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면 보는 데 끄달리고,
귀로 들으면 듣는 데 끄달리고,
무엇을 느끼면 느낌으로 해서 자기의 생각들이
연속적으로 그 연상이 가지를, 가지에 가지를 뻗쳐서
생각이 이리저리 변해나감으로 해서 계속 쉴 사이가 없이
뻗어나갈 때에
우리는 우리 본참공부에 많은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마는데,
활구참선객은, 정말 발심한 수행인은
무엇을 보던지 무엇을 듣던지 무엇을 느끼던지 간에
두 번 생각, 세 가지 생각으로 뻗어나가기 이전에 바로
그 생각에서 한 걸음도, 한 생각도 옮기지 아니하고
나에 본참화두로 의심을 돌릴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허며는 우리의 공부는 즉일성지여.
하루하루 공부에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공부는 아까 조실스님께서 말씀허시기를,
‘신심이 철저해야하고,
신심이 철저하다면 분심이 동시에 거기에 갖춰지는
것이고, 분심이 갖추어지면 거기에 화두에 의심이 저절로 돈독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공부를 허며는 아무리 헐랴고 해도
망상이 일어난다
또 ‘혼침이 온다,’ ‘화두가 잘 안 들린다,’
여러 가지 그러험으로 해서 공부가 안된다고
호소를 해온 분이 종종 있습니다마는,
그것은 분심이 부족하고 분심이 부족한 원인은 신심이
철저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다행히 금생에 부모를 만남으로 해서 이 몸을 받아났고,이 몸을 받아남으로 해서 불법을 만났고,
불법을 만남으로 해서 참선을 허게 되았지마는,
참선을 허는 방법을 알아가지고도
신심이 철저하지 못하고, 신심이 철저하지 못한 탓으로 해서 분심이 철저하지 못하고, 분심이 철저하지 못함으로 해서 의심이 철저하지 못해가지고,
어제도 그럭저럭 오늘도 이럭저럭 내일도 이럭저럭
하루하루를 그렁저렁 형식적으로, 공부를 아니헌 것은
아니지마는 철저하지 못한 탓으로 해서 하루하루가
지내가고 한 달 한 달이 지내가고 한 철 한 철이 지내고 한 해 한 해가 지내가지고 삼 년 십 년이십 년을 참선을 헌다고 해도 끝장이 나지 아니해.
이렇다가 일생(一生)이 번뜻 지내가게 되는 것이여.
어쨌든지 받기 어려운 사람 몸을 받았고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났고 기왕 정법을 만나서 도를 닦을 바에는
생명을 바쳐, 생명을 바치다시피 해서 한 생각 한 생각을 단속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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