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자기 개에게 잡아먹힌 사냥꾼 꼬까
어느 날 사냥꾼 꼬까는 자기 동료 사냥꾼들과 함께 사냥 길을 떠나다가 성내로 탁발을 나오는 비구들을 만났다. 그는 이것을 좋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여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런 가엾은 거지들을 만나다니 오늘은 재수가 없겠군.’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따라 그는 사냥에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빈손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아침에 본 비구 중 한사람이 탁발을 끝내고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잖아도 화가나 있던 그는 그만 분통이 터져 그 비구에게 사냥개들을 풀어놓아 버렸다. 그 비구는 놀라 나무 위로 올라가 덜덜 떨었다. 그러자 사냥꾼 꼬까는 비구에게 다가와 화살을 꺼내어 그걸로 비구의 궁둥이와 발바닥을 쿡쿡 찔러댔다. 비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가사가 흘러내렸지만 가사를 잡아 올릴 겨를도 없었다. 흘러내린 비구의 가사는 공교롭게도 사냥꾼의 머리위에 떨어져 그의 온몸을 덮어 버렸다.
이때 개들은 밑에서 마구 짖어대다가 사냥꾼 꼬까가 노란 가사를 걸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비구인 줄 잘못 알고 그에게 일제히 덤벼들었다. 이 광경을 위에서 지켜보던 비구는 사냥꾼을 구하려고 나무 위에서 마른 가지를 꺾어 개들에게 던졌다. 이에 사냥개들은 자기들이 비구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주인을 공격한 것을 알고는 주인이 야단을 칠까 겁이 나 모두 숲 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 뒤 비구가 내려와 사냥꾼을 살펴보니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비구는 그 사냥꾼에게 깊은 동정을 느끼는 한편, 사냥꾼에 자기의 가사로 인해서 죽게 되었으니 자기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마음이 심히 울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가 겪은 모든 일을 다 사뢰고 의심나는 점을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여래의 아들이여, 사냥꾼의 죽음에 대해 너는 아무런 책임이 없느니라. 또한 여래는 너의 계행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품고 있지 않으니 안심하여라. 그 사냥꾼의 죽음으로 너의 계행에 손상 입은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는 나쁘게 행동하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나쁘게 행동함으로써 그 같은 비참한 결과를 스스로 부른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깨끗하고 허물이 없고
청정한 사람을 괴롭히면
악의 과보가 그 어리석은 자에게 되돌아온다.
바람을 향해 던진 티끌이 되돌아오듯.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그 비구는 아라한이 되었다.
Like fine dust thrown against the wind, evil falls back upon that fool who offends an inoffensive, pure and guiltless man.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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