭐야! 네가 왜 사과를-.”
“위넨. 여긴 보는 눈이 너무 많아.”
발끈하는 위르넨에게 그렇게 속삭이고는 다시금 남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헤리온이 저자세로 나가자 딱히 시비를 걸 이유가 없어졌는지 남자들은 겁쟁이들, 하고 보란 듯 침을 뱉고는 어슬렁 어슬렁 자리를 떠났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위르넨이 발을 쿵쿵 구르며 화를 냈다.
그리곤 왜 네가 그런 놈들에게 사과를 했냐며 분해했다.
어쩐지 그들의 시비보다 자신이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 더 화를 내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헤리온은 그의 머리부근은 슬슬 문지르며 위로했다.
“걱정 마 위넨. 내가 복수했어.”
“복수는 무슨! 한 대도 못 때려줬는데!!”
“봐봐 여기.”
“보긴 뭘…. 그건 왠 돈 주머니냐?”
위르넨이 찡그린 얼굴을 피며 묻자, 헤리온이 히죽 웃었다.
“털었지.”
“…….”
손 빠른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
“응. 묵직한걸 보니까 꽤 많이 들었겠다.”
자랑스럽지 않냐며 칭찬을 바라는 눈빛을 하자 위르넨은 황당해 입만 벙긋거렸고, 카엘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렇게 남자에게서 털어버린 돈으로 음식 값을 치르고, 밖으로 나와 필요한 식재료들과 산행을 하며 필요한 물품들도 샀다.
위르넨은 헤리온의 작태가 어이가 없기는 했지만 잘했다고 칭찬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화가 가라앉은 건 아니었다.
그들이 시건방진 건 둘째 치고, 헤리온이 사과를 했다는 게 여직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어째선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서 머리끝까지 열이 차올랐다.
“헤리온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헤리온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카엘이 잠시만, 하고 그의 곁에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아까 식당에서 행패를 부린 자들이 보인다는 말이었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위르넨에게 둘이 귓속말을 하는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찌할까요?”
“응?”
“보복을 하시겠다면 위르넨에게 알리고, 아니면 모른 척 하겠습니다.”
“그야 당연히 모른 척 넘어가고 싶긴 한…. 어라, 잠깐. 저 꼬마.”
헤리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들에게 이끌려 가는 10세 정도의 꼬마가 보였다.
그냥 평범한 아이였다면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았겠지만, 아이는 검은색의 흑발을 가지고 있었다.
흑발은 일전에도 말했듯 대륙에서 보기 드문 색이다.
게다가 낯이 익은걸 보니 어째 전에 마주쳤던 그 인상 깊은 소녀가 떠오른다. 그 때 실수로 잘못된 길을 알려줬더랬지.
거기까지 떠오르자 헤리온은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여태껏 내말만 믿고 움직이다 여기까지 흘러온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정말로 미안한 짓거리를 해버린 것이다.
지금 이곳은 불의 나라보다는 물의 나라가 더 가까웠다. 헤리온의 혼잣말에 카엘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일이 설명할 때가 아니라 일단은 그에게 자신의 의사를 알렸다.
“카엘. 저들을 쫓아야겠어.”
“?”
확인하고 진짜 그 소녀라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줘야겠다.
물론 화는 내겠지만 저들에게 구해주는 걸로 그 값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다.
리온교라..... ㅋㅋ 저도 신도로 들어가야겠네요 ㅋㅋ
아 드디어 라니아가!!!!!!
오, 그래도 마지막에 제대로된 길을 알려주려하다니,, 드디어 철이든건가??(털었다는 말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한데.,)
리온교라...., 어감이 좋네요.
//// ㅣ들어가고 싶네요
리온교...ㅎㅎ 드디어 라니아를 만났구나..ㅇ.ㅇ
반쪽능력이라니?..멀까..
반쪽자리능력이면...헤리온의 부모님과 관련이있는걸까요??머..그건 쭉쭉 가다보면 알게되겠죠~ㅋㅋ 흑발 아이는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아님 헤리온이 착각을하고 도와주려 나서는 건지ㅋㅋㅋ
반쪽짜리 능력이라니...너무 궁금해요ㅠㅜ
왠반쪽짜리능력?
반쪽짜리 능력이라뇨?
반족 짜리 능력이라...궁금하네요 !
반쪽..이라니!
반쪽짜리 능력아라.... 뭔얘긴지 궁금하다.....쩝...;;
라온교ㅋㅋㅋㅋ진시현교
비슷하네요!ㅋㅋㅋ
반쪽?? 그 엄청난 능력이 반쪽??
리온교....후후후 진시현교다음으로 들어가고싶네요ㅋㅋ
ㅋㅋ 진시현교도 들어갔는데 리온교라고 못 가겠어요!
그리고 왠지 시현과 헤리온이 만나면 이상한 만남을 가지게 될것같아요!
음....나중에 한번 번외편을 써주실래요?
위넨 한 대 맞은거에서 빵~ ㅋㅋㅋ 헤리온 능력! 궁금해요~!
반쪽짜리 능력 궁금하네요
리온교라.. ㅋㅋ재밌어요~
유토피아처럼 능력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따르는 건가요??ㅠㅠㅠ
반쪽짜리 능력..? 그 말은 무슨 뜻일까요...흠. 엇! 드디어 라니아와의 재회(?)군요!!
반쪽짜리 능력?
반쪽짜리 능력.. 궁금해요 ㅠㅠㅠ
아 진짜 위르넨 너무 귀여워요!ㅎㅎ
왜 능력이 반쪽이지?
아, 라니아가 왠지 엄청 화낼 것 같은데ㅋㅋㅋㅋ
능력이 왜 반쪽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은근히 헤리온도 싱글싱글 웃으면서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ㅎ
아닐것 같은데ㅋㅋ그래도 헤리온은 능력자(?)니까 잘 해결 되겠죠?ㅋㅋ
라니아가 많이 화내지 않았음 좋겠네요 ㅋㅋ
머리 끄댕이라도 잡을까 조마조마ㅋㅋ
라니아의 반응이 궁금해지네요ㅎ반쪽자리능력의의미도궁금해요~
반쪽짜리 능력???
도대체 뭘까요??궁금하내요
오우 손도 빠르셔라 언제 주머니를 터셨다니..ㅎㅎ
반쪽짜리능력???
왜 반쪽일까요...왜왜왱? 궁금해욬ㅋ
역시 리온님 당신은 털기의 신입니다 ㅎㅎ
반쪽자리... 혹시 다른능력도 반이있는것은 아닐까나..
반쪽????이해가 안가는데......로얄 나이트가 대거로 덤벼도 끄덕없을것같은 능력인데 반쪽이라고요???그럼 완전하면.........대륙하나는 날려먹을 수 있는걸까나......
반쪽???????
ㅋㅋ복수한다고 돈훔친 리온이나 ㅋ 칭찬해준 위르넨 둘다 웰케 귀여워요 ㅋㅋㅋㅋ
반지가 관계있는 걸테죠? 아마
빠르군?헤리온ㅋㅋㅋ
?!?!반쪽??
이거 은근히 지.춘.시랑 그....뭐가 좀 닮은것같네요.....헤리온이 시현이 카엘이 선우 환 위르넨이 반이라고 하는것처럼요....;;근데 진짜재밌네요~
재밌네요
소녀가 불같이 화를내지않을까요?? 사기꾼이니 하면서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다음화보러갑니당~~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