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VS 플라스틱, 식중독균 잘 자라는 ‘도마’는?
나무 VS 플라스틱, 식중독균 잘 자라는 ‘도마’는?© 제공: 헬스조선
플라스틱 도마와 나무 도마는 그야말로 도마계의 양대 산맥이다. 어떤 재질을 사용해야 음식이 식중독균에 오염되는 걸 막을 수 있을까?
◇’플라스틱이 낫다’vs‘나무가 낫다’… 연구 결과 갈려 미국 농무부(USDA)는 나무 재질 대신 플라스틱 재질 도마를 사용하길 권한다. 나무 도마는 플라스틱 도마와 달리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들이 있는데, 이 구멍으로 오염물질이 침투할 경우 제대로 씻어내도 잔여물이 남는다는 게 그 이유다. 반면 플라스틱 도마는 표면에 미세 구멍이 없고, 액체가 스며드는 재질이 아니라 나무 도마보다 씻기 쉽다. 캄필로박터균과 대장균 같은 식중독 원인균이 나무 도마 표면의 구멍에 적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며칠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반대로, 나무 도마의 항균력이 플라스틱 도마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나무 도마와 플라스틱 도마의 살균력을 비교한 결과, 살모넬라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살균력의 99.9%가 몇 분 지나지 않아 나무 도마 위에서 사멸하는 게 관찰됐다. 이라크 모술대 생물학과 연구자가 진행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진 고기, 생닭, 채소를 올렸던 나무·플라스틱 도마 표면의 세균을 검사했더니, 두 도마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군집 수가 감소했지만, 감소세가 더 가파른 쪽은 나무 도마였다.
◇위생적인 도마, ‘재질’ 보단 ‘관리’가 더 중요플라스틱 도마와 나무 도마에는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땐 나무 도마가 더 위생적일 수 있다. 식중독균이 나무 도마에서 더 잘 사멸하는 경향이 분명 관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위생 관리가 편한 건 플라스틱 도마다. 도마를 오래 사용할수록 도마 표면엔 칼집이 늘어난다. 플라스틱보다 흡수력이 좋은 나무 특성상 씻어도 오염물질이나 식중독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위험이 크다.
어떤 재질의 도마를 선택하든,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도마를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단 사실은 변치 않는다. 도마를 사용한 후엔 세제와 뜨거운 물로 깨끗이 씻어준다. 그 후엔 반드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완전히 건조한다. 도마 표면의 흠집이 적어야 세척하기 편하므로, 칼질을 강하게 해야 할 땐 우유 팩을 도마 위에 까는 것도 방법이다.
가끔씩 도마를 소독해주는 것도 좋다. 도마 전용 세제를 사용하거나, 집에 있는 락스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 FDA는 향이 첨가되지 않은 액체 염소 표백제(락스) 1 테이블스푼을 물 약 4L에 희석한 용액으로 도마를 주기적으로 소독하길 권한다. 소독할 수 있다. 락스 희석액을 도마 표면에 흘러넘칠 정도로 부은 후 그 상태로 몇 분 뒀다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