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프랑스대사관 신축 계획 발표]
김중업 설계한 한국건축 대표작
佛 '다시 짓자'에 건축계 반발… 대사관저 보존, 사무동은 복원
11층 타워·2층 건물 추가로 신축, 조민석·윤태훈 공동 설계
조 "김중업과 일한 아버지가 조언"
얕은 구릉 위 한옥 처마 형태 콘크리트 지붕으로 된 건물 두 동이 정자처럼 얹혀 있다. 콘크리트 건물인데 외씨버선 코 닮은 우리 전통의 선(線)이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서울 서대문구 합동 주한 프랑스 대사관. 김수근과 함께 한국 건축을 이끈 쌍두마차 김중업(1922~1988·사진)이 1960년 설계한, 우리 근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1998년 본지가 실시한 '한국 50년 걸작건축물 20선'에서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사옥과 함께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던 이 건물이 원래 모습으로 복원되고, 신관까지 곁들여 재탄생한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14일 대사관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건축가 조민석(50·매스스터디스 대표)씨와 재불(在佛) 건축가인 윤태훈(42·사티 대표)씨가 공동 설계를 맡아 2019년 여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현상 설계 공모 작업은 지난해 중순 시작됐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프랑스 대사관은 김중업이 설계한 두 동 중 대사관저는 남기되 사무동은 헐고 다시 짓는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건축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문화 국가'를 자처하는 프랑스가 한국의 대표 건축가의 작품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는 항의였다. 게다가 김중업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 1960년 설계 공모 당시 르코르뷔지에의 추천으로 쟁쟁한 프랑스 건축가를 제치고 김중업이 당선된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나서 프랑스 대사관 측에 건물을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고, 양국 간 1년여 협의 끝에 '보존' 결정이 난 것이다. 프랑스 대사관 측은 "공모가 끝난 것도 아닌데 중간에 사무동 철거가 결정된 것처럼 잘못 나갔다"고 말했지만, 공모에 참여한 건축가들은 "초반에는 사무동을 없애고 재건축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던 이 건물이 원래 모습으로 복원되고, 신관까지 곁들여 재탄생한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14일 대사관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건축가 조민석(50·매스스터디스 대표)씨와 재불(在佛) 건축가인 윤태훈(42·사티 대표)씨가 공동 설계를 맡아 2019년 여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현상 설계 공모 작업은 지난해 중순 시작됐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프랑스 대사관은 김중업이 설계한 두 동 중 대사관저는 남기되 사무동은 헐고 다시 짓는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건축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문화 국가'를 자처하는 프랑스가 한국의 대표 건축가의 작품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는 항의였다. 게다가 김중업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 1960년 설계 공모 당시 르코르뷔지에의 추천으로 쟁쟁한 프랑스 건축가를 제치고 김중업이 당선된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나서 프랑스 대사관 측에 건물을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고, 양국 간 1년여 협의 끝에 '보존' 결정이 난 것이다. 프랑스 대사관 측은 "공모가 끝난 것도 아닌데 중간에 사무동 철거가 결정된 것처럼 잘못 나갔다"고 말했지만, 공모에 참여한 건축가들은 "초반에는 사무동을 없애고 재건축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안은 김중업이 설계한 원안(原案)대로 있는 대사관저는 보존하고, 개보수로 부분적으로 바뀐 사무동은 원모습으로 복원해 '파빌리온'으로 이름 붙인다는 계획이다. 사무동 지붕 끝은 원래 하늘 향해 날렵하게 솟아있었지만 한 번 무너지고 보수하는 과정에서 평평해졌다.
새로 짓는 두 건물은 뒤쪽에 들어서는 '타워'(11층)동과 사무동에 이어지는 '갤러리'다. 갤러리는 과거 사무동에 있었지만 없어진 윙(날개) 부분을 재해석해 만드는 건물. 길이 60m, 2층 규모다. 두 건축가는 "1962년 대사관이 완공됐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지대가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대지 경계선도 잘 안 보인다"면서 "수직(타워)과 수평(갤러리)의 조화를 살려 도시를 향해 촉수를 더 뻗어나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새로 짓는 두 건물은 뒤쪽에 들어서는 '타워'(11층)동과 사무동에 이어지는 '갤러리'다. 갤러리는 과거 사무동에 있었지만 없어진 윙(날개) 부분을 재해석해 만드는 건물. 길이 60m, 2층 규모다. 두 건축가는 "1962년 대사관이 완공됐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지대가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대지 경계선도 잘 안 보인다"면서 "수직(타워)과 수평(갤러리)의 조화를 살려 도시를 향해 촉수를 더 뻗어나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부자(父子) 건축가인 조민석씨는 "아버지(조행우·86·여의도 순복음교회 설계)께서 김중업 선생님이 귀국하셨을 때 그 사무실에서 근무하셨다"며 "김 선생님이 사무동 처마를 만들 때 빛의 반사, 음양까지 따져서 만들었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복원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 어린 시절 프랑스로 건너간 윤씨는 고국에서 하는 첫 프로젝트다.
이번 사례는 우리 정부와 건축계, 프랑스 정부가 합심해 근대 건축물을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건축가 전성은씨는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헐고 부수는 게 보통인 우리 문화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사관으로 사용되는 주요 근대 건축물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우리 정부와 건축계, 프랑스 정부가 합심해 근대 건축물을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건축가 전성은씨는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헐고 부수는 게 보통인 우리 문화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사관으로 사용되는 주요 근대 건축물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