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섭기자 tslim@ ★참고자료 ; 테크노트(인터넷사이트)
할매재첩국
부산 사상구청이 지난 2000년 재첩국 거리로 지정한 삼락동 삼락교 일대.
이 거리의 중심엔 30년째 뽀얗고 담백한 국물로 주당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있다. 유말임(78) 할머니가 문을 연 '할매재첩국'이 그 곳이다.
부산 강서구 덕두마을 출신인 유 할머니는 낙동강 일대에서 어부로 생활하던 남편에게 시집와 한국전쟁 중인 1952년부터 재첩국을 팔았으니 꼬박 반백년 세월을 재첩국과 함께 했다.
'남편이 낙동강 하구에서 신선한 재첩을 캐오면 양철 동이를 머리에 이고 마을을 돌아다녔지. 이젠 아련한 추억이 돼버린 '재첩국 사이소'를 외쳤어.'
그러던 72년 남편이 세상을 뜨면서 유 할머니는 재첩국 장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테이블 2개로 재첩국을 팔았는데 한 번 찾아온 손님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른 손님을 데려오면서 차츰 가게를 확장하게 됐다. 이젠 가게 2채에 테이블이 수십개에 이른다.
유 할머니가 말하는 맛의 비결은 재첩과 소금, 생김치다. 알이 무르고 작은 토종 재첩에서 우러난 진국에 물을 넣고 끓인 후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면 속풀이 국물로는 그만이다. 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생김치는 멸치젓을 넣어 맵싸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일품.
'할매재첩국'의 메뉴는 재첩국과 재첩회 두 종류. 재첩회는 재첩국에 사용하는 재첩에 부추 고추장 참기름 깨를 넣고 버무려 맛을 낸다.
현재는 유 할머니의 아들 신문부(59)씨 부부가 '할매재첩국'을 이어가고 있다. 옛맛을 그대로 대물림할 욕심이지만 어려움도 많다. 섬진강 하구인 하동지역과 함께 삼락동은 '좋은 재첩' 마을로 통했지만 지금은 낙동강 하구둑 건설에 이어 강이 오염되면서 자연산이 사라졌기 때문. 신씨는 '강서구 명지동 앞바다에서 나온 재첩이 탐나지만 일본에 고가로 전량 수출되는 탓에 영산강과 백마강 일대에서 재첩을 구해온다'고 말한다. 051-301-706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