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 눈 가는 곳마다 울긋붉긋 화려한 단풍이지만, 가을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마음에 담기 위해서 남쪽엘 다녀 왔습니다. 전북 김제 금산사 단풍은 철이 좀 지나서 작년같이 예쁘진 않았지만 그 대신 키 큰 은행나무들이 샛노란 잎파리들을 바닥에 수북이 깔아주어서 고마웠고, 그 자태를 망가뜨릴 수 없어 차마 밟아보지도 못하고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 경내를 한바퀴 돌아 나와야 했습니다. 전북 정읍시내를 벗어나면서 부터 시작되는 내장산쪽 단풍길은 천천히 달려야 됩니다. 왕복 2차로 양 옆으로 펼쳐지는 적단풍들의 사열을 받아야 되니까요. 달리다가 1894년 그 고장 고부˚이평에서 봉기한 동학농민혁명 발발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갑오동학 100주년 기념탑"이 서 있는 공원을 거쳐 다리 건너편에 펼쳐져 있는 "내장산 단풍 생태공원"을 돌아볼 것을 권합니다.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도 많고, 관광객도 많고, 장터식당도, 대봉시와 주먹만한 당감을 파는 상점도 있고..., 내장산 입구는 주차도 힘들고 복잡해서 들어가기도 어려우니까 시간 여유가 있으면 들어가고, 백양사로 가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꼬불꼬불 내장산을 넘어서면 나타나는 장승마을도 한번 돌아보고, 백양사로 가는길 역시 단풍이 아름답고 특히 단풍터널을 지날때면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오게 됩니다. 전남 장성 백양사는 입구부터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사람은 많아도 조용하답니다. 절까지 이르는 애기단풍 10리길은 가히 환상적이며, 수령 700년 된 갈참나무도, 천연기념물인 비자나무 숲도 있어서 볼거리를 더합니다. 연못 주위의 물에 비친 백학봉과 단풍 꽃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사진을 찍고 또 찍고 하면서 말이지요. 특히 쌍계루 맞은편에서 백학봉을 넣어서 찍는 사진을 제일로 친다고 하네요. 백양사 매표소 직전 왼편으로는 민박촌도 형성돼 있고, 식당과 숙박업소도 여럿 있어서 먹을 것과 잘 것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단풍구경도 코스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하고, 먹을 것과 잘 곳까지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전남 영암. 10월 27일부터 11월 13일까지 월출산 기(기운 기)찬랜드에서 펼쳐진 국화축제를 보기 위해서였지요. 어제로 끝이 났지만 해마다 열리는 행사이니까 미래를 위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국화축제는 8회까지는 왕인박사유적지에서 열렸으나 2015년 제9회부터는 영월읍 동무지구(기찬랜드)에서 열고 있습니다. 행사 내용은 전시행사로 다양한 국화작품(모형작/분재국/다륜대작 등 25종 16만 여점) 전시, 아이들 중심의 각종 캐릭터 조형물(피카추/짱구/호돌이/코코몽)등 14개 설치, 공연행사로 개장 축하공연, 우리가락 기찬음악회, 가을빛 국악한마당 등, 경연행사로 남도3색 요리경연대회, 전국외국인 가요제, 체험행사로 국화향기 체험, 기찬우드놀이 체험, 국화차 시음체험 등과 부대행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상적인 조형물은 가야금산조기념관 앞의 가야금 뜯는 사람, 입구의 꽃단장 왕인문, 여러 개로 줄 세운 아치형 꽃터널, 대˚중˚소형 하트, 대형 국화 작품 등 입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 였습니다. 축제 개최장소인 월출산 기찬랜드와 왕인박사유적지, 구림전통마을, 도갑사 등 기의 고장 영암의 명소를 간단히 소개 하겠습니다. 월출산국립공원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금강산과 비슷해서 남한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1988년 국립공원 제2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월출산 용추골에 자리잡은 "기찬랜드"는 천연 자연풀장이 조성돼 있어 피서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고, 주변에는 영암 출신 악성 김창조 선생이 창시한 가야금산조에 대해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악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가야금산조기념관", 월춣산에 둥근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오선으로 리듬감을 주어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을 형상화 하여 "영앙아리랑"과 "월출산 정기"를 새긴 "영암노래 하춘화 노래비", 영암읍 회문리 출신으로 국내 기전 전관왕과 세계 3대기전을 석권하여 최초 세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바둑황제 조훈현 국수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설치된 "국수풀장과 국수교, 기를 느낄 수 있는 총 길이 7.5km에 달하는 친자연적 기웰빙 도보전용 산책로인 "기찬묏길"과 기건강체조를 비롯한 기에 관한 상식을 학습할 수 있고, 안마의자, 족욕기, 말초경락 소통기 등 건강증진기기를 이용할 수도 있고 발마사지, 수지침 등을 선택 체험할 수 있는 "기건강센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9~10km 지점에는 왕인박사유적지, 구림전통마을, 도갑사 등이 있습니다. 2,200여 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 온 "구림전통마을"은 백제 왕인 박사, 신라 말 도선국사, 고려 초 최지몽 선생을 배출한 곳으로, 450여 년 전통의 대동계가 현존하고 있으며, 현재 50여 개소의 민박촌을 형성하고 있어 다양한 농촌,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민박가옥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기 때문에 "왕인촌녹색농촌체험마을(061)472-0939로 문의, 예약을 해야 되겠더군요. 다음 구림마을의 동쪽 문필봉 기슭에 자리잡은 "왕인박사유적지"는 왕인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그의 자취를 복원해 놓은 곳입니다. 왕인은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을 받아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를 전파하여 일본 아스카 문화의 시조가 된 인물 이랍니다. 4월에는 이곳에서 왕인문화축제가 펼쳐 집니다. 끝으로 월출산 산자락 아래 자리잡은 "도갑사"는 신라의 4대 고승 중 한 명인 도선국사가 창건해 해탈문(국보 제50호)과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 등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찰 입니다. 구림전통마을에서 도갑사에 이르는 길 양 옆으로도 화려한 적단풍이 오는 손님을 반겨주고 있으며, 도갑사 정문 앞 왼쪽에는 어마어마한 몸통에 네 갈레 가지를 힘차게 뻗은 보호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수종: 팽나무 1본, 수고: 8m, 수령: 480년, 나무 둘레: 440cm, 유형: 당산목 이라는 팻말이 서 있습니다. 한 번 찾아가서 그 정기를 받아 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