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장에서 밖으로 나와 오른편 건물로 가면 '만화의 집'이라는 간판을 단 만화박물관이다. 만화 마니아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명소이다. 1층은 도서정보실, 2층은 애니툰 존으로 이루어졌다. 신분증을 맡기고 들어가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단,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휴관).
1층에 자리한 도서정보실은 국내에서 출판된 만화뿐만 아니라 외국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 관련 도서 4만여 권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 도서관이다. 도서정보실 내에서만 열람할 수 있고 외부 대출은 허용하지 않는다. 가지런한 서가 이곳저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숨죽여가며 책장을 넘기는 이용객들의 모습을 보면 '서울 한복판에 이리도 고요한 데가 있구나' 싶다.
애니툰 존은 국내외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비디오, DVD 등 7,000여 점의 영상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자료를 빌려 1인 상영석이나 2인 상영석 등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2인 상영석은 연인들이 나란히 붙어 앉아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다. 10인 이상 단체(30∼40명 내외)가 예약하면 미니 시어터가 제공된다. 또 주말에는 정기 상영 형식으로 1일 2∼3회에 걸쳐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여준다.
애니툰 존 입구에서는 종이인형들로 꾸민 옛날의 만화방 풍경을 꼭 살펴보자. 연탄난로 주위에서 만화책을 보는 초등학생들, 교복 차림으로 서가에서 만화책을 고르는 중학생, 개울가 돌멩이에 걸터앉아 만화에 빠져 세월 가는 줄 모르는 아저씨, 나무그늘에서 팔자 좋게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 하나하나 뜯어보고 있자면 옛날 생각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난다. '아, 그때는 저렇게 행복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