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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소진리 입구 → 소진리 복지회관 → 전망바위 → 558봉(능선 갈림길) → 전망바위 → 말등바위 → 옹강산 → 표지석 삼계리 방향 → 수리덤봉 → 용둔봉 → 소진봉 → 소진리 복지회관 → 천하대장군'의 원점회귀 10.5km 5시간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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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강산[翁江山]
높이: 832m
위치: 경북 청도군 운문면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지 않는 단산이면서도 영남알프스 산군의 가운데 끼어 있는 옹강산은 산꾼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아 지금도 원시의 깨끗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옹강산은 그런 만큼 산길이 험하고 군데군데 산길이 끊어지는 등 산행자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산행을 마칠 때까지 10여 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하며 허벅지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지나는 등 산행의 재미만은 듬뿍 느낄 수 있다. 물이 가득 찬 운문호를 발 아래 두고 그 위의 능선을 걷는 기분 또한 남다르다. 능선의 첫 봉우리에 오르면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호수의 푸른 물이 도시 생활에서 찌든 산악동호인들의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해 준다.
산행코스는 청도군 운문면 오진리 숲안마을의 `오진리 복지회관'에서 시작해 첫 봉우리 전망대-송전탑-제2전망대-605m 봉-오리골 정상-옹강산-계곡 길-임도-청도군 운문면 오진리 소진마을로 하산하면 되는데 산행 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 기점인 숲안마을까지는 청도-운문사를 오가는 완행버스를 타고 오진리 `금곡 십리골식당' 앞에서 하차, 운문호 상류 지역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 산행 기점이 되는 오진리 복지회관까지는 도로에서 10~15분이면 닿는다. - 한국의 산하
멋대로 대기업 안내산악회라고 부르는 산악회가 물량과 가격 공세에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정말 대기업 수준의 시스템을 갖춰가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그동안 대중없이 올리던 산행 계획도 맥 종주나, 해파랑길 같은 정기 산행은 체계적으로 게시하기 시작해, 목요 오지 산행 또한 산행지만 다를 뿐,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산행으로 정기산행이나 같아, 언제부터인가 십 주 후 목요일 산행을 매주 수요일 공지하기 시작했다. 해서 4월 17일 수요일에는 6월 27일 목요 오지 산행지가 공지될 예정이라, 오전 7시경 확인했으나, 아직 공지전이라, 잊고 있다가 40분 후인 7시 40분경 확인하니, 산행지로 초면의 청도 ‘옹강산’이 일정 게시판에 등록돼 있다. 당연히 그걸 보자마자 클릭하고 들어가 보니, 3열 좌석의 단독석은 이미 신청이 끝나, 두 자리가 붙어 있는 2열 좌석만 남았다. 다들 참 빠르다!
나를 포함 다들 신청을 서두르는 건 혹시 한발 늦어 산행에 동참하지 못할까 봐 가 아니라, 길면 왕복 10시간씩 걸리는 차량 이동 중 좀 편한 자리에 앉기 위함이다. 코로나 이전 4열 버스가 대세이던 시절에는 자리에 민감하지 않았으나, 코로나 시절 거리두기 정책에, 버스 또한 4열 좌석이 3열 좌석으로 바뀌었는데, 그게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굳어져, 한 안내산악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안내산악회 전세버스가 3열 좌석의 28인승 또는 31인승이다. 물론 승객을 줄여 편함을 추구한 버스라, 차비는 올랐다. 고로 같은 차비를 내면서 불편하게 붙어 있는 2열 좌석에 앉아 갈 이유가 없어, 단독 좌석 경쟁이 치열하다. 해서 일정한 요일에 공지되는 정기산행은 조금만 늦게 발견하면 이미 단독석은 빈자리가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번 옹강산행 또한 40분 사이에 빠른 산꾼이 다 차지했다.
이미 단독석은 다른 산꾼이 다 차지했으니, 굳이 서둘러 신청할 이유도 없어, 일단 신청을 보류하고 청도 옹강산에 관해 5월 25일부터 운영을 중단하는 '한국의 산하' 코스 소개와 같은 산악회의 과거 산행 기록을 찾아봤다. 한국의 산하 소개 글을 보면 오지 중의 오지가 맞다. 그리고 과거 산행 기록은 2018년 6월 영남알프스 9봉 중 하나인 문복산과 연계해 다녀온 산행이 유일했다. 당시에도 28인승 버스였으나, 신청자가 20명에 불과해 어쩔 수 없이 좌석 수가 적은 버스를 배정한 거로 보인다. 그 시절 다른 오지 산행이 44인승 버스를 거의 채우는 것과 비교하면, 인기가 없었던 산행이다. 어쨌든 이런 걸 조사하다 보니, 만약 원하는 빈자리가 있었다면, 일단 신청부터 하고 봤을 텐데, 그렇지 못한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산행지를 검토한 후 신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 조사 과정에서 이번 산행을 지난 2018년 산행과 한국의 산하 코스 소개와 비교하면, 산행 거리나 시간이나 한국의 산하 추천 코스가 가장 마음에 들고, 두 번째가 같은 산악회의 2018년 산행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목요 오지 산행이 산행 후 먹방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코스를 변경하는 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옹강산행 또한 그렇다. 그렇다고, 옹강산을 이 팀이 아닌 다른 팀이나 안내산악회가 계획할 일은 거의 없다. 고로 가야 할 산이라 판단되면, 이번이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어, 산행 열흘 전쯤 딱히 갈만한 다른 산이 보이지 않을 때 신청하기로 했다. 고로 산행기 서두로 이 글을 쓰고 있으나, 등산방 산행기 카테고리에 등록될 수 있을지는 4월 17일 현재는 알 수 없다!
산행 일, 이 주 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근교 산행 등, 대안을 찾아봤으나, 이거 다 하는 게 없어, 일단 옹강산행에 동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산행 일이 가까워져 오자 두 가지가 산행 신청에 발목을 잡았다. 그 첫 번째가 장마다. 두 번째는 집안에 일이 생긴 거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산행일 강원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인 비라, 대기자까지 있던 신청자가 썰물 빠지듯 빠져 산행 일주일 전쯤에는 남은 신청자가 성원 미달 수준인 15명에 불과했다. 다른 신청자도 취소하고 싶지만, 안내산악회 페널티 규정 때문에 취소를 못 하고 있을 뿐이다. 해서 일주일 전 인솔 대장이 고창 소요산행 때[산행기], 산행지를 강원 지역 산으로 변경하겠다고 언급해, 비록 비용에 차이가 있고, 산은 다르지만, 일단 비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건 피했다. 두 번째는 모친이 입원하는 바람에 간병해야 하는데, 다행히 가족이 번갈아 가며 하기로 했다.
수요일 저녁부터 목요일 오후까지 간병을 누가 할지 결정되지 않아, 산행 신청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데, 산행 일이 가까워져 오자, 기상청 일기예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산행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산행이 끝난 후 내린다는 예보다. 오히려 구름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줘, 산행에는 좋은 날씨다. 그러자, 취소했던 산꾼들이 다시 신청하기 시작해, 산행 하루 전에는 신청자가 22명으로 늘었다. 와중에 간병도 누가 할지 정해져, 출발 15시간 전에 신청할 수 있었다. 고로 이제는 인솔 대장 포함 24명이 청도의 오지 옹강산에 오른다. 비 소식이 사라졌으니, 산행 준비는 평소와 같다. 목요 오지팀에서는 하산주는 고민할 필요가 없으나, 문제는 산행 후 배낭을 멘 채 병원으로 달려가야 해, 하산해서 목욕 후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여벌의 옷을 준비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강원도 산으로 가길 원해, 비가 오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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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이라, 평소 절차에 따라,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안내산악회 산행 계획과 신청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날씨도 어제 예보와 별 차이가 없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둘 다 '보통'으로 조망이 나쁘지는 않을 듯했다. 그걸 확인하고,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여벌의 옷이 들어 있어 평소보다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5시 50분경 집을 나섰다. 그리고 구산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연서시장으로 가, 시장표 김밥 한 줄을 사고, 6시 6분경 연신내역으로 내려가, 6시 11분 구파발에서 출발한 열차를 타고 양재역으로 향해, 6시 53분경 도착했다.
12번 출구로 양재역에서 나와, 먼저 서초구청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산악회 버스가 정차하는 국립외교원 앞으로 가면서 보니, 이미 친숙한 산꾼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해서 나도 거기에 합류해 나는 가까운 강원도가 좋아 비가 내리기를 바랐다고 하자, 대부분 남성 산꾼은 청도는 너무 멀다며 동의하는데, 여성 산꾼들은 내 맘 같지 않다며 펄쩍 뛴다. 그래서 다들 한바탕 웃고 있는데, 7시 9분 산악회 버스가 외교원 앞에 도착해, 제일 뒷자리라 배낭을 들고 버스에 탔다. 사실 배낭 때문에 일부러 제일 뒷자리를 신청했다. 친숙한 목요 오지팀 산꾼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로 가, 배낭을 의자 아래에 내려놓고, 자리를 잡고 앉은 후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는 걸 보고 잠을 청했다.
버스의 실내등이 들어오고, 인솔 대장이 청도는 너무 멀어, 가능한 한 빨리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와 달라는 안내 방송 소리에 잠에서 깼다. 버스에서 내려 건물을 보니, '화서휴게소'다. 그럼, 구병산이 보일 텐데? 어쨌든 급한 건 아니나, 일단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가며 보니, 역시, 왼쪽 뒤로 구병산이다. 다들 청도가 멀다는 걸 인식하고 있어, 일찍 버스로 돌아온 덕분에 20분을 다 채우지 않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다른 건 이미 아는 바고, 청도가 너무 멀어, 예정대로 소요 시간을 다 채우면 귀경이 늦어지는 만큼 30분을 줄여, 4시간 30분으로 하자고 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코스도 변경했다. 부산일보의 능선을 따라 환 종주하는 게 아니라, 국제신문의 계곡으로 도는 환 종주다. 물론 자신 있는 산꾼은 처음 계획대로 돌아도 된다.
사실 인솔 대장이 산행 2주 전 기점인 사당역 출발 시간을 7시에서 20분 당긴 6시 40분으로 변경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비로, 강원도로 산행지가 변경될 확률이 높자 그대로 둔 건데, 비가 사라져 처음 계획대로 청도로 가게 되면서 출발 시간 변경 공지를 올리기에는 너무 늦어 그대로 둔 거다. 해서, 소요 시간을 줄이는 걸로 방법을 바꿨다. 정확히는 날머리가 하산주 식당이라, 산행 시간이 아니라, 하산주 시간을 줄였다. 뭘 줄이든 계획보다 30분 일찍 청도에서 출발하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분위기에 눌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반대하는 승객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처음 계획한 식당의 메뉴에 문제가 있어 그 앞 식당으로 변경했단다. 말인즉 날머리가 바뀌었다. 그리고 예정보다 4분 늦은 11시 24분 청도 옹강산행 들머리인 소진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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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둘러메고 버스에서 내려, 먼저 등산 앱의 '기록 시작'을 터치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GPS 동기화를 기다렸다. 이후 확인한 두 앱의 현 위치 고도는 125m~166m로 생각보다, 아니 기대보다 많이 낮다! 옹강산 정상이 832m니, 고도차는 666m~707m로 높이에 비해 고도차는 크다. 말인즉 많이 올려야 한다. 그렇게 고도차를 확인하는 사이, 선두는 벌써 임도를 따라, 등산로 입구를 향해 올라가고 있어,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11시 29분 옹강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정상까지 4.3km, 여기서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면 3.8km다. 물론 이번 코스가 환 종주 산행이라, 어디로 올라가든 다른 쪽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이정표의 알려주는 정상까지의 거리만 단순히 계산하면, 환 종주 거리는 8.1km에 불과하다. 물론 도상 거리다! 시간상으로는 3시간 20분 정도?!
한국 산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등산로는 시작부터 급경사다. 다만, 오지답지 않게 등산로 상태가 좋은 걸 보면, 이 주변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오늘 산행은 빠른 하산이 중요해, 등산로 주변에서 지게 작대기로 괜찮아 보이는 나뭇가지를 찾으며 올라갔다. 비록 나 혼자 일찍 하산한다고, 귀경이 빨라지는 건 아니나, 산행 시간과 하산주 시간이 별도로 있는 게 아니라, 통으로 5시간 30분을 책정해, 빠른 하산은 충분한 하산주 시간을 보장하고, 하산이 늦으면 허기 채울 시간도 부족할 수 있다. 다행히 산행 시작하고 오래 걸리지 않아 적당한 나뭇가지를 발견해 위와 아래는 잘라, 내 키에 맞는 지게 작대기를 만들었다. 결론적인 얘기나, 그것의 도움을 받아, 크게 그린 환 종주에 3시간 43분이 걸렸다. 도상 거리는 이정표와는 다르게 산길샘 기준으로 11.36km. 아! 원을 크게 그려서 이정표와 다른가? 어쨌든 평속은 3.07km/h 정도다!
그렇게 올라, 12시 정각 첫 번째 전망대에 도착해 뒤로 돌아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으로도 남겼다. 아래 보이는 호수가 영남알프스 운문산에서 이름을 딴 운문호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의 제일 뒤, 뚝 떨어지는 절벽의 봉우리가 억산이고, 억산에서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운문산이다. 끝으로 세 번째 사진의 가운데 있는 능선이 크게 원을 그리는 하산 코스다. 그 앞 능선과 사이에 있는 계곡이 시간에 쫓겨 변경한 작은 원을 그리는 하산 코스고! 왼쪽으로 보이는 하산 코스와 그 뒤의 영남알프스 관찰을 끝내고, 다시 산행을 시작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 능선을 따라가자. 암릉이 앞을 가로막는다. 당연히 그 옆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그냥 지나칠 인간이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그 암릉을 따라올라, 12시 9분 첫 번째 바위 전망대이자, 두 번째 전망대에 올라섰다.
전망대에 올라, 비록 사진 몇 장 찍기는 했으나, 조금 전 첫 번째 전망대와 보이는 게 다르지 않아, 바로 산행을 다시 시작해 급경사를 8분가량 오르자, 위에 무언가 있는 듯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리고 정상에 도착해 보니, 이번 산행 첫 번째 봉우리로 정상석은 없으나, 이정표 기둥에 '해발 558m'라 적힌 558봉이다! 그 봉우리를 지나자, 능선의 경사는 완만해지지만, 울창한 숲으로 가린 칼등 암릉으로 변했다. 물론 우회하는 등산로가 있으나, 우회로로 갈 인간이 아니라, 진행을 방해하는 숲을 뚫고 칼등 능선으로 전진했다. 암릉을 지나, 다시 정규 등산로에 합류한 후 12시 26분경 작은 언덕에 오르자, 산행 대장이 점심을 먹고 가잔다. 진즉에 배가 고팠으나,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배 채우는 걸 뒤로 미루고 여기까지 와 기쁜 마음으로 배낭에서 김밥을 꺼냈다. 그리고 주변을 구경하며 연서시장표 김밥을 먹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내 위에는 좀 부담스러운 양으로, 역시 사당역표 김밥이 맞다. 다시 사당으로 가야 하나?!
좀 과하다고 생각되는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그 자리를 뜨기 전에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와 가야 할 능선의 경사도를 살펴봤다. 558봉보다 40m가량 높고, 가야 할 능선은 중간에 20m 정도의 기복이 있기는 하나, 아주 완만하다. 그걸 확인하고,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으로 전진하자, 우리가 배를 채우는 동안 추월했던 일행이 길목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그들의 지나쳐 계속 가, 12시 46분 울창한 숲으로 덮인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 지점에 도착했다.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네발로 아니, 세 발인가?! 어쨌든 기어올라, 12시 49분 또 다른 바위 전망대에 올랐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인솔 대장의 도움으로 지나온 능선과 운문호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목요 오지팀 인솔 대장의 특징이 평소에는 제일 뒤에서 시간에 늦지 않도록 토끼몰이하다가도, 앞에 인증을 남겨야 할 곳이 있으면, 대부분 산꾼을 추월해 그곳에 먼저 도착한 후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일일이 인증을 찍어 주고, 다시 후미에서 토끼몰이한다. 그래서 인기가 좋은 걸지도.
인솔 대장이 속속 도착하는 일행의 인증을 찍어주는 동안 주변의 산세를 감상하고 사진으로도 담았다. 그런데, 어차피 진행 방향은 이번 산행 최고봉인 옹강산이 가로막고 있어 보이는 게 없고, 좌우와 뒤만 보이는 조망이라, 아래 전망대에서 본 것과 고도만 차이가 날 뿐 같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진 만큼 아래 전망대에서 보지 못한 진행 방향의 거대 바위와 그 뒤로 옹강산 정상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원근에서 오는 착시로,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아니라, 그 오른쪽 옆 봉우리가 최고봉이다. 이후 사진사를 자처한 인솔 대장을 남겨두고 다시 암릉을 따라 위로 가자, 거의 모든 암릉이 다 그렇듯이 다시 전망대다. 지나온 방향, 즉 뒤는 오히려 숲에 가려 잘 안 보이고, 전면 정상 부근이 잘 보여 옹강산 정상이라 착각한 봉우리를 사진으로 남긴 후 길을 재촉했다. 앞을 가리고 있던 숲을 통과하자 이번에는 뒤의 운문호와 지나온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 그냥 지나치기 섭섭해 그걸 기록했다.
이후 다시 암릉을 따라올라 정상에서 주변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우회로를 버리고 숲이 방해하는 암릉으로 계속 갔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튀어 나간 전망대가 보여, 그곳으로 가, 뭐가 보이는지 확인했다. 가지산, 운문산 등의 영남알프스다! 그걸 사진으로 담은 후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앞에 또 암봉이 가로막고 있고, 물론 우회로가 있지만, 무시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암릉으로 가, 정상에 도착해 보니, 옹강산 최고의 조망처, 즉 전망대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래가 옹강산 최고의 절경이라는 말등바위고 처음으로 옹강산 정상을 조망할 수 있었다. 당연히 거기서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기고, 모든 지식을 동원해 각 봉우리의 이름을 확인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암봉에서 내려가 옹강산 최고의 절경이라는 말등바위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조금 앞선 일행이 주변 경치를 사진으로 담고 있다.
역시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긴 후 진행 방향 소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일행을 지나, 멀지 않아 보이는 정상을 향해 가며, 남은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바로 위가 정상이 아니라, 완만한 능선으로 한참을 가야 정상이다. 즉 지금까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봉우리가 정상이 아니라, 그 옆으로 한참 낮아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이다. 원근에 따른 착시가 가져온 착각이다. 어쨌든 1시 32분 지금까지 정상이라 생각했던 봉우리에 올라, 혹시 정상 표지가 있을지도 몰라, 주변 나뭇가지를 샅샅이 훑어봤지만, 없다. 해서 거의 평지 수준인 완만한 능선을 따라 지도가 가리키는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상 직전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시 35분 과거 헬기장으로 보이는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영남알프스 문복산 갈림길로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다. 그리고 조금 먼저 도착한 일행이 그걸 기록으로 남기다가, 나를 보자 인증을 요청해 서로를 찍었다. 그리고 그가 정상에서 떠난 후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1시 37분 과거 이정표가 가리키는 문복산 방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고개를 향해 내려가는데, 아래에서 보였던 것과는 달리, 경사가 대단히 완만하고 오지답지 않게 거의 산책로 수준이라, 깜짝 놀랐다. 눈도 믿을 수 없나?!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수준의 등산로로 가, 1시 52분 선두가 방향 지시를 바닥에 깔고 있는 계곡 갈림길에 도착했다. 우회전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작은 원을 그린다. 직진은 능선으로 큰 원을 그린다. 그런데, 거기 있던 선두 세 명 모두 작은 원을 그리는 계곡으로 가겠다고 해, 잠깐 고민에 빠졌다. 현재 시각 1시 52분, 여기까지 오면서 본 이어지는 능선은 완만한 경사로 운문천으로 향하고 있어, 등산로만 있다면, 작은 원을 그리는 계곡과 시간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거 같았다. 그리고 이 산에 다시 올 일이 없을 듯해, 능선으로 큰 원을 그리기로 하고 선두 셋과 헤어져 직진했다. 예상대로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가는데, 나뭇가지에 평소 산행에 도움을 많이 받는 신문사의 리본이 보여 기념으로 사진 찍었다.
이 신문사의 안내도는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리본이 능선 위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게 약간 이상했으나, 둘 다 가보고, 계곡이 낫다고 생각해 그렇게 기사를 썼을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어쨌든 정상에서 본 봉우리가 멀지 않아 보여, 2시 1분경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예상대로다. 거리로는 70여 미터, 수직으로는 10여 미터를 올리면 정상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3분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어느 산꾼이 주변 돌을 주워 만든 정상석이 서 있고, 봉우리 이름도 쓰여 있는 거 같으나, 읽을 수가 없어, 산행이 끝날 때까지 그 봉우리 명을 몰랐다. 이후 확인한 이름은 '수리덤봉'이다. 덤 사투리로 바위 또는 봉우리라는 의미가 있으니, 덤봉은 동어반복이라, 수리덤이 맞지 않을까? 어쨌든 새, 수리를 닮은 바위 봉우리라는 얘기다. 그 봉우리에서 보이는 옹강산 정상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숲으로 들어가며 보니, 많은 산악회의 다양한 리본이 매달려 있다. 이정표는 없으나, 주요 갈림길인 듯하다. 혹시 반대편에 있는 '청도 수리덤오토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길?
계곡 너머로 보이는 옹강산 능선을 감상하며, 갑자기 너덜로 변한 능선을 오르자, 기대하지 않은 정상석이다. 응? 벌써? 옹강산 능선의 주요 봉우리 중 하나인 용둔봉이다. 그리고 정상석 옆 이정표에 의하면 삼거리로, 날머리인 소진리까지 남은 거리는 3.5km!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찍었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등산로 여기저기 쓰러진 나뭇가지를 뚫고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무언가 발목을 잡아, 뿌리치자, 옷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 내려다보니, 바지가 정확히 기역으로 찢어졌다. 암벽이나 암릉에서 상황에 따라 엉덩이를 깔고 내려오는 일이 많아 그 부분이 닳아 찢어진 바지는 많으나, 나뭇가지에 걸려 다리 부분이 찢어진 건 처음이다. 어쨌든 이것도 기념이라, 기록으로 남긴 후 길을 재촉해, 4분가량 가자, 나뭇가지에 또 다른 신문사의 리본이다. 이 신문사는 계곡이 아니라, 능선으로 큰 원을 그리는 안내도를 기사에 사용했으니, 능선 위의 나뭇가지에 리본이 있는 게 당연했다.
또 다른 신문사의 리본도 기록으로 남기고, 길을 재촉하자, 저 앞으로 산행 대장이 가는 게 보인다. 다 따라잡았다. 이제는 서두를 이유가 없어 가끔 숲사이로 보이는 옹강산 능선과 영남알프스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기며, 그 뒤를 따라가, 이번 산행 마지막 봉우리이자, 갈림길까지의 남은 거리가 궁금해 앱으로 확인했다.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로가 아예 없고, 산경표 등산로에 의하면 멀지 않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나, 무명의 봉우리 정상에서 다시 확인한바, 200여 미터 남은 듯했다.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선두의 뒤를 따라갔는데, 눈앞에 정상석이 나타났다! 응? 소진봉 정상석이다. 그 옆 철책에는 사유지니 들어오지 말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그 아래 이정표에 의하면 삼거리로 우는 소진리, 직진은 신원 1교다. 그리고 산행 대장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노년의 산꾼이 막 떠나려는 중이다. 그러자 대장이 A 코스를 달린 일행의 단체 사진을 찍자고 그 산꾼을 불러, 여성 산꾼에게 부탁해 인증을 남겼다. 고로 총 네 명의 산꾼이 A 코스 즉 큰 원을 그린 산행을 한 전부가 같은 시간 마지막 봉우리인 소진봉에 함께 있었다.
산에서 할 일을 다 했으니, 본격적인 하산을 하면 되는데, 동네 뒷산답게 여기저기 길이 많다. 그때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하며, 무조건 철책을 따라가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 철책을 따라가는데, 뒤에서 산행 대장이 부른다. 해서 뒤돌아보니, 철책을 따라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바로 떨어지는 등산로로 가잔다. 뭐 그것도 나쁠 거 같지 않아 대장의 뒤를 따라갔다. 급경사 등산로로 아래로 내려가는 중 가끔 등산로가 없어지기도 하다가, 급경사가 끝난 너덜지대에 도착하니, 명확한 등산로가 나타난다. 해서 그 등산로로 산행 대장이 먼저 잡목을 뚫고 내려가자, 밭이다! 그리고 그 밭에서 일하던 노파가 다시 돌아가라고 절규한다. 절대 밭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거다. 일단 모르고 밭에 도착한 산꾼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직 내려가지 않은 나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우회전해 또 다른 길을 찾으며 잡목과 수풀을 헤치고 가, 3시 정각 계곡에 도착했다. 능선의 계곡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그 계곡이다.
귀경 후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해, 계곡에서 땀을 씻은 후 옷을 갈아입을 예정이었는데, 계곡에 물이 없다. 그나마 다행은 산행 시작 전 버스 창밖으로 본 운문천에는 맑은 물이 흘렀던 게 기억나, 일단 운문천까지 가 보기로 하고, 임도로 올라갔다. 그리고 임도를 따라, 날머리로 향하다가, 여기까지 같이 고생한 지겟작대기를 다시 싹을 티울 수 있게 꽂아줬다. 이후 무언가 이상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애당초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로가 없었고, 산경표에는 우리가 내려온 등산로는 없고, 능선 위로 소진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즉 그 철책을 따라 계속 가는 게 맞다! 인솔 대장이 어디선가 밭으로 가지 말라는 글을 보고, 무조건 철책을 따라가라고 한 게 아닐까? 그리고 3시 12분 오전에 오른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는 거로 옹강산 환 종주를 마쳤다. 이 이정표를 기준으로 큰 원을 그린 산행이다. 11시 29분에 시작했으니, 3시간 43분이 걸렸다. 큰 원을 그려, 도상 거리는 이정표와는 다르게 산길샘 기준 11.36km!
이제부터는 오전에 소진리 버스정류장까지 버스를 타고 오며, 창밖으로 본 식당까지 걸어가면 된다. 물론, 그 길목의 운문천에서 땀을 깨끗이 씻은 후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3시 15분 오전에 시간에 쫓겨 그냥 지나친 마을 입구 보호수를 기록으로 남기고 가, 3시 17분경 운문천을 건너는 다리에 도착했다. 그래도 몇 명을 씻고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인적이 전혀 없는 개천으로 내려가, 다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상류로 올라갔다. 이후 옷을 벗고 물로 뛰어들어 구석구석 깨끗이 씻고, 가져간 수건으로 잘 닦은 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물론 벗은 옷은 비닐봉지로 잘 싸서 배낭에 넣었다. 그리고 개천에서 다시 도로로 나와, 땀을 나지 않을 속도로 식당으로 향해, 3시 36분 소진리 표지석을 지나고, 3시 43분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는 식당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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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44분 '다조아 경영가든'이라는 식당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며 보니, 일행 대부분이 계곡이 아니라 여기 식당 화장실에서 씻었다. 그래서 계곡에서 다른 일행을 볼 수 없었던 거다. 어쨌든 늘 그렇듯이 주당 넷이 식탁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미리 주문한 고추장불고기 정식을 안주로 이슬이를 마시고, 4시 55분경 식당에서 나왔다. 고기는 옆 식탁에 퍼주느라 6인분을 주문한 건 기억나는데, 술은 몇 병을 마셨는지 기억이 없다. 대략 여덟 병 이상 마신 듯하다. 평소라면 기록을 위해 식탁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데, 식당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병원에 빨리 가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다.
기사와 승객 사이에 배낭을 가지고 타는 것 때문에 한바탕 언쟁이 있고 난 뒤 5시 5분경 식당 주차장에서 출발했다. 고로 시간을 못 줄이고 처음 계획한 시간에 청도를 떠났다. 어쨌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바로 잠이 들어 깨어보니, 문경휴게소다. 당연히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와 다시 잠이 들어,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소리에 깼다. 그리고 하차 준비를 해, 9시 40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둘러메고, 집이 아니라, 병원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다행히 병원이 3호선 주변이라,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소진리 입구 → 소진리 복지회관 → 전망바위 → 558봉(능선 갈림길) → 전망바위 → 말등바위 → 옹강산 → 표지석 삼계리 방향 → 수리덤봉 → 용둔봉 → 소진봉 → 소진리 복지회관 → 미나리와 생삼겹살'의 17.79km(산길샘) 오지 코스를 4시간 30분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6분, 휴식 24분! 휴식의 대부분은 계곡에서 땀을 씻은 시간이다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라, 비 걱정은 하지 않았으나, 날이 흐려 조망이 좋지 않을지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오히려 흐린 날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었으나, 조망을 방해하지는 않아 좋았다.
첫 전망바위부터 옹강산 정상 직전까지의 암릉은 기대 이상으로 타는 재미가 좋아, 어떤 이유로든 동행하지 않았다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길지는 않지만, 암릉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올라 볼 만한 산이다. 영남알프스 조망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