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며
하루를 허방거리다가 긴 숨 토해내고 돌아서는 내 지친 창가에
오늘도 너는 그저 무채(無彩)의 그림자로만 어른거리는가.
해 기울고 노을 지는 도시의 북편, 그 먼지 낀 하늘 아래
낮 동안 고압의 전선을 넘나들며 먹이를 찾고
차가운 벽 낡은 둥지에 들어 헤프게 짝을 짓던 비둘기
헤진 살 비늘 흩뿌리며 쓸모없이 빠진 깃털 몇 장 나른다.
그 따스했던 잠결에서 깨어나 내가 꽃이라 이름 불렀던 너는
화사했던 기억의 웃음만 남겨놓고 시멘트벽 그늘에 숨어 사라졌다.
가버린 시간은 돌아볼 때마다 짧아지고 또 짧아지는 것.
오늘은 모가지 길고 길어진 모습으로 서서 내 살빛 떨어내면
네가 사라져 간 그 자리에, 어제인 오늘에도 내일인 오늘에도
밤이면 허상의 꽃이 피고, 밤이면 허상의 꽃이 진다.
그 많은 불면의 밤이 지날 때마다 추억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아득해지는 혼을 어쩌지 못해 허공에 몸 던져 혼자의 춤을 춘들
돌이켜지지 않는 세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나.
물크러진 꽃 한 송이 주워 들고 따뜻한 입김 불어주던 시인은 죽고
너의 혈관을 흐르던 시인의 피도 차갑게 식어 굳어버렸는데.
날마다 내 속에서 피던 그리움에 취해 놀던 나는 이제
아무의 이름들도 부르지 않기로 한다. 내 안의 시인도 눈이 멀었으니.
유년에 내리던 별을 노래하며 너라고 믿었던 너는 네가 아니었고
나라고 믿었던 나 역시 내가 아니었던 날, 우리는
우리를 꿈꾸게 했던 그 모든 노래들을 잃었다.
노래가 없는 그 땅엔 다만 빈 껍질로 던져진 무형의 언어만 난무할 뿐
이제 나는 나를 잊기로 한다, 잊어야 한다.
내 술잔에 거꾸로 꽂힌 칼날이 녹슬어가는 오늘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이 절망의 언어는 얼마나 화려한지.
형광분(螢光粉) 바른 숱한 종이나비들이
휘황한 불빛 속에서 빛을 잃으며 날갯짓을 하고
자지러지는 웃음들이 깨뜨러져 도시의 밤하늘을 덮어도
한 때 번득이던 칼날을 가졌던 것을
그래도 우리 기억의 갈피에서 더듬어낸다면
이제는 모두 추억의 이름들을 버려야 할 때다.
술잔에 꽂힌 칼날이 더 녹슬기 전에 모두 버리고 떠나야 한다.
너라고 믿었던 너를 잊고, 나라고 믿었던 나도 잊어야 하니.♧
***
어지러운 내 책상.
저 모니터 화면 속의 지난 내 모습처럼
오늘의 나도 내일이면 또 지난 모습이 되겠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나고 나면 그리운 법.
사람들이여! 그대들이 그립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나를 버려도 그대들이 그립다...
음정마을(약 480m)
이곳부터 벽소령대피소 6.7km, 등산입구를 못 찾아 약간의 알바 포함(마을서 0.6km 진행)
이곳서 0.3km 구간이 돌계단과 경사도가 가파라서 힘듦
벽소령대피소 이정표!
벽소령대피소(1326m)
선비샘은 물이 풍부해요! 물공급과 물 1병 보충!
아스라이 멀리 중봉과 천왕봉이 보여요!
칠선봉서 세석대피소 구간도 난이도가 어려워요!
많은 사람들 옆에서 약간 늦은 점심 15분(13:56~14:11)
한신폭포
세석길
첫댓글
이른 시간인데 한 주시작을 동 시간으로 출발합니다
행운 님
그러니요
모니터 앞에 안경이 보여요
이젠 안경이 없으면 불편하고 말고요
저도 돋보긴 안 썼는데
이젠 옆에 함께 합니다
세월이 그렇게 하라 하네요
남은 세월 건강 잘 지켜 가 십시다
어제 커피 한잔를 마셔서인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서
이렇게 카페에 앉았네요
전화기도 있네요
우리집에도 집 전화를 그냥 두고 있긴한데
요즘엔 집전화로 소통은 아예없지요
다만 양떼 폰 찾을때 쓰이는 도구로...ㅎ
@행운
점심 뭘로 드셨을까요
아니 아직은?
잘 챙겨 드셔요
하루 끼니 챙기기도 어후
약 먹는 것도 큰 숙제 입니다ㅠ
@행운 네 점심은 배고프면
챙겨 먹으려고 하니
'양떼'님도 맛있는
식사시간이시길요,
집전화는 자금도 구석기시댜의
유물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