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거스의 '위대한 건축물' 윈 호텔
라스베거스=스티브 윈이 올해 초, 첫 TV 광고를 위해 베가스 스트립(Vegas Strip)에 건립된 새로운 50층짜리 동명의 호텔 카지노의 옥상에 나타나자 이를 본 사람들은 다들 놀라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이 리조트의 1층, 윈 라스베거스(Wynn Las Vegas) 아이스크림 ?事? 바깥 테라스에 서 있는 그를 보면 놀라움과 호기심은 더해진다. 반짝이는 청동유리 타워와 43 미터의 인공산 사이로 9미터 넓이의 강이 흐르는 곳. 그곳에 서 있는 이 호텔의 거물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에 눌려 문자 그대로 더 왜소하고 초췌해 보인다. 이 작품들은 베가스에 거주하는 모두의 기대보다 훨씬 크고 훨씬 안전하다.
새로운 리조트에 관한 스티브 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다소 자기 방어적이면서 매우 화가 난 듯 보였다. 그의 새로운 “작품”이 몇몇 여행전문 작가와 건축가들의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1989년 미라지(Mirage)와 1998년 벨라지오(Bellagio)를 대할 때 표했던 경외심을 그들은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그 건물이 무려 27억달러나 하는 이유를 궁금해 했고, 이 리조트가 역사상 최초로 가장 위대한 복합구조라는 그의 과장된 수식에 대해 빈정대기도 했다.
그러나 윈은 물러서지 않는다. 이번 달 와이어드 뉴스의 단독 투어를 안내하던 이 63세의 노장 호텔리어는 “빌딩과 인공산을 멋지게 조화해 낸 엔지니어링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아이들 장난감으로 격하시켰다. 피라미드는 레고 장난감에 불과하다”라는 자찬을 연발했다.
이 말은 윈에게 딴지걸기 딱 좋은 표현일 수 있다. (어쨌든 다음 세기에는 내부 파열로 재건이 필요할) 라스베거스의 일개 카지노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견고한 구조물을 비교한다 생각해 보라. 설사 그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누구에게든지 거만하다고 비웃음 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만에 대한 거부반응이 우려된다는 말을 듣는다면 윈은 자신이 주장한 근거를 묻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 대해 오히려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 세계는 아니더라도 라스베거스와 미국에서 거행된 자신만의 리그 챔피언인 윈 라스베거스와 그에 도전하는 구조물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듣게 될 것이다. 그 중 윈 라스베거스가 지녔다고 주장하는 독보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세계 최대의 HDTV, 개인 안테나 없이 고속 Cat-6 이더넷 케이블로 객실송출 가능 - 호텔내 모든 전화기에 VOIP 기능 제공 - 위조 방지를 위해 갬블링 칩 내에 컴퓨터 칩을 장착한 최초의 카지노 - 업계 최초로 동일한 플라스틱으로 룸 키와 카지노 고객 카드를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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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700여개의 객실은 모두 평면 스크린 HDTV와 VOIP전화기를 갖추고 있다. |
물론 그 다음에는 윈과 그의 건축가들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민간자금이 투자되어 제작되었다 주장하는 건물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참고로,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질 건물의 경우 총 예산은 윈 라스베거스의 건축비보다 적은 10억 달러 이하이다.
무려 26만평의 윈 라스베거스 부지는 한때 데저트 인 호텔(Desert Inn Hotel)이 있던 자리이다. 당시 주인인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는 1970년대 몇 년 동안 호텔을 운영한 이후 스스로 건물을 폐쇄했다. 미라지의 불을 내뿜는 활화산과 벨라지오가 자랑하는 화려한 춤추는 분수로 거리의 스펙터클을 마무리하는 컨셉을 생각해 낸 윈은 준공이 시작된 2002년 10월에서 6개월이 지난 후 라스베거스 불바드(Les Vegas Boulevard)의 끝까지 펼쳐질 특수 인공호수를 건축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 무려 1억 2천 달러를 들여 그의 호텔만을 위한 인공산을 건립하는 편을 선택했다.
이를 보려면 호텔 내부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그가 자랑하려 한 이 스펙터클을 그 어느 것도 방해하지 않도록 계획했다.
건축업체 마넬 코라오 어소시에이츠(Marnell Corrao Associates)의 CEO이자 벨라지오와 미라지를 비롯한 수많은 리조트 건설에 참여하였던 토니 마넬 주니어(Tony Marnell Jr.)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의 전체 계획을 다시 짜야 했다. 그 다음 건축 방법을 생각해 내야 했다. 이전에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장 중요한 배치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라스베거스 스트립(Las Vegas Strip)과 샌즈 에비뉴(Sands Avenue) 양 사이드에 주요 가도를 놓고 이로부터 불과 9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49층짜리 빌딩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마넬은 “완벽한” 산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상에서부터 인공산을 만들려면 미국의 건설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리베르(Liebherr)와 매니타웍(Manitowoc) 크레인 차량을 이용하여 거의 깎아지른 수직으로 300톤 이상의 흙을 끌어올려야 했다.
하지만 이 인공산은 그냥 진흙 더미가 아니다. 이 안에는 여덟 개의 폭포를 만들고 호텔 방면으로는 조각으로 조성한 “환경”을 만들어 네 곳의 레스토랑과 나이트클럽의 배경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두 곳의 레스토랑 야외에는 약 3천백 평의 꿈의 호수(Lake of Dreams)를 조성하여 밤 9시가 되면 30분마다 빛과 음악의 축제를 무료로 진행하도록 했다.
윈은 아이스크림 가게인 슈거 앤 아이스(Sugar and Ice)에서 “이것이 바로 안팎을 잇는 테라스로 불릴 수 있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이것은 16만평 구조물의 일부일 뿐이다. 다음은 30미터의 폭포가 이곳에 수직 낙하한다. 1분에 2만~3만8천리터의 물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대한 중력식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중장비를 이용해서 산 속에 거대한 동굴 룸을 만들었다. 이 산은 사방으로 뚫려 있다. 이 구조물은 인공 바위와 수만 톤의 실제 나무 등으로 울창한 그냥 복합 건물이 아니다. 산 꼭대기의 거대한 나무들은 각각 200톤의 무게가 나간다!”라고 덧붙였다.
꿈의 호수를 따라 다니엘 볼루드 브래서리(Daniel Boulud Brasserie)로 향하자 윈은 호수 바닥에는 4천4백개의 LED 램프가 깔려 있고 이 외에도 거품과 가짜 바닥”이 있음을 귀띔해 주었다.
윈은 “이 두 구조물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은 특수 효과로 된 플랫폼”이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 주위의 관광객들이 모두 돌아보았다. “그래서 이 건물이 가장 훌륭한 복합구조라 자랑하는 것이다. 복합성의 면에서는 토니 마넬의 지난 기록을 능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넬은 이 산이 지닌 또 다른 특징을 언급했다. 산의 무게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타워 중 건물 하나의 무게와 같아서 문자 그대로 라스베거스 스트립이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한 다른 조치가 필요할 정도이다.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들은 무게중심을 지하로 내보내는 “공학적 분수”를 이용했던 것이다.
마넬은 “뉴욕시에 마천루를 짓는 일이 이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며 “그 빌딩들은 작고 다루기 쉬운 재료로 지어졌다. 물이나 불을 창조하거나 100년생 나무를 옮기는 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호텔은 실질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통합했을 뿐만 아니라 흔히 사용되는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작품이다. 준공 기간(30개월) 동안 이 모든 것이 수행되었다.”라고 회상했다.
윈은 객실 내부 통신 시설에 대해서도 새로운 표준을 설정했다는 자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행전문기자들은 이 리조트의 객실에서 노트북 사용에 필요한 Wi-Fi가 없다고 비판했지만 이는 윈 리조트 CIO인 카렌 보치히(Karen Bozich)가 자신의 결의를 밀어붙인 결과였다. 하지만 보치히는 다른 기능들, 이를테면 2천716개의 객실 모두에 HDTV를 설치하고 스위트룸에서는 DVD 플레이어의 기능을 통합한 리모콘을 설치했다.
콕스 커뮤니케이션(Cox Communications) 호스피텔리티 네트워크의 존 슈나이더(John Schneider)는 “이 리조트가 지닌 독특한 측면은 흔한 동축 케이블이 아닌 에더넷 케이블을 통해 신호가 전송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콕스 커뮤니케이션은 스트립에 있는 세계적인 대형 호텔 25개 중 18곳에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가스 소재의 기업이다. “이 플랫폼이 지닌 장점은 많은 것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은 이 시스템을 통해 각 고객 개개인을 개별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윈과 같은 대규모 호텔에 이런 시스템을 설치하는 일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보치히는 VOIP 폰의 사용도 놓질 수 없는 자랑거리라 말했다. 완전 컬러의 폰 스크린에 정렬된 버튼은 스크린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하며 호텔 룸 가이드에서 볼 수 있었던 똑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폰 단말기의 정보는 더욱 쉽게 업데이트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가이드북은 “Le Reve” 쇼의 스케줄이 변경된 이후 몇 달 동안 공연 시간을 틀리게 내보낸 적도 있었다.
이 카지노는 최첨단 기술의 측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위조방지를 위해 25달러가 넘는 갬블링 칩 내부는 게이밍 파트너즈 인터내셔널(Gaming Partners International)이 제작한 전파식별칩(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chips)을 장착했다. 윈이 첨단 RFID의 혜택을 최초로 누린 사람은 아니지만 (라스베거스의 하드락 호텔(Hard Rock Hotel)도 이 칩을 사용하고 있다.) 무려 6억 달러에 달하는 65만개의 갬플링 칩에 RFID를 장착한 대규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윈 리조트의 CFO인 데이빗 시스크(David Sisk)는 각 RFID 칩은 개당 1.9 달러로 카지노 케이지의 검색장비를 포함하여 모두 총 2백만 달러가 소요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장 후 4개월 동안 한 건의 위조사건이 없었다는 사실은 그 투자가치가 적지 않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윈의 경쟁업체들도 이 호텔이 적어도 베가스에서 가장 훌륭한 복합구조물이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사실 그들은 베가스의 규모에 대해 다른 국가들은 그 가치를 폄하하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윈이 지었던 미라지, 벨라지오 및 트레져 아일랜드(Treasure Island)를 포함한 베가스 소재 10 개의 리조트를 소유한 MGM 미라지의 대변인 알랜 펠트만(Alan Feldman)은 “우리는 평상시에 늘 어마어마한 복합구조 프로젝트를 구상한다.”이라며 “라스베거스의 수많은 빌딩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가장 복합적인 빌딩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펠트만은 베가스의 수많은 마천루들 중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던 순간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MGM 미라지는 벨라지오 남쪽에 8만평 부지 위에 무려 47억 달러 규모의 카지노와 리조트, 그리고 주상복합건물을 세울 예정이며 이는 “윈으로서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 말했다.
윈도 이에 동의하며 “우리는 라스베거스에서 더 크고 더 대담한 건물을 지속적으로 지을 것이다”라면서 “이로서 도시는 더욱 위대해지고, 사람들은 더욱 많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