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찾아 삼만리…여의도 불꽃축제 100만명 몰려 ‘인산인해’
7일 밤 여의도 일대는 연휴를 맞아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한강공원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행사 시작 7시간 전인 이날 낮 12시께부터 이미 여의도 한강공원은 이른바 ‘명당’을 찾으려는 친구·가족·연인들이 몰려 돗자리 하나 펴기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후 7시25분, 서울 여의도 하늘을 화려한 불꽃이 수놓으면서 연신 감탄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시민들은 불꽃이 터지는 순간을 담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사진 셔터를 눌렀다. 아버지 목마를 타고 불꽃을 감상하는 어린이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저마다의 감상을 쏟아냈다. 친구들과 함께 충북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고등학교 3학년 이모(18)양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나왔다”라며 “불꽃을 보면서 긴장과 불안의 연속인 고3 수험 생활에 위로를 받았고, 힘든 시기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빌었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연거푸 취업에서 미끄러졌다는 최민기(27)씨는 “불꽃축제를 보면서 힘든 순간들에 무너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라며 “내 인생도 저 불꽃처럼 환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1년 만에 100만명 이상 모이는 축제인 만큼, 경찰과 서울시 등은 인파관리와 안전통제에 총력을 다했다. 이날 경찰은 105만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여의도와 이촌·망원 등에 주최 측 안전요원 등을 포함해 5400명을 배치했다. 교통관리를 하는 교통경찰·교통관리 요원 등 460여명까지 포함하면 6000여명의 인원이 배치된 셈이다.
공원에는 경찰이 30~40m 간격으로 배치돼 현장 안전을 관리했고, 봉사자들도 통행 구역 곳곳에서 형광봉을 든 채 시민들의 원활한 이동을 안내했다.
실제로 인파 사고 걱정을 안고 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인근 카페에서 불꽃축제를 지켜봤다는 임효진(39)씨는 “이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오게 됐는데,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섞여들어가는 것은 조금 무서워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이모(25)씨도 “작년 이맘때 이태원 참사가 있어서, 오늘도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라며 “다행히 안전요원들이 잘 안내해주고, 사람들도 질서를 잘 지켜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오후 8시35분께 불꽃축제가 마무리되면서 수많은 인파가 한번에 일어나자 순간 혼란이 찾아오기도 했다. 즉시 안전요원들은 “위험하다” “천천히 움직여달라”고 외쳤고, 시민들은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꽃축제로 인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영등포구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교통은 전면 통제됐다. 경찰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여의나루로·국제금융로 교통을 통제해 보행 안전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과 차량들로 여의도 일대는 혼잡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9시부터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거리응원전이 홍대 인근에서 열리며 연휴 서울 도심은 곳곳에서 교통 흐름이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