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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정보 - 시승/리뷰 스크랩 [포토 시승기]꽃남의 차 로터스 엘리스 SC
Gonada 추천 0 조회 724 09.07.09 07:03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pure [pj??r] : 순수한 깨끗한

 

시작부터 무슨 적응 안되는 영어 타령이냐 할 수도 있겠다. 어떤 물건이나 존재가 그것의 본질에 가까워졌을 때 우리는 '퓨어'라는 표현을 쓴다. 이번에 시승한 로터스의 엘리스 SC가 바로 '퓨어'스포츠카에 가깝기에 시작부터 여러 사람 머리 아프게 했다. 로터스의 대부분의 차들은 오직 달리기만을 목적으로 , "Fun driving"이라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가 흔히 보는 (?)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의 수퍼카들도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어느새 퓨어 스포츠카보다는 장거리 여행을 빠르게 즐길 수 있는 GT카의 성격으로 많이 바뀌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로터스만은 아직도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른 스포츠카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편의 장비를 늘리고 짐 공간을 늘리고 실내공간에 신경쓰고 있을 때, 로터스는 이런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걷어내고 무게를 줄이는 컨셉을 이어나가고 있다. 심지어 노멀 엘리스는 에어컨도 옵션이다. 당연히 기본사양이 되어버린 전동식 창문도 옵션이고... 무엇인가 달리는데 꼭 필요하지 않은 무게가 나가는 것들(당신의 지방조직도 포함될 수 있다)을 죄다 빼버리고 "짐이 가벼워야 여행이 즐겁다"라는 말에 어울리는 차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제원을 살펴보도록 하자. 최고출력 220마력의 엘리스 SC는 엑시지S의 엔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 기존 엘리스 R의 1.8리터 192마력 2-ZZ VVTL-i(매니아들은 벌써 눈치 채셨겠지만 토요타제다)엔진에 로터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수퍼차져를 더한 모델이다. 특이하게 수퍼차져는 인테이크 매니폴드와 일체형으로 만들어졌고, 그 결과 엑시지의 수퍼차져보다 8kg이나 가볍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짐만 로터스 차들의 바디는 스틸 계열이 아니다.. 철이 아니면 무엇인가? FRP라는 강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찌그러지지 않고 깨져버린다(실제로 필자가 1999년에 엘란을 탈 때 경험 해 봤다. 그 허무함과 깨진 바디를 교체하면서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경량 알루리늄 프레임위에 FRP 바디를 얹은 결과 엘리스의 무게는 870kg밖에 나가지 않는다(티코보다 더 가볍다). 원한다면 에어컨과 전동식 창문, 오디오 등을 빼버리면 더 무게가 줄 것이다(물론 그 전에 드라이버가 다이어트를 한다면 금상첨화겠고..) 이렇게 가벼운 무게와 220마력의 엔진의 조합은 0-100km/h가속에 4.6초라는 수퍼카급의 성능을 제공한다. 스타트가 정말 빠르다. 그도 그럴 것이 C64라고 이름 붙혀진 6단 수동변속기(로터스에는 자동기어가 없다. 2종 오토 면허 소지자라면 이 글을 그만 읽으셔도 이해해주겠다)의 6단 모두가 가속형이다. 탑기어(6단)로 100km/h로 주행하면 3000rpm이다.

 

  본격적으로 시승기다. 로터스 코리아가 처음 론칭할 때 화성 자동차 성능연구소에서 타보고 참 오랜만에 로터스의 운전석에 앉게됐다. 이 차는 타고 내리는 것 부터가 고역이다. 차가 워낙 낮고 문과 운전석 시트 사이가 멀어서 타기에도 힘들지만 처음 이 차를 타는 사람은 내릴 때 누군가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소개팅에서 만난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과 관계를 끝내는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를 소개해주겠다. 어떻게든 로터스를 수배해서 예쁜차를 태워주겠다고 그 분(?)을 불러낸다. 차에 앉게한 후에, 몇 분이고 신나게 달려라(허리가 무지하게 아플것이다) 그리고 나서 내릴 때는 절대 도와주지 말아라. 문도 열어주지 말고..물론 당신도 내리기 힘들어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 여자분이 스커트라도 입었다면 그 날 이후로 절대로 당신을 보려하지 않을 것이다. 약속한다. 무사히 차에 올랐다면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건다. 엔진소리와 배기음은 우렁차기보다는 카랑카랑함에 가깝다. 핸드브레이크를 풀고 1단 기어를 넣는다(출발하기 위해서 꼭 1단 기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2단으로도 어렵지 않게 출발할 수 있고.. 조금 엽기적이지만 살짝 내리막에서는 4단 출발도 가능하더라)철컥 소리를 내면서 기어가 들어가고 차는 움직일 준비가 되었다.

 

 

  필자 같은 수동 변속기 매니아라면 로터스 변속기의 소리와 변속감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절도있게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손맛이 일품이고 들어가면서 나는 철컥 소리는 어릴 때 봤던 만화영화에서 주인공 로봇이 주무기를 장착하는 소리와 비슷하다. 클러치를 미트 시키고 처음에는 부드럽게 출발을 했다. 클러치의 답력은 그?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적절함에서 약간 빡빡함 정도? 2시간 이상 운전을 한다면 허리가 좀 아플 수 있겠다. 부드럽게 가속을 시키면서 각단이 들어가는 정도와 스로틀 반응을 느껴봤다. 수퍼차져 엔진이지만 과급의 위화감은 크게 없어서 컨트롤이 어렵지 않았지만 엘리스 R에서 느꼈던 고회전 감은 어느정도 없어진 것 같아서 아쉬웠다. 대충 탐색전을 끝내고 신호대기에 섰다. rpm을 높혀서 빠른 출발을 시도해봤다. 4000rpm정도에서 클러치를 뗐다. 약간의 슬립 소리 후에 등짝을 시트가 후련하게 때린다. 초반의 가속감은 정말 대단하다. 2단, 3단을 올라가면서도 가속감은 줄지 않고 시트에 더 깊게 파묻혔다. 절정의 변속감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5단이다. 90도 커브에서 어설프지만 힐엔토로 rpm보정을 하고 돌려봤다.... 솔직히 좀 무서웠다.. 돌아버리면 어떡하지???? 짧은 찰나에 보험은 들어져 있겠지??하는 생각도 좀 들었고... 1초도 되지 않아서 내 걱정이 얼마나 바보 같은 것이었는지 알게되었다. 차는 90도 커브를 멋지게(?) 사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돌아서 갈 길을 가고 있다. 차에 농락당한 기분은 처음이다. 약 30분 정도 직선과 곡선을 반복하는 시승을 마치고 돌아와야만했다. 시간은 많았지만 체력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래서 레이서들이 체력유지를 위해서 많은 운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알루미늄 섀시가 그대로 보이는 실내. 무척 원초적인 느낌이 든다]

 

  이번 시승기에서는 오디오가 어떠니 적재공간이 어떠니 하는 말은 생략하겠다. 어차피 있으나 마나 하는 정도니까. 페라리 40주념 기념 모델인 F40의 기본 옵션에는 오디오가 없다. 이 비싼 차에 오디오도 없다니..하는 불만이 있으면, 페라리 딜러에서는 " 배기음과 12기통 엔진소리가 오페라인데 더 이상 어떤 음악이 필요할까요"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꽃남만큼 멋진 외모에 정통 스포츠카의 영혼을 담은 로터스. 정말 차를 좋아한다면 죽기전에 꼭 한번은 타봐야하는 차라고 생각한다.

 [초경량 1.8리터 수퍼차져 엔진. 토요타의 1.8L엔진에 로터스가 자체 개발한 수퍼차져를 얹었다]

 

더 많은 사진은 블로그에서 구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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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9.07.09 11:30

    첫댓글 로이님 아직 출근 안하셨어요? ㅋ

  • 09.07.09 20:22

    Gonada님, 이런 꽃남의 차는....동호회....꽃남(??) 이대희님을 찾아 보내셔야죠~^^

  • 09.07.09 17:37

    엘리스는 제원봤을때 놀랬고(800kg ㅋ)... 첨봤을때 작은크기에 놀랬고... 운전석에 앉으면서 놀랬던... (카이만도 엘리스에 비하면 S클래스느낌 ㅎㅎㅎ) 그래도 21세기에 이런 하드코어 차량이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게되어서 다행인거 같아요

  • 09.07.09 20:27

    ㅋㅋ 중간에 마음에 들지 않는 date 상대를 아주 깔끔(?)하게 처리하는 tip까지 넣어주셨군요^^ 저도 동호회 이대희님의 차량을 옆좌석에서 타고 내리면서, 불편하다는 느낌 보다는, 미리 로터스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 좀더 편한 racing suit로 딱 붙게 착용하고 왔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과, 지금 괜히 Gonada님의 글을 읽은 여파인지, 왠지 이대희님이 다시는 오빠 차에 저를 태우지 않기 위한 작전(?)이 아니었나, 싶네요, 사실, 그 이후로 다시는 오빠 보고 차 태워 달라고 안했거든요 ㅎㅎ

  • 09.07.09 20:31

    편의성을 버리고 차체의 무게를 줄이고 줄이고 꼭 달리기에 필요한 것만, 거기다, 계속 말씀하시는 차도 이렇게 down sizing을 했으니, 운전자도 경량화에 목 매달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맨 마지막에 그 페라리 딜러가 한 말, 배기음과 12기통 엔진 소리가 오페라 인데, 무슨 다른 stereo가 필요한가...라는 대답에, 예전에 동호회 가입하고 나간 첫 달리기 번개때, 고출력 차량들 속에 mk 1의 약한 기운으로 행여나 달리기에 방해가 될까 싶어 mk 1은 버리고 동승했던 porsche 차량을 몰던 김형환님이 달리는 내내 울리는 엔진 소리와 배기음에, 어때요? 이 소리 정말 좋죠?^_________^ 하며 웃던 그 모습이 떠 오르네요^^ 시승기 잘 읽고 가요~

  • 09.07.27 23:25

    태... 태클거는건 절대 아니구요... F40은 V8 3리터의 트윈터보 엔진입니다. V12가 아니예요 TT 그러고 보니 페라리는 F40이후 자연흡기 엔진만 고집하는데 이제 대세는 터보니 한번 과급기 엔진 다시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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