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금) 사순절 서른셋째 날 묵상(출애굽기 20:7)
나의 주님의 이름(아도쉠)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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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은 십계명을 ‘자신들의 삶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 살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과 민족들을 위한 ‘참되고 영원한 의(義)의 규범’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오늘의 계명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에 대해서 경계합니다.
여기에 “함부로”라고 번역된 단어 ‘샤베’는 “헛되다”, “가치 없다”, “속임수로, 거짓으로”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게, 가치 없는 일에, 또는 속임수나 거짓으로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중세기 유대교 랍비인 마이모니데스나 칼빈은 하나님의 이름이 아무런 목적 없이 마구 남발되는 것을 매우 경계했습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곤 했습니다. 그 이유는 오로지 하나님만이 자신의 맹세가 얼마나 굳센지를 보여줄 수 있을 만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맹세가 왜곡되었고, 오늘날도 하나님의 이름이 오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 전통에서 하나님은 어떤 유한한 존재와 비교될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름이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이름은 다른 것들과 구분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이름을 뛰어넘는 이름이며, 하나님은 모든 명칭 위에 머물러 계십니다.
도를 말할 수 있다면 늘 참인 도일 수 없다고 말했던 노자 도덕경의 경구처럼 하나님을 철저하게 섬기는 유대인들은 야훼라는 하나님 이름 대신 ‘주님’(아도나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도 성서에 쓰일 때만 그렇고,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나의 주님의 이름’이라는 뜻인 아도쉠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영어로 번역할 때도 God에서 o를 빼고 Gd라고 씁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불러서 안 된다면 그 반대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이름을 정당하게 부르고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성서에서 야훼 하나님의 이름이 정당하게 불릴 때는 억압에서 자유를, 불의에서 정의를, 불평등에서 평등을 구현하게 될 때입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하나님을 부르고 그의 이름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가 주님을 부를 때, 마땅히 돌려야 할 영광을 돌리게 하여 주소서. 함부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게 하여 주소서. 오히려 정직하게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게 하시고, 주님으로부터 오는 은총과 선물을 기다리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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