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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미언命理微言 10. 행운行運을 논함(論行運)
명리미언 행운론의 논주는 그 논지가 독특하다. 여타 명리서와 그 관점이 사뭇 다르다. 그 특이점을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원문을 발췌하여 정리한다.
첫째 원국의 사주팔자와 대운 이자二字를 합간合看하여 보라고 한다. 원국은 주정主靜하여 주인이 되고 주체가 되며, 대운은 주동主動하여 빈객이 되고 묘용이 되는데, 다시 원국과 대운은 합쳐서 십자十字가 하나의 주체가 되고 유년은 묘용이 된다.
둘째 천지가 정위定位하니, 운간運干은 단지 원국의 천간과 관계하고, 운지運支도 오로지 지지와 회합會合할 따름이다. 행운과 원국의 간지가 교차하여 상생하거나 상극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에 한정한다.
셋째 무릇 사주를 보는 방법은 또한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한다. 그밖에 인식재관印食財官은 모두 상론祥論하지 않고, 오로지 승기乘氣만을 위주하면 길흉이 저절로 분명하다.
넷째 천운天運은 장구長久하고, 지운地運은 단촉短促하다. 천운은 지운을 포괄하니, 이 때문에 용신은 한결같이 천간만 보고, 지운은 천운을 승계하니, 이 때문에 천운은 언제나 그 칠할七割을 주재한다.
[원문] 원국은 주정主靜하고, 행운은 주동主動한다. 동정動靜이 서로 체용體用이 되니, 반드시 양자兩字를 팔자에 참입參入해야 한다.(平主靜 運主動 動靜相爲體用 須以兩字參八字)
[나의 견해] 주정主靜이나 주경主敬은 성리학의 전문 수행 용어이며, 그 출처는 주렴계周濂溪 선생의 태극도설太極圖說이다. 원국은 주정하여 무극이나 태극과 대대하고, 행운은 주동하여 이오二五의 정기精氣 곧 음양오행에 배대한다. 원국은 주인이라 주체가 되고, 행운은 빈객이라 묘용이 된다. 또 태세를 따라 10년마다 교운交運하면, 행운이 주체가 되고 원국은 그 근저根底가 된다. 이에 동정動靜이 서로 체용體用이 된다고 한 것이다. 특히 행운 중에 대운은 월주에서 시원始原하기 때문에 10년 교운마다 바뀌기는 하지만 사주팔자와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며, 또한 체용을 번갈아가며 겸유한다. 대운의 간지 2자를 원국의 8자와 합하면 10개 간지가 되며, 이를 참입參入이라 한다.
[원주] 십자十字를 합간合看하면 바로 일운一運의 비태否泰가 모두 드러난다.(十字合看 則一運之否泰悉呈)
[나의 견해] 대운은 10년마다 바뀐다. 여타 명리서는 천간보다 지지를 더 중시한다고 말한다. 또한 대운의 간지 상하上下를 절간截看하여 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행운론의 논주는 일체 논란의 여지를 원천봉쇄한다. “십자十字를 합간合看하라.” 대운의 간지 2자와 원국의 사주팔자를 합하면 십자가 된다.
사주팔자와 일기一期 십년의 대운 간지를 합쳐서 하나의 태극으로 보고, 또 십자十字를 본체로 삼는다. 매양 교운할 때마다 합간하면 바로 일운一運의 비태否泰가 일시에 드러난다. 비태否泰는 주역의 천지비괘天地否卦와 지천태괘地天泰卦이니, 부귀나 빈천 또는 불운과 행운을 상징한다. 이는 행운론의 첫째 계단이다. 대운만 원국에 대입하여 십년의 비태를 보고, 태세는 보지 않는 단계이다.
[원문] 상충하면 곧 전쟁하고, 작합作合하면 바로 교접交接한다. 교접과 전쟁은 각기 길흉이 있다. 마땅히 유년을 보고 대운을 살펴야 한다.(沖則戰 合則交 交戰各有吉凶 當看流年審大運)
[나의 견해] 적천수의 세운 편에 전충화호戰沖和好가 있다. 위의 충전합교沖戰合交와 유사하다. 교交에는 남녀가 성교하다, 동물이 교미하다, 식물이 교배交配하다 등의 뜻이 있다. 교접交接은 교합交合 교구交媾와 그 뜻이 동일하니, 남녀의 은밀한 관계를 말한다. 교전交戰은 양국兩國이 서로 전쟁하다, 또는 사상이나 생각 따위가 서로 충돌하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충전沖戰과 합교合交를 이어받아 교전交戰이라 한 것이니, 교접과 전쟁이라 해석한 것이다.
원국이 주인이면 대운은 빈객이고, 원국과 대운 십자가 주인이면 태세는 빈객이다. 대운은 십년마다 교운하기 때문에 원국과 대비하면 주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십년의 일기 비태를 조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태를 결정하는 현권부現權府는 태세太歲이다. 해마다 바뀌는 유년이 바로 명운의 절대 결정권자이다. 대운과 유년을 원국에 대입하여 상충하면 곧 전쟁하고, 작합하면 바로 휴전한다.
“교접交接과 전쟁은 각기 길흉이 있다.” 이 표어標語는 행운론의 총상總相이다. “마땅히 유년을 보고 대운을 살펴야 한다.” 이는 행운론의 둘째 계단이고, 마지막 계단이기도 하다. 유월과 유일 유시는 모두 유년의 관할 아래 있기 때문이다. 아래 원문과 원주에서 상론한다.
[원주] 유년을 자세히 검열하면 바로 대운 중의 길흉이 번갈아 드나들다. 수水와 화火 그리고 금金과 목木이 불화不和한 사주는 전쟁하고, 음양의 빈모牝牡가 서로 배필이 되는 사주는 교합한다. 교交는 병합幷合이니, 병합하면 혼합混合하고, 또 교膠이니, 교착膠着하면 정체停滯하며, 또 폐閉이니, 폐쇄閉鎖하면 은장隱藏한다. 전쟁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강약으로 승부를 나누고, 중과衆寡로 용겁勇怯을 나눈다. 이것이 그 교전交戰은 각기 길흉이 있다는 표어의 첫째 사례이다.(細閱流年 則運中之吉凶迭矣 水火金木不和者戰 陰陽牝牡相匹者交 交 幷也 幷則混 又膠也 膠則滯 又閉也 閉則藏 至於戰 必以強弱分勝負 以衆寡分勇怯 此其各有吉凶者一也)
[나의 견해] 교交자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작합과 교합은 그 형세가 동일하지만, 그 용처는 동일하지 않다. 교합은 전쟁과 상응하여 쓰고 있다.
일기 대운 중에 10개 유년이 있다. 이 유년이 주체가 되어 원국과 대운의 십자에 배대하여 비태를 점검하면 그 길흉이 일정하지 않다. ‘수水와 화火 그리고 금金과 목木’도 어떤 때는 화합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불화한다. 이에 전쟁과 교접도 또한 교차하며 그 길흉을 드러낸다. 전쟁은 그 과정과 결과가 잔혹하다. 반드시 강약으로 승부를 확정하고, 중과衆寡로 진퇴를 결정한다. 첫째 사례이다.
[원주] 작합은 합당함과 합당하지 않음이 있고, 상충도 또한 꺼림과 꺼리지 않음이 있다. 무릇 기신忌神은 작합함이 마땅하고, 희신喜神은 작함합이 마땅하지 않으며, 유고有故하면 작합함이 마땅하고, 무고無故하면 절대로 작합함이 마땅하지 않는다. 희신은 상충을 혐의嫌疑하고, 기신도 더욱 상충을 혐의하며, 유고하면 또 상충함이 마땅하고, 무고하면 전연 상충함이 마땅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 교전은 각기 길흉이 있다는 표어의 둘째 사례이다.(合有宜不宜 沖亦有忌不忌 大抵忌神宜合 喜神不宜合 有故宜合 無故總不宜合 喜神嫌沖 忌神更嫌沖 有故又宜沖 無故總不宜沖 此其各有吉凶者二也)
[나의 견해] “무고無故하면 절대로 작합함이 마땅하지 않는다.”(無故總不宜合) 총總은 부사의 여러 용법 중에 반드시 예외없이 절대로 전연 등의 뜻이 있다. 유고와 무고는 이전 논문에서 여러 차례 상세히 천명했다. 이에 해설은 생략한다.
작합과 상충은 각기 그 공효가 있고 또 폐단이 있다. “희신은 상충을 혐의嫌疑하고, 기신도 더욱 상충을 혐의한다.” 희신은 상충하면 그 희기喜氣 또는 길기吉氣나 복기福氣가 손상한다. 그렇다면 기신을 상충하면 또한 그 기기忌氣 또는 흉기凶氣나 화기禍氣가 감소하여 좋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러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기신을 상충하여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면 오히려 그 노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 폐단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간법도 전연 하나도 예외가 없는 절대 간법은 없다. 이에 고인의 글을 대면하면 일단 긍정하고 논평하는 것이 또한 옳다. 이는 둘째 사례이다.
[원주] 간혹 작합함이 마땅하면 작합한다. 또 유년에 충파沖破를 만나는데, 충파함이 마땅하여 충파해야 한다면, 반대로 유년에 합주合住하면 불길하다. 또 길운의 작합이 있는데 유년의 합화合化를 만나는 때는 더욱 묘하고, 흉신의 작합에 유년의 합화를 만나는 경우는 더욱 흉하다. 이것이 그 교전은 각기 길흉이 있다는 표어의 셋째 사례이다.(或宜合而合 又遇流年沖破 宜沖而沖 反被流年合住 不吉 又有吉運合而逢流年化者 更妙 凶神合而逢流年化者 更凶 此其各有吉凶者三也)
[나의 견해] 지지의 작용을 형충합회刑沖合會라 말하기도 하고, 형충파해刑沖破害라 말하기도 한다. 충파는 후자의 범위에 속한다. 충파를 그냥 상충으로 이해해도 좋다. 유년의 작합이나 충파가 모두 길운이 된다거나 또는 모두 흉운이 되는 경우는 없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하나가 좋으면 또 하나는 나쁠 수밖에 없다.
“또 길운의 작합이 있는데 유년의 합화合化를 만나는 때는 더욱 묘하다.” 일단 대운 중에 길지吉支가 원국의 사지 중에 하나와 작합하면 길신吉神을 원국에서 잡아 수용하는 것이고, 다시 유년에 합화하면 그 길신이 육합이면 성원成垣하고 삼합이면 성국成局하는 것이다. 이에 더욱 묘하다고 할 만하다. 합화合化는 지지가 작합하여 그 본성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신자진申子辰 수국水局이라면 신금申金과 진토辰土가 임계수壬癸水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흉신의 작합에 유년의 합화를 만나는 경우는 더욱 흉하다.” 이는 길운의 작합을 뒤집은 것이다. 동일한 논리로 해석하면 된다. 이는 셋째 사례이다.
[원주] 또 예를 들면 양자兩字가 서로 만나거나 세운歲運이 병림幷臨하며, 길신이 독발獨發하거나 간지가 교합巧合하며, 혹은 천극지충天克地沖하거나 또는 천경지보天傾地補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그 교전은 각기 길흉이 있다는 표어의 넷째 사례이다.(又如兩字交值 歲運幷臨 吉神獨發 干支巧合 或天克地沖 或天傾地補 此其各有吉凶者四也)
[나의 견해] 협비夾批에 “이상은 한결같이 유년만 거론한 것이다.”(以上耑論流年)라고 주석한다. 4개 사례가 모두 그러하다.
천간의 양신兩神 세력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 행운의 지지에서 보완하여 균형을 이루면 이를 천경지보天傾地補라 한다. 원문에 사자성어가 6구이다. 이 중에 길신독발吉神獨發이나 간지교합干支巧合 천경지보는 길경한 교전이고, 천극지충天克地沖은 흉험한 교전이며, 양자교치兩字交值나 세운병림歲運幷臨은 그 교전의 조합에 따라 길흉이 나누어진다. 이는 넷째 사례이다.
교합巧合은 기봉奇逢과 같다. 교묘하게 작합하고 기묘하게 봉합한다. 삼기삼합三奇三合은 천간삼기天干三奇와 지지삼합地支三合의 조합이고, 삼기삼취三奇三聚는 천간삼기와 지지삼취地支三聚의 조합이다. 모두 길경하다. 어정자평 4권을 인용한다.
“천간삼기와 지지삼합은 공명功名을 주관하는데 특달特達하고, 교합하며 기봉한다. 신왕身旺하고 운순運純을 기뻐하며, 신쇠身衰하거나 충극沖克을 꺼려한다. 천간삼기와 지지삼취는 부귀를 주관하는데 안락하고, 희기는 삼기삼합과 동일하다.”(三奇三合 天干三奇 地支三合 主功名特達 巧合奇逢 喜身旺運純 忌身衰沖克 三奇三聚 天干三奇 地支三聚 主富貴安樂 喜忌同上)
지지삼취地支三聚는 “3개 지지가 서로 동일하며, 또한 삼합취집三合聚集이라 일컫기도 한다.”(三地支相同 亦名三合聚集)
[원문] 주정한 원국은 완만缓慢하고, 주동하는 행운은 시급時急하니, 그 공용功用은 쇠왕衰旺의 사이에 참입參入한다.(靜者緩而動者急 功用參夫衰旺之間)
[나의 견해] 부夫자는 중간에 있으면 감탄하는 조사로 쓰인다. 원국의 사주팔자는 수동적이라 완만하게 작용하고, 행운은 적극적이라 시급하게 용사한다. 이 때문에 완만과 시급으로 배대한 것이다.
“그 공용功用은 쇠왕衰旺의 사이에 참입參入한다.”(功用參夫衰旺之間) 그 공용은 주동과 주정이며, 쇠왕의 사이에 참입하는 것은 바로 완만이고 시급이다. 이 원문은 아래 원문과 서로 호응한다. “그 변통變通은 허실虛實의 즈음에 존재存在한다.”(變通在乎虛實之際) 하문은 허실에 초점을 맞추었고, 상문은 쇠왕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리고 참입이나 존재는 그 사이에서 공용으로 용사하고, 또 그 즈음에서 변통으로 용사한다는 뜻이다. 원주에서 그 사례를 자세히 천명했다.
[원주] 정생동靜生動은 동생정動生靜만 같지 못하고, 정극동靜克動은 동극정動克靜만 같지 못하다. 체중지정體中之情은 구원久遠과 연계되고, 용중지세用中之勢는 일시一時에 쏟아내니, 이는 그 대요大要이다. 양은 주동하여 강왕하고, 음은 전일專一하여 적정하다. 득시得時한 천간은 강왕하고 실령失令한 천간은 쇠약하다. 또 동정動靜의 상도常道에 구애拘礙받지 않고 완급緩急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靜生動 不如動生靜 靜克動 不如動克靜 體中之情系乎久遠 用中之勢注於一時 此其大凡也 若夫陽動而強 陰耑而靜 得時者旺 失令者衰 則又不拘動靜之常 而分緩急也)
[나의 견해] 약부若夫는 어기사語氣辭라 해석할 필요가 없다. 정생동靜生動이나 동생정動生靜 그리고 정극동靜克動이나 동극정動克靜은 모두 주정을 원국으로 주동을 행운으로 대체하면 그 대의가 명백하다. “정생동靜生動은 동생정動生靜만 같지 못하다.” 원국이 행운을 생조하는 것은 행운이 원국을 생조하는 것만 못하다. 어째서 그러한가? 전자는 수동적이라 그 의지나 역량이 빈약하고, 후자는 적극적이라 그 의지나 역량이 모두 강력하기 때문이다. “정극동靜克動은 동극정動克靜만 같지 못하다.” 이도 또한 상생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체중지정體中之情은 구원久遠과 연계되고, 용중지세用中之勢는 일시一時에 쏟아낸다.” 전자는 원국이고, 후자는 행운이다. 원국의 사주팔자는 어째서 구원과 연계될 수 있을까? 원국 승기의 변상變相을 의거하여 삼세사三世事를 볼 수 있고, 구세 십세의 선악업善惡業이 하나도 남김없이 변상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용중지세用中之勢는 일시一時에 쏟아낸다. 행운은 대운부터 유년 유월 유일 유시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이 일시를 벗어나지 않는다.
체중지정體中之情의 정情과 용중지세用中之勢의 세勢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둘을 합하면 정세情勢가 되고, 그 정세를 살피면 바로 그 의향을 알 수 있다. 사주팔자의 원명原命은 명체命體가 되고, 이 명체 중에 성정性情은 삼세와 연계된다. 이 성정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바로 승기乘氣이다.
“양은 주동하여 강왕하고, 음은 전일專一하여 적정하다.” 천간이 양이면 지지는 음이고, 행운이 양이면 원국은 음이다. 또한 득시하면 양이고 실령하면 음이다. 이에 “득시得時한 천간은 강왕하고 실령失令한 천간은 쇠약하다.”라고 말하며, 이 때문에 “또 동정動靜의 상도常道에 구애拘礙받지 않고 완급緩急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라고 결론한 것이다.
동정動靜의 상도常道는 무엇인가? “양은 주동하여 강왕하고, 음은 전일專一하여 적정하다.” 득시하거나 실령하면 어째서 음양동정의 이 상도에 구애받지 않는가? 득시나 실령의 당체가 바로 승기이기 때문이다.
[원문] 작합한 천간은 흥기興起하고, 상충하는 지지는 양휘揚輝하니, 그 변통變通은 허실虛實의 즈음에 존재存在한다.(合者起而沖者揚 變通在乎虛實之際)
[나의 견해] “작합한 천간은 흥기興起한다.” 이 흥기를 조기釣起라 쓸 수도 있다. “상충하는 지지는 양휘揚輝한다.” 묘고墓庫를 형충하면 고신庫神이 양휘한다. 양휘揚輝는 높이 올라가 빛난다는 뜻이다. “그 변통變通은 허실虛實의 즈음에 존재存在한다.” 그 변통은 작합과 상충이고, 허실의 즈음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흥기이고 양휘이다.
[원주] 간신干神이 좌공坐空하는데 봉합逢合하면 흥기하고, 지신支神이 낙공落空하는데 봉충逢沖하면 전실한다. 간신이 손상이 있는데 작합하면 병기幷起하고, 지신이 묘고를 만나는데 상충하면 양휘揚輝한다. 무릇 이러한 사례는 모두 그 충합沖合을 이롭게 한다. 또 지지가 봉충하면 천간이 일어나고, 천간이 봉합하면 지지가 다투지 않는다. 암충暗沖하고 암합暗合하여 재관財官이 되고, 명국明局하고 암국暗局하여 서로 삼회三會가 오면, 이는 또 충합의 묘용妙用이다.(干神坐空 逢合則起 支神落空 逢沖則實 干神有損 合則幷起 支神逢墓 沖則揚輝 凡此者 皆利其沖合也 又支逢沖而干亦起 干逢合而支不爭 暗沖暗合作財官 明局暗局來相會 此又沖合之妙用也)
[나의 견해] “무릇 이러한 사례는 모두 그 충합沖合을 이롭게 한다.” 이상은 협비에 “원국과 행운이 모두 동일하다.”(平運俱同)라고 주석하고, “이는 또 충합의 묘용妙用이다.” 이상에 대해서 협비는 “원국만 말한 것이다.”(以平言)라고 주석한다.
“지신이 묘고를 만나는데 상충하면 양휘揚輝한다.” “무릇 이러한 사례는 모두 그 충합沖合을 이롭게 한다.” 충합이 모두 유고有故하기 때문이다.
취성자의 기상편에 명구가 있다. “학자는 반드시 구현색은鉤顯索隱하고 발표귀근發表歸根하며, 향실심허向實尋虛하고 종무취유從無取有해야 한다.”(學者務要鉤玄索隱[鉤顯] 發表歸根 向實尋虛 從無取有) 위 사구 중에 향실심허와 종무취유가 원주 중에 “암충暗沖하고 암합暗合하여 재관財官이 된다.”라는 구절과 상응한다.
“명국明局하고 암국暗局하여 서로 삼회三會가 오면, 이는 또 충합의 묘용妙用이다.” 암충 암합하여 삼회를 이루면 암국이 될 것이고, 행운에 이르러 삼회가 되면 명국이 될 것이다. 삼명통회에 또 다른 명국이 있어서 이를 인용한다. “암국暗局을 등지고 명국明局을 지향指向하여 평생 지기志氣가 드높다. 재관財官이 연월간年月干에 있으면 난혜蘭蕙가 봉호蓬蒿에서 나온다.”(背暗向明局 平生志氣高 財官年月上 蘭蕙出蓬蒿)
[원문] 천지가 정위定位하니, 천간을 인동引動함은 운간運干이고, 지지를 인동함은 운지運支이다.(天地定位 天引干而地引支)
[나의 견해] 인引을 인동引動이라 해석했다. 인동에는 끌어당기다, 마음을 사로잡아 감동시키다, 일으키다, 유발하다, 야기하다, 건드리다 등의 뜻이 있다.
주역 설괘전에 “천지天地가 정위定位하고, 뇌풍雷風이 상박相薄하며, 산택山澤이 통기通氣하고, 수화水火가 상사相射하지 않는다.”(天地定位 雷風相薄 山澤通氣 水火不相射)라는 명구가 있다. 건상곤하乾上坤下면 천지비괘天地否卦가 되고, 곤상건하坤上乾下면 지천태괘地天泰卦가 된다. 지천태괘는 천지가 합덕하고, 천지비괘는 일체 교합이 없다. 천지정위는 전자 건상곤하 천지비괘를 말한다. 이 때문에 “천간을 인동引動함은 운간運干이고, 지지를 인동함은 운지運支이다.”라고 한 것이다. 상하 교섭이 없기 때문이다.
[원주] 행운 중에도 생극제화生克制化하는데, 운간運干은 단지 천간과 관계할 뿐이고, 운지運支도 오로지 지지와 회합會合할 따름이다. 지운支運 중에 오직 귀인이나 장생 녹마 인왕刃旺 묘절墓絕 순공만이 바로 일원이나 용신과 관계할 뿐이고, 그밖에는 한신閑神이라 바로 운지는 진실로 천간을 생조할 수 없고, 운간도 또한 지지를 극제할 수 없다. 무릇 사주를 보는 방법은 또한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하는 것뿐이다. 그밖에 인식재관印食財官은 모두 상론祥論하지 않고, 오로지 승기乘氣만을 위주하면 길흉이 저절로 분명하다. 간혹 인식재관이 성방成方하면 바로 상론한다.(運中生克制化 天只與天關 地只與地會也 支運中惟貴人長生祿馬刃旺墓絕旬空 便與日元及用神關係 其餘閑神 則地固不能生天 天亦不能克地也 凡看四柱之法 亦只重上數者 其餘印食財官俱不論 惟以乘氣爲主 吉凶自分明耳 或印食財官成方則論)
[나의 견해] 행운과 원국 간지의 상호 관계를 상세히 천명했다. 명리의 일체 요결 중에 요결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 요결 밖에 또 하나의 천장지비天藏地秘한 비결을 드러낸다. “무릇 사주를 보는 방법은 또한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하는 것뿐이다.”(凡看四柱之法 亦只重上數者) 상수上數는 직설하면 최상最上의 명수命數이고, 명운의 주재자이며, 월지 중에 월령이고, 또한 승기이다. 멍운이나 운명 또는 운수를 수數라 한다. 취성자의 기상편 서문 중 ‘기상의 규모’나 ‘용신의 출처’에서 이 상수上數의 변상變相을 거듭 음미할 수 있다. 아래와 같다.
“사주를 세우고 오행을 취하며, 일운一運을 정하여 십년을 통관通關시킨다. 청탁순박清濁純駁하여 만물이 가지런하지 않고, 호오시비好惡是非에 명리를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고인이 논명함에 연구가 정심미묘精深微妙하여 체體를 인유因由하고 용用을 해괄該括하였는데, 금인이 논명함에 격국에 얽매여 마침내 가상假相에 국집하고 진상眞相을 잃어버렸다. 반드시 기상의 규모를 먼저 살펴보아야 하니 바로 부귀빈천의 강령이고, 다음에 용신의 출처를 논해야 하니 모두 사생궁달死生窮達의 정미精微이다.”(今夫立四柱而取五行 定一運而關十載 清濁純駁 萬有不齊 好惡是非 理難執一 故古之論命 研究精微 則由體而該用 今之論命 拘泥格局 遂執假而失眞 是必先觀氣象規模 乃富貴貧賤之綱領 次論用神出處 盡死生窮達之精微)
“그밖에 인식재관印食財官은 모두 상론祥論하지 않는다.” 일체 명서는 재관과 인식을 최고로 중시한다. 그런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다. “오로지 승기乘氣만을 위주하면 길흉이 저절로 분명하다.”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한다.”라는 지중상수只重上數를 승기乘氣로 이어받았다. 승기의 변상 하나만 옳게 보면, 여기에 일체 비태가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째서 후구에 “간혹 인식재관이 성방成方하면 바로 상론한다.”라고 천명했는가? 이는 월지를 포함한 성방을 말하기 때문이다.
다시 수數를 들어서 상수上數를 상론한다. 승기를 상수에 배대한 까닭은 무엇인가? 대수大數의 표기법에 상수와 중수中數 하수下數가 있다. 나의 ‘신축년 공부기工夫記’ 중에 ‘1. 가장 큰 수와 황제산법黃帝算法’(2021. 1. 31. 작성)이란 제명의 글에서 이를 상세히 밝혔다. 간단히 말하면, 일 십 백 천 만처럼 십배수로 나가면 이를 하수라 일컫고, 1만보다 더 큰 억조경해자億兆京垓秭 양구간정재壤溝澗正載도 또한 동일하게 십배수를 적용한다. 곧 10만(10의5승)을 1억億이라 이르고 10억(10의6승)을 1조兆라 이르는 것과 같다. 중수는 만만 단위로 바뀌니, 만만(10의8승)을 1억이라 이르고 만만억(10의16승)을 1조라 이르는 것과 같다. 상수는 그 수가 무궁하게 변통하니, 만만(10의8승)을 1억이라 이르고 억억(10의16승)을 1조라 이르며 조조(10의32승)를 1경이라 이르는 것과 같다. 1억에서 1재에 이르며, 대연수大衍數에서 종결한다. 이 상수를 화엄경 아승지품에서 자세히 천명했다. 곧 상수는 부사의不思議하며, 승기도 또한 부사의하다. 이 때문에 승기를 상수에 배대한 것이다.
[원문] 부재覆載가 상성相成하니, 천운天運은 장구長久하고, 지운地運은 단촉短促하다.(覆載相成 天運長而地運短)
[나의 견해] 부재覆載는 천부지재天覆地載 중에 후자를 취한 것이니, 천지가 본체라면 부재는 그 묘용이다. 이에 부재는 곧 천지와 동일하다. “부재覆載가 상성相成한다.” 행운의 천간은 원국의 천간을 상생하고, 행운의 지지는 원국의 지지를 상극한다. 상극과 상생을 상성이라 표기했다.
“천운天運은 장구長久하고, 지운地運은 단촉短促하다.” 이도또한 노주의 독특한 간법이다. 아래 원주와 나의 견해에서 상세히 해설하겠다.
[원주] 천운은 지운을 포괄하니, 이 때문에 용신은 한결같이 천간만 보고, 지운은 천운을 승계하니, 이 때문에 천운은 언제나 그 칠할七割을 주재한다. 천운의 길흉은 매양 교운交運하면 바로 증험하고, 지시支時의 화복禍福은 세말歲末을 지나가야 비로소 다가온다. 그 직분職分이 이러하기 때문이다.(天包乎地 故用神耑看天干 地承乎天 故天運常主其七 天運吉凶 每交即驗 支時禍福 歷歲方來 職此故也)
[나의 견해] “천운은 지운을 포괄하니, 이 때문에 용신은 한결같이 천간만 보고, 지운은 천운을 승계하니, 이 때문에 천운은 언제나 그 칠할七割을 주재한다.” 이는 행운의 대법大法이다. 대운의 간지 2자는 매양 교운마다 원국의 사주팔자와 합일合一하여 하나의 십자변국十字變局을 이룬다. 이에 대운의 상하절간上下截看을 논란할 여지는 전혀 없다. 천운은 그 지운의 칠할을 주재한다. 어째서 천운은 대부분의 지운을 포괄할 수 있을까?
천포호지天包乎地는 그 출처가 황제내경黃帝內徑이다. 의역동원설醫易同源說은 이 내경을 근거한다. 노씨의학심법盧氏醫學心法 중 의역설醫易說에 이르기를, “상천은 하지下地를 포괄하고, 하지는 상천을 승계하니, 이 때문에 건곤이 상하上下에 위치한다. 상위는 양이고 하위는 음이다. 그 양이란 마치 삼공이나 구경 백관과 같고, 그 음이란 또한 삼비三妃나 구빈九殯 백어百御와 같다. 양은 주동主動하고 음은 수순隨順하며, 양은 주도主導하고 음은 종속從屬한다.”(天包乎地 地承乎天 故乾坤位於上下 上爲陽 下爲陰 其陽者 宛如三公九卿百官也 其陰者 宛如三妃九殯百御也 陽動陰隨 陽主陰從也)라고 한다.
또 명대明代 감천자甘泉子 담약수湛若水(1466~1560)는 그 초어樵語에서 이르기를, “군자의 지기志氣는 하늘을 본받고, 그 행위는 땅을 본받으며, 그 변화는 사시四時를 본받는다. 이 때문에 그 군자는 천지와 병렬竝列할 수 있다. 그 지기는 하늘을 본받으니, 이 때문에 장원하여 밖이 없어서 상천이 하지를 포괄하는 듯하고, 그 행위는 땅을 본받으니, 이 때문에 친근해도 유류遺留가 없다. 그 변화는 사시를 본받으니, 시의에 맞게 그 변화가 나오며, 이 때문에 화출化出이 무궁하다.”(君子之志法乎天 行法乎地 其變化法乎四時 故能與天地幷 志法乎天 故遠而無外 天包乎地 行法乎地 故近而無遺 變化法乎四時 時而出之 故出而無窮)라고 한다.
각설하고, “천운은 지운을 포괄하니, 이 때문에 용신은 한결같이 천간만 본다.” 용신은 용사하는 신이다. 원국의 용신으로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행운론의 천지는 천운과 지운으로 해석하는 것이 또한 옳을 것이다. 대운이나 유년은 간지가 함께 용사한다. 원국은 주정하고 행운은 주동한다. 이도 또한 간명의 대원칙이다. 만일 주동하는 행운이라면 어찌 운지를 운간보다 더 중시할 수 있으랴. 유년의 간지는 다시 말할 것이 없다. 원국이나 대운 유년 중에 용사하는 신은 바로 용신이라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용신은 한결같이 천간만 본다.”라고 강조한 것이다.
“지운은 천운을 승계하니, 이 때문에 천운은 언제나 그 칠할七割을 주재한다.” 이는 의역설 중에 “양은 주동主動하고 음은 수순隨順하며, 양은 주도主導하고 음은 종속從屬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해석할 수 있다. “행운론은 바로 천동설이고, 또 주동설이다.” 이에 방점傍點을 찍는다.
“천운의 길흉은 매양 교운交運하면 바로 증험하고, 지시支時의 화복禍福은 세말歲末을 지나가야 비로소 다가온다.”(天運吉凶 每交即驗 支時禍福 歷歲方來) 교交자를 교운交運으로 번역했다. 친근하고 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를 태세의 교년交年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말구末句를 의거하면 이 해석도 또한 옳다. 교운과 교년을 함께 취한다.
이는 적천수 논지지論地支 중에 “양지陽支는 주동하여 강하므로 신속히 이르러 재상災祥을 드러내고, 음지陰支는 주정하여 전일하므로 비태를 드러냄이 매양 연말을 경과한다.”(陽支動且强 速達顯災祥 陰支靜且專 否泰每經年)”라는 시결과 조금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행운론의 논주와는 그 지향이 사뭇 다르다. 다만 양지를 행운의 천간으로 음지를 행운의 지지로 대체하여 보면 또한 옳다.
“그 직분職分이 이러하기 때문이다.” 이 대문도 번역하며 고심苦心한 곳이다. 직분의 주체는 천운과 지운이다.
[원문] 자공自空이 봉공逢空하면 바로 전실하고, 허일대용虛一待用하면 삼합국이 온전하다.(自空逢空則塡實 虛一待用而局全)
[나의 견해] 자공봉공自空逢空도 하나의 명리용어로 볼 수 있다. 육효에 진공眞空과 가공假空이 있고, 동공動空과 정공靜空이 있으며, 또 자공自空과 화공化空이 있다. “예를 들면 갑자순甲子旬 중에 술해戌亥가 공망이고, 원국 중에 술해 지지가 있으면 곧 공망이다.” 이를 자공自空이라 한다. “홀연히 술운戌運을 만나면 바로 전실한다.” 이를 봉공逢空이라 한다.
어정자평 4권에서 허일대용虛一待用을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갑자년에 임신시를 만나거나 갑술년에 임오시를 만나며, 갑신년에 임진시를 만나거나 갑오년에 임인시를 만나며, 갑진년에 임자시를 만나거나 갑인년에 임술시를 만나는데, 문관文官을 주관하면 태간台諫이 되고, 무직武職은 장단將壇에 있게 된다. 관살의 투로透露를 기뻐하고, 겁인忌劫의 충국을 꺼려한다. 방본坊本作에 허일시용虛一時用이라 되어 있는데, 지금 개정했다.”(甲子年遇壬申時 甲戌年遇壬午時 甲申年遇壬辰時 甲午年遇壬寅時 甲辰年遇壬子時 甲寅年遇壬戌時 主文爲台諫 武居將壇 喜官煞透露 忌劫刃沖克 坊本作虛一時用 今改正) 위 사례를 의거하면 허일대용虛一待用은 삼합 중에 허신虛神 하나를 기다리고 행운에 이르면 바로 용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삼명통회도 또한 허일대용虛一待用을 설명하고 있다. “사주의 본간本干이 서로 순연順連하는데 바로 일자一字를 건너뛰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갑을병무甲乙丙戊는 정화丁火 일자를 건너뛰는 것과 같다. 이를 얻는 행운이면 온보청운穩步青雲이라 한다.”(四主本干相連 即跳一字 如甲乙丙戊跳丁一字是也 得之者 穩步青雲)
[원주] 예를 들면 갑자순甲子旬 중에 술해戌亥가 공망이고, 원국 중에 술해 지지가 있으면 곧 공망이다. 홀연히 술운戌運을 만나면 바로 전실한다. 간혹 술자戌字가 없는데 술운에 술년戌年을 만나면 또한 전실한다. 다만 입운入運하는 첫째 유년에 만나면 바로 그 전실이 더욱 묘하다. 이도 또한 상충과 동용同用한다. 만일 이미 상충하면 전실할 필요가 없고, 이미 전실했으면 또한 상충할 필요가 없다. 이 상충을 만나는 사주는 길흉이 병견幷見한다. 원국 중에 삼합하는데 일자一字가 부족하면, 반드시 행운에 만나서 이를 보완해야 바로 회국會局한다. 다만 조년早年에 전공塡空하거나 보실補實한 행운이라야 묘하다. 행운은 설령 지나가면 그뿐이지만, 보실하면 이미 완전하기 때문이다.(如甲子旬中戌亥空 平中有戌亥字則空矣 忽而逢戌運 則實 或無戌字而戌運逢戌年 則亦塡實 但逢入運第一年即塡便妙 此亦與沖同用也 若既沖則不用塡 既塡亦無用沖 遇此者吉凶幷見 平中三合而少一字 必逢運補之則會局 但早年塡空 補實者妙 運雖過而已 實已全也)
[나의 견해] “예를 들면 갑자순甲子旬 중에 술해戌亥가 공망이고, 원국 중에 술해 지지가 있으면 곧 공망이다.” 이를 자공自空이라 한다. 이 공망도 견해가 다단하다. “홀연히 술운戌運을 만나면 바로 전실한다.” 이를 봉공逢空이라 한다. “간혹 술자戌字가 없는데 술운에 술년戌年을 만나면 또한 전실한다.” 자공과 봉공을 대운에서 겸했다.
“다만 입운入運하는 첫째 유년에 만나면 바로 그 전실이 더욱 묘하다.” 길신이 좌공한 경우이며, 첫째 유년에 만나면 그 공효가 장구하기 때문이다. “이도 또한 상충과 동용同用한다.” 길신이 좌공한 지지를 행운에 상충하면 또한 공망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미 상충하면 전실할 필요가 없고, 이미 전실했으면 또한 상충할 필요가 없다.” 전실이나 상충 중에 하나로 공망이 해소되며, 구태여 해소된 공망을 다시 해공할 필요는 없다. “이 상충을 만나는 사주는 길흉이 병견幷見한다.” 해공은 길사이고, 상충은 흉사이기 때문이다.
“원국 중에 삼합하는데 일자一字가 부족하면, 반드시 행운에 만나서 이를 보완해야 바로 회국會局한다.” 이에 대한 미비眉批는 “예를 들면 원국 중에 단지 인오寅午만 있고 1개 술戌자가 부족한데, 술운戌運을 만나서 부족한 일자一字를 보완하면 곧 회국한다. 설령 행운에 만나도 삼합국이 이미 온전하다.”(如平者中只有寅午 少一戌字 逢戌 逢補之則會局 雖運遇而局已全也)라고 주석한다.
“다만 조년早年에 전공塡空하거나 보실補實한 행운이라야 묘하다.” 이는 “다만 입운入運하는 첫째 유년에 만나면 바로 그 전실이 더욱 묘하다.”라는 구절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행운은 설령 지나가면 그뿐이지만, 보실하면 이미 완전하기 때문이다.” 전공하거나 보실한 당해 대운에 한정하지 않고, 이어지는 대운에도 여전히 그 공효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원문] 충신沖神이 공망을 만나면 완벽하게 힘을 쓰지 못하며, 합신合神이 월령을 만나면 먼저 상관相關해야 한다.(沖逢空全不著力 合逢令先要相關)
[나의 견해] 착력著力은 힘을 쓰다 애쓰다 진력하다는 뜻이 있다. 행운 중에 충신이 공망을 만나면 상충하는 힘이 약화하여 부실하다. 합신合神이 월령을 만나면 먼저 서로 관련을 맺어야 한다.
[원주] 충공沖空의 길흉은 유년流年과 연계된다. 전실하는 유년에 공운空運을 써서 실지實支를 상충하면 바로 공망한 지지가 전실하지만, 지신支神은 당연히 부동不動한다. 실운實運으로 공지空支를 상충한 자도 또한 그러하다. 만일 승기와 사간四干이 상동相同한 사주가 있는데 합운合運을 만나면 바로 먼저 영신令神을 우선하여 작합한다. 거기에 상동하는 자가 없으면 작합은 말할 필요가 없다.(沖空吉凶系乎流年 塡實之歲 以空運而沖實支 則空者實矣 而支神固不動 實運沖空支者亦然 若乘氣與四干有相同者 而逢合運 則先儘令神作合也 其無相同者 合不待言矣)
[나의 견해] “충공沖空의 길흉은 유년流年과 연계된다.” 유년의 연지가 원국의 길신이나 흉신을 격충하는데, 이 연지가 공망이면 충공沖空이라 한다. 충공은 길신이나 흉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실하는 유년에 공운空運을 써서 실지實支를 상충하면 바로 공망한 지지가 전실하지만, 지신支神은 당연히 부동不動한다.” 공망이 든 대운의 지지로 전실하는 유년의 지지를 상충하면 대운의 공지空支만 전실하고 유년의 지지는 부동한다. “실운實運으로 공지空支를 상충한 자도 또한 그러하다.” 전실하는 대운의 지지로 공망이 든 유년의 지지를 상충하면 유년의 지지는 전실하고 대운의 지지는 부동한다,
“만일 승기와 사간四干이 상동相同한 사주가 있는데 합운合運을 만나면 바로 먼저 영신令神을 우선하여 작합한다.” 사간이 상동하면 천원일기격天元一氣格이다. 만일 천간이 사갑四甲이고 인월寅月인데 기운己運이 온다면, 기토는 영신이 있는 월간과 먼저 작합한다. “거기에 상동하는 자가 없으면 작합은 말할 필요가 없다.” 천원이 일기격이 아니라면 작합의 우선순위를 논란할 필요가 없다.
[원문] 길신이 영신이 되면 반드시 혼합混合할 필요가 없고, 흉신이 공지空地에 있으면 또 충전沖塡을 꺼려한다.(吉作令神 不須混合 凶居空地 又忌沖塡)
[나의 견해] 협비에 “모두 영신을 말한 것이다.”(俱以令言)라고 주석한다. 영신이 길신이면 작합해도 옳지 않고, 상충해도 또한 옳지 않다. 유고한 합충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신이 흉신인데 공지에 있으면 또한 좋다. 공지를 상충하여 전실하면 흉신의 흉의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원주] 흉신은 작합함이 마땅하고, 길신은 작합함이 마땅하지 않는다. 공지空地란 월지 순공의 지지이다. 길신이 좌공坐空하는데 충실沖實하지 않으면 곧 득력得力하지 못하고, 만일 흉신이 착실著實하면 진실로 봉충逢沖을 꺼려한다. 간혹 공지에 있어도 또한 전충塡沖을 꺼려한다.(凶宜合 吉不宜合 空地者 月支旬空之地也 吉神坐空而不沖實 則不得力 若凶神著實 固忌逢沖 或居空地 又忌塡沖也)
[나의 견해] 흉신은 작합해야 비로소 흉의를 드러낼 수 없고, 길신은 작합하면 길상한 묘용을 발휘할 수 없다. 길신은 좌공坐空해서는 안 되고, 만일 좌공한다면 반드시 상충하여 전실하는 것이 또한 옳으며, 상충하여 전실해야 비로소 득력得力할 수 있다.
“만일 흉신이 착실著實하면 진실로 봉충逢沖을 꺼려한다.” 착실著實은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 답실踏實한다거나 인진認眞 절실切實 실재實在 확실確實 적확的確하다 부합실제符合實際하다 등이다. 이 중에 맨 끝을 취한다. 흉신이 월령의 실제에 부합하면 진실로 봉충逢沖을 꺼려한다. “간혹 공지에 있어도 또한 전충塡沖을 꺼려한다.” 흉신이 공지에 있으면 또한 좋기 때문이다.
이 행운론에는 특히 생소한 명리용어가 많이 나온다. 만일 배우고 익혀서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수반되기만 한다면, 아무리 난해한 문장일지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번역에 착오가 있을 수는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언제나 원문을 병기한다. 다만 아쉬은 것은 현재 독자는 대부분 한문세대가 아닌지라 병기해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어떻든 나는 노력한다. 이해는 독자의 몫이다.
2024년 2월 14일 길상묘덕 씀, 2월 15일 아침 일부 자구를 수정하고 보완하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