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막걸리 한 잔 할래?-
"친구야, 뭐하노? 막걸리 한 잔 할래?"
이렇게 만나서 술 한 잔 하면서 벽에다 등 기대고, 편한 자세로 앉아서 농담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약간 눙글맞고 진한 농담을 주고 받아도 흉잡히지 않는 그런 편한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거친 말이나 천박한 욕을 하는 사람은 아무리 잘생기고, 돈많고, 지위가 높아도 나는 싫더라.
또, 아무리 예쁘고, 돈이 아무리 많은 여자라도 입 거칠고, 골빈 여자는 나는 천박하게 누껴져서 정말 싫더라.
나는 그 사람의 입은 딱 그 사람의 인품만큼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양복에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 뭐하겠는가?
얼굴이 예쁘고, 몸매 날씬하면 뭐하겠는가?
말은 그 사람의 인품만큼 나올 것 같다.
입에서 욕이 나오는 인간은 내면이 그 욕만큼 더럽고, 부드럽고 선한 말이 나오는 사람은 틀림없이 그 말만큼 부드럽고 선할 것 같다.
나는 졸업장이 아무리 높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입이 거칠고, 인품이 따르지 못하는 인간과는 같은 자리에 앉기 싫다.
그런 인간이 마련한 자리에 예쁜 여자가 있어도 싫고, 입에 착착 달라붙는 양주가 있어도 나는 싫다.
차라리 말이 순하고 젊잖은 사람과 마시는 막걸리 맛이 훨씬 좋더라.
또, 막걸리 마시면서 하는 그 정감있는 말에서 사람 냄새가 나서 좋고, 그 순수한 말들을 통해서 드러워진 나를 닦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가도 하고...
자기보다 학력이 낮다고 배운 티를 내며 무시하고, 돈많다고 으씨대는 요런 인간들은 정말 술맛 안나서 같이 못 앉겠더라.
오늘 저녁에도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지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좋은 친구를 맞이할 준비는 해놔야 겠다.
어이, 사람들이 나한테 전화 안한다꼬 무슨 소리 하지마래이.
그거는 전화 안하는 그 사람한테 문제가 있는 기 아이고, 니한테 문제가 있는 기디 싶다거 아이겠나?
2020년 6월 2일 새벽 1시 17분,
권다품(영철)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