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나들이
태희가 도담도담실에 왔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제가 있는 자리에 핸드폰을 들고 왔습니다. 태희는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멘토링이 뭐하고 생각해요?”
제가 저번 주에 1장에 해당 되는 내용을 태희에게 써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태희는 잊지 않고 메모장에 적어왔습니다. 태희가 어려운 부분은 저에게 상의하며 빈칸을 함께 채워갔습니다.
“음.. 멘토링은 멘토와 멘티가 함께 활동하면서 관계를 더 쌓아가는 것?”
“그럼 마지막에는 활동으로 끝나면 되겠다”
태희는 제가 말해준 것에 대해 직접 말을 정리하여 메모장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태희가 만화책을 만드는 것에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만화책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저에게 먼저 질문하고 자신이 한 것에 대해 먼저 보여주었습니다. 태희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대해 집중력과 열정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늘은 태희와 함께 서점에 가는 날이었습니다. 태희와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를 떠나는 것은 처음이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태희와 함께 학교 밖으로 나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갔습니다. 태희에게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태희야 이렇게 나와서 서점가니까 어때?”
“좋아요”
“선생님도 너무 좋다~”
태희도 좋다고 말해주어서 저도 태희와 함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98번 버스가 오고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 한 자리가 남아서 태희에게 앉으라고 했습니다. 태희는 앉아 있었고 저는 태희 옆에 서있었습니다. 태희가 핸드폰을 꺼내 웹툰을 보았습니다.
“태희는 웹툰 많이 봐?”
“네”
“아 맞다~ 태희 꿈이 웹툰작가라고 했지? 그럼 웹툰 많이 보겠네~”
태희가 좋아하는 웹툰에 대해 질문하니 태희가 저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웹툰에 대해 소개해주었습니다. 웹툰을 보여주면서 저에게 말을 하는데 평소보다 목소리가 더 커지고 말수도 많이졌습니다. 웹툰에 대해 말할 때, 행복해보였습니다.
“태희가 동물이 나오는 웹툰을 많이보네”
“네, 동물나오는거 좋아해요”
태희가 좋아하는 웹툰을 보여주었는데 대부분 강아지, 고양이가 나오는 동물 웹툰이었습니다. 저번에 학교 근처를 산책했을 때 고양이, 강아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도 태희가 동물에 관심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늘도 태희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고양이, 강아지 등 동물에도 관심이 많이 있었고 자신이 웹툰작가가 되면 이러한 웹툰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태희가 제일 좋아하는 웹툰을 보여주었습니다. 웹툰을 보면서 웹툰 속의 고양이가 어떤 상황인지 저에게 설명해주었습니다. 함께 웹툰을 보다가 갑자기 태희가 일어났습니다.
“이제 선생님 앉으세요”
“아니야~ 괜찮아”
“제가 이렇게 보면 되요”
태희가 일어서서 저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 모습에서 저를 신경써주고 저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느껴졌습니다. 배려와 양보를 해주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그때 두 개의 자리가 비어서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둘이 앉아서 함께 웹툰을 보고 있었는데, 태희가 웹툰을 보며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이렇게 사소하게 함께 웹툰을 보며 웃는 시간이 감사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버스에 내렸고 바로 앞에 목동 현대백화점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희 어디로가요?”
“저쪽으로 가면되”
현대백화점을 가르키니 태희가 현대백화점에 있는 서점이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현대백화점 지하에 서점이 있어?”
“네, 엄마랑 여기 오면 서점에 가요”
“그럼 우리 태희가 가본 서점으로 갈까?”
“네 좋아요.”
“그럼 선생님은 잘 모르니까 태희가 어디로 가는 지 알려주면 되겠다~”
태희가 앞장서서 저에게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태희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길을 건널 때에도 차가 오니 얼른 건너자며 저를 챙겨주었습니다. 버스에서도 길을 건너면서도 느낀 바는 태희가 사람을 잘 챙겨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배려하고 챙겨줄 줄 아는 아이라고 느꼈습니다. 태희에게 고마웠고 선생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에 더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점으로 가는 길에 다른 길로도 들어가고 헤맬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같이 가주었습니다. 다른 곳이면 다시 나와 되돌아가고 했지만 태희가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서점에 도착하고 함께 서점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선생님, 서점에 왔으니까 각자 책읽는 시간 가져요”
“좋아 그럼 우리 몇시에 만날까? 돌아가는 시간까지 생각해보면 몇시에 만나는 게 좋을까?”
“2시 30분에 에스컬레이터앞에서 봐요”
“2시 30분이면 괜찮겠어?”
“네”
태희가 먼저 각자의 시간을 가지자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만날 시간을 태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태희가 잠시 고민하더니 2시 30분이라고 말했고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걸어다니다가 중간에 만나면 잘 하고 있는지 질문만 간단하게 던졌습니다.
약속된 시간이 되었고 서점을 떠났습니다. 태희와 걸으면서 만화책에 대해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멘토링 한 것에는 무엇이 있고 어떤 내용을 만화책에 넣을 것인지 말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만화에 넣고 싶다고 말을 했고 저는 태희에게 2장의 내용을 구성해서 대본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태희는 흔쾌히 수락했고 태희와 다음 약속을 정하며 멘토링을 마무리했습니다.
첫댓글 태희가 각자 시간을 갖자고 먼저 제안했군요. 역시 태희는 혼자 시간을 잘 즐기는 아이에요. 태희에게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참 잘 주었네요. 잠깐이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을 거예요. 안전하게 잘 다녀와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