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천문대가 아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경기도 양주시 계명산 자락에 들어앉은 송암스페이스센터는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와 교육 공간인 스페이스센터, 전망이 끝내주는 케이블카에 호텔급 숙소, 레스토랑까지 갖춘 ‘천문 테마파크’다.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산책 코스와 널찍한 잔디광장은 연인들이 걷고 아이들이 뛰놀기에 좋다.
송암스페이스센터는 1일 천문교실에서 영어우주과학캠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서울특별시교육청 현장 체험 학습 지정 기관’으로, 유치원이나 학교 등 단체 관람객이 많으면 개별 관람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하기 전에 확인한다.
디지털 플라네타리움 동영상은 외국인을 위한 영어 버전도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이 편해 외국인이 찾기에도 적당하다. 단체로 방문하면 우주 관련 영어
버전 동영상을 별도로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영어 안내가 따로 없으니 통역이나 한국인 친구와 함께 찾는 것이 적당하다.
커다란 돔이 인상적인 스페이스센터
정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잔디광장에 오르면 커다란 돔이 인상적인 스페이스센터가 관람객을 맞는다. 돔 안에는 밤하늘을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한 플라네타리움이 있다. 360°로 펼쳐지는 반구형 스크린에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듯 실감 나는 영상이 펼쳐진다.
챌린저러닝센터는 전 세계 48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국제우주과학교육센터다. <사진제공:송암스페이스센터>
챌린저러닝센터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전 세계 48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국제우주과학교육센터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송암스페이스센터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우주선 목성 1호의 우주 대원이 되기 위한 기본 훈련을 받고, ‘인류 최초 유인 목성 탐사’ 시나리오에 맞춰 8개 실험실
에서 직접 실험하며 임무를 수행한다.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은 개별 관람객도 볼 수 있지만, 챌린저러닝센터는 단체만 이용 가능하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트램스테이션
스페이스센터 2층에는 통유리 너머 푸른 산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타스키친’이 있다. 스페이스센터와 나란히 자리한 ‘스타하우스’에선 커플부터 가족, 10인 단체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스페이스센터 맞은편 트램스테이션은 천문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장소다. 1층 엘리베이터 옆 커다란 흑백사진의 주인공은 송암스페이스센터 설립자 엄춘보 회장. 철강
산업으로 성공한 엄 회장은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보던 별을 추억하며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우주와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기 위해 송암스페이스센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휴머노이드 로봇 쇼가 펼쳐진다.
3층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탁 트인 전망을 보며 627m를 오르면 드디어 천문대가 나온다.
낮에는 태양과 그 속의 흑점, 홍염 등을 관측하고, 밤에는 달과 별을 본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쇼가 기다린다.
반사식, 굴절식 등 다양한 망원경을 갖춘 천문대 갈릴레이관(보조관측실)
야간 관측은 야외 테라스에서 육안으로 별자리를 보며 설명을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초여름 밤하늘에는 태양과 달 다음으로 밝다는 금성,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 북두칠성과 북극성 등이
아름답게 빛난다. 분명 똑같은 별인데 이름을 알고 나니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반사식, 굴절식 등 다양한 망원경을 갖춘 갈릴레이관(보조관측실)에서는 맨눈으로 보던 별을 더 크고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삼겹살을 닮은 목성의 띠와 나란히 자리한 위성이 신기하다.
[왼쪽/오른쪽]천문대 뉴턴관(주관측실)에서 본 보름달 <사진제공:송암스페이스센터>
/ 북한산이 또렷하게 보이는 천문대 하늘정원
국내 기술로 처음 만든 600mm 주망원경을 자랑하는 뉴턴관(주관측실)에서는 그 시간 가장 멋진
모습을 뽐내는 천체를 볼 수 있다. 이날의 주인공은 보름달. 어두운 달의 바다와 크레이터까지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낮에는 북한산이 또렷하게 보이는 천문대 하늘정원에 올라가면 멀리 서울의 야경이 휘황하게 펼쳐진다.
[왼쪽/오른쪽]하늘에서 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영국 BBC가 ‘2014 위대한 8대 신설 미술관’
으로 선정했다. <사진제공: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 미술관 주변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양주시 장흥면에는 가족과 연인 혹은 혼자 갈 만한 여행지가 여럿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장 화백의 그림에 등장하는 집을 모티프로 지은 미술관 건물은 영국 BBC가 ‘2014 위대한 8대 신설 미술관’으로 선정했다.
푸른 조각공원에 자리를 깔고 미술관 옆으로 흐르는 수로에서 간단한 물놀이도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가나아트파크의 에어포켓&비밥은 거대한 텍스타일 작품이자 그물 놀이터다.
아기자기한 조각공원을 중심으로 빨강, 노랑, 파랑 원색 건물이 눈길을 끄는 가나아트파크가 인근에 있다. 파란 건물(블루스페이스)은 국내 최초 피카소어린이미술관으로, 파블로 피카소의 드로잉과
도자, 판화 작품 등을 상설 전시한다. 노란 건물(옐로스페이스) 에어포켓&비밥은 섬유 작가 토시코 맥아담이 만든 거대한 텍스타일 작품이자 그물 놀이터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뿐 아니라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기차가 서지 않는 장흥역 주변으로 빛바랜 벽화가 보인다.
좀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장흥역이 어떨까. 장흥국민관광지가 MT 명소로 이름을 날린 때, 서울에서 교외선을 타고 오는 행락객으로 붐비던 장흥역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뚫리면서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 되었다. 지금은 철길을 걸으며 데이트하는 연인과 독특한 풍광을 담으려는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찾는다.
장흥자생수목원에서 만난 금낭화
계명산 계곡을 따라 장흥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름드리 잣나무 숲을 배경으로 조성된 장흥자생수목원이 나온다. 23만 ㎡ 남짓한 규모로, 금낭화와 은방울꽃, 하늘매발톱 등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과
도롱뇽 알, 올챙이 등을 만나는 생태 체험이 가능하다. 수목원 곳곳에 있는 정자와 그네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당일 여행 코스>
장흥역→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송암스페이스센터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장흥역→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송암스페이스센터
둘째 날 / 가나아트파크→장흥자생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