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초 다듬기 힘드시죠 이젠 기계로 해결하세요"
미사가 끝나고 나면 제대 봉사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타다 남은 초를 깎아 다듬는 일이다. 하지만 칼로 초를 깎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는데다 자칫 잘못하면 손을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대 봉사를 하는 부인의 그런 고충을 덜기 위해 한 신자가 자동 초 깎기 기계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성균(그레고리오, 49, 의정부교구 천마본당)씨가 그 주인공. 이씨가 기계를 개발한 것은 부인 이혜경(체칠리아, 48)씨 때문. 부인 이씨가 주일학교 자모회 활동을 하다 지난해 초 제대 봉사를 하기 시작한 이씨는 처음 해보는 초 깎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고 다른 봉사자가 초를 깎다가 손을 심하게 다치는 것을 보게 됐다.
이씨는 그런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손재주가 있는 남편에게 초 깎는 기계를 한번 만들어 볼 것을 부탁했다. 지난해 5월의 일이었다. 남편 이성균씨는 처음에는 컵에 칼날을 단 수동용 초 깎기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를 우연히 본 본당 강승한 주임 신부가 '아예 자동기계를 한번 만들어 보시죠'라고 이씨를 부추긴 것이다.
틈틈이 시간을 낸 이씨는 10개월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기계를 개발했고, 지난 7월초 '자동 초 다듬기'란 이름으로 실용실안등록을 마쳤다. 자동 초 다듬기는 녹슬지 않는 칼날을 설치해 초를 넣으면 자동으로 초를 깎을 수 있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됐다.
수작업으로 기계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이씨는 "성당마다 하나씩 있으면 초를 깎다 손을 다치는 일 없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작은 것이지만 신자들이 편안하게 사용하고 또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가격 18만원, 문의: 031-595-2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