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하여야 할 주말 밤
가족을 남겨두고
야밤에 길 떠나는 아낙네의 마음을 누가 알까나
행여 꼬리잡힐까봐서 서둘러 길을 나섰다
신포시장에 들러 통닭한마리를 사들고 (구름나그네님이 안주로 다드시고...ㅠㅠ)
전철칸 통채로 냄새 풀풀 풍기며 용감하게 부평역까지 갔다.
매번 헤메이는 부평역사는 오늘이라도 다를리 없고
우찌우찌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기업은행앞에 내리니 9시15분
한참의 시간이 흘러흘러
알듯모를듯 한맘님들이 오시고 그래도 반갑게 맞아주심에 인사를건넨다.
진행부의 일정을 듣고 출발~
어둠을 뚫고 달리는 버스는 막힘없이 내달린다.
도란도란 이야기도 잠시
깊은 침묵에 빠지는 차내에서 나름대로 짧은 잠을 청해보지만
불편한 자리는 잠을 몰아내고 생각속의 소설을 쓴다.
친절하신 할배의 어깨를 빌려 친한척도 해보고 편안함을 찾아보지만 어색하기만하다.
어둡고 캄캄한 밤의 막막함도 잠시
일행을 토해내는 장수대
뜨거운 국밥으로 생각에 맞침표를 찍고 신발끈을 조여매며
출항하는 배처럼 긴 숨 몰아 마음을 가다듬고
오늘 산행길에 안전과 평안함과 화목을 기도한다.
새벽 4시
아직 어둠이 짙은 장수대를 뒤로하고
시작하는 산행은 팔십여명의 긴꼬리를 만들며
지고온 마음의 짐을 제잘제잘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토해버리고
허상의 겉옷을 한겹한겹 벗는다.
점점 둔탁해지는 발걸음 소리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곡조를 붙여본다.
멀리 달아나듯 앞서버린 선두에 애꿋은 원망도 해보고
꽁지깃 대장님께 지대겨보지만
그래도 나의 갈 길이기에 엉거주춤 발걸음을 옮긴다.
멀기만하던 대승령 이마위로 올려보며 컴컴한 하늘의 별을 세어본다.
기울어가는 달과 총총히 빛나는 별들의 수를 헤아리다 잃어버릴만큼 지쳐서
여기가 정상이거니 주저앉아보지만 멀기만한 정상이 야속다.
할배의 등떠밀매 밀려 더이상 오를 수 없을것 같은 발걸음을 내 딛는다.
드디여 대승령
싸늘한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하고
흐르던 땀은 금방이라도 얼어버릴것같다.
주섬주섬 쉬는듯 마는듯
안산에서 일출을 본다는 말에 힘듬도 모르는척 다시 산오름은 시작되고
웅성웅성 선두의 목소리가 가까워지니 안산이다.
정상에 맞는 해돋이는 언제봐도 장관이다.
불덩이 되어 떠오르는 해를 가슴에 품으며
봇짐을 풀어 누눔의 정도 상승하고
끝없이 오를것 같은 산행도 하산길에 접어든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외마다 전정한 아름다움이다.
누가 이리도 멋진 스켓치를 했을까?
누가 이리도 곱디고운 물감을 발랐을까?
수줍은듯 떨리는 가지끝 작은 잎들
손을 들어 찬미하는 입이 어찌이리도 아름다울까...
12선녀탕 폭포면 선녀들이 미끄럼틀
바위에 부딛치고
계곡물에 발 담그니 한마음선녀탕
저리도록 시린 계곡 물은 산 오름에 갈증을 말끔히 씻어준다.
굽이굽이12굽이 돌고돌아서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지치고 지친 나에게도 용서하며 이해하며 살라한다.
누구라 꼭 집을 수 없지만
삶에 선배들을 보며 나의 작은 이기심은 부끄럼되어 흘르고
시골아낙 앞지락 만큼이나 넓어진 마음으로
또 다른 나의 일상을 맞는다.
첫댓글 포도원 지기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ㅎ... 또 못감췄네.
지기님과는 처음 한 산행이었던것 같은데... 앞으로는 친구랑 손잡고 산행해야지... ㅎㅎㅎ
ㅎㅎ 그려요 손잡고 핫둘핫둘..
다음은 두마리로 부탁해욬ㅋㅋㅋㅋ
헉~ 할배 미오
좋은 등반이었지요 다음부터는 자주 만나수있기을 바랍니다 늘 건강해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